나는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을 뿐이다

by 킨스데이

드디어 봄이 왔습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저희 아파트 가로수는 벚꽃나무인데요.
이맘때가 되면 연한 핑크빛 꽃망울이 터지면서
단지가 통째로 벚꽃 터널이 됩니다.


그 아래를 걸으면
잠깐, 다른 세상에 들어온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일까요.
요즘은 유난히 사람들이 많습니다.

유모차를 끄는 부부,
강아지와 산책 나온 가족,
점심시간을 쪼개 나온 직장인들까지.


각자의 삶을 살다가
잠깐 멈춰 서서
같은 풍경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저는
이 풍경을 보면서 조금 복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아파트는 지금
재건축 이야기가 진행 중이거든요.


언젠가는 이 벚꽃나무들도
사라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예전에 주차장 문제로
나무들을 한 번 싹둑 베어낸 적이 있어서
더 마음이 쓰입니다.


30년 넘게
이 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인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나무들은
아무 말 없이
자기 시간을 살아왔겠구나.”


봄에는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고,
가을에는 색을 바꾸고,
겨울에는 묵묵히 서 있는 것.


누가 보든 말든
자기 역할을 해온 시간.


어쩌면 저는
결과만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어제 영어 면접도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고,


프리랜서로서의 삶도
아직은

“활짝 핀 상태”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벚꽃나무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을 바꿔봤습니다.


나는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게 아니라,

피어나는 중일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오늘도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내일 있을 코칭을 준비하면서,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언젠가 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몫의 계절을 살아가는 것.


여러분은 요즘
어떤 계절을 지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