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한 챕터를 정리하는 건, 생각보다 조용한 일이다
스레드를 보다가 잠시 멈췄습니다.
51세의 한 분이
스타트업 이직 과정을 공유했습니다.
서류에서 탈락.
다시 기회를 얻고,
수차례의 면접 끝에 결국 합격.
그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AI로 예상 질문을 만들고,
인터뷰를 녹음해 텍스트로 분석하고,
팟캐스트로 만들어 출퇴근길에 반복해서 듣고,
슬라이드까지 만들어 면접에서 설명했다는 것.
“아,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구나.”
지난 영어 면접이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
클로드와 챗GPT, 퍼플렉시티를 켜놓고
질문을 정리하고
답변을 다듬고
슬라이드까지 준비했지만,
어딘가 부족했다는 걸
이제야 인정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 글을 캡처해
구조조정 대상자로
구직 준비 중인 친구에게 보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말이죠.
그런데 돌아온 답장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이었습니다.
“나 4월 24일까지만 회사 나가.”
순간, 말이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는
최대한 버티면서
이직 기회를 보겠다고 했던 사람이었거든요.
인사부의 압박 속에서
제대로 협상도 못 한 채
결정을 내린 것 같다는 말에
괜히 제가 더 속상해졌습니다.
20년.
한 회사를 다닌 시간치고는
꽤 긴 시간인데
그 마무리가
이렇게 조용하고,
이렇게 급하게 끝난다는 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겠지요.
한편으로는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걸 알아서
이제는 좀
편하게 잠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AI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고,
누군가는
오랜 시간을 정리하며
현재를 버텨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늘 그렇듯
4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의 날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아마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전시를 보고
커피를 마시겠지만
저는 그날
조금 더 다정해지려고 합니다.
인생의 한 챕터를 정리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더 고민이 됩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떤 말을 건네야 할까요.
위로가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그저 옆에서 말없이
토닥토닥해주는 게 더 나을까요.
당신이라면
무슨 말을 할 것 같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