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프로젝트 도전과 그 과정
프로젝트 서칭의 기준은 바로 내가 관심 있는 키워드 찾기
내가 프로젝트를 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받아본 질문은 이거다. "프로젝트는 어디에서, 어떻게 찾나요?" 사실 생각해보면 프로젝트 서칭 방법은 무수히 많다. 프로젝트의 범위가 폭넓기 때문이다. (풀타임 업무 외에) 처음 프로젝트를 한다면 우선 어디에서 직접 프로젝트를 의뢰받아서 진행하기보다는(그런 기회가 희박할 수 있으니) 기존의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거나 다양한 경험을 시도해볼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자유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해보고 싶다면 서울연구원의 <작은 연구 좋은 서울> 같은 리서치 프로젝트가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 플랫폼 비사이드에서 마음에 맞는 IT 전문가, 디자이너, 기획가들과 한 팀이 되어서 사이드 프로젝트에 도전해볼 수도 있다. 프로젝트가 부담스럽다면 관심 있는 이슈에 대해 베이크 캠페인 플랫폼에서 나만의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도 있다. 창업에 관심 있다면 아산 나눔 재단의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등에 지원해 전문가들에게 객관적인 평가 및 멘토링과 시드머니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만약 대학생이라면 루트임팩트가 운영하는 임팩트 베이스캠프에서 찐하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플젝을 경험할 수도 있다. 사실 찾아보면 주위에 정보는 넘쳐난다. 다만, 내가 과연 어떤 "키워드"에 관심이 있느냐에 따라서 찾아보는 정보의 깊이와 넓이가 다를 뿐이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통해서 월급만큼 크게 벌겠다는 마음을 좀 비우고 경험의 폭과 네트워크 연결에 초점을 맞추기를 추천한다.
나는 2018년 상반기, 비영리 기관에서 근무할 당시 공간 전문가인 동료와 함께 서울 연구원의 <작은 연구 좋은 서울> 리서치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나에게는 세 번째 프로젝트인 셈이다. 당시 우리 둘의 공통 관심 대상은 아동복지시설의 '보호 종료 청소년'이었다. 동료를 통해 같은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이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비영리 기관 대표님과 멘토들과 연결되면서 그 문제의 심각성을 간접적으로 듣게 됐고, 이들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 지원을 할 수 있을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됐다. 해당 기관에서 지원하는 고3 청소년이 주말이면 우리가 운영하는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조용히 자고 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들을 위한 커뮤니티 하우스를 서울시에 제안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우리는 간단히 데스크 리서치를 통해 해당 문제에 대한 데이터 기반 심각성을 정의하고 이를 서비스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로 연구해보겠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꼼꼼하게 지원서를 작성해서 제출했고, 선발된 9팀 가운데 자유 주제 분야로 선정이 됐다. 해당 프로젝트에 선발되면 6개월 간 총 500만 원의 활동비를 지원받는데 우리는 주로 관련 청소년들과의 1:1 인터뷰, 주거 여정을 그려보는 워크숍, 관련 이해관계자의 대면 인터뷰 그리고 회의비와 해외 사례 벤치마킹을 위한 출장비로 사용했다. 이 프로젝트는 철저히 개인 사이드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주로 주말 시간을 사용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평일과 해외 벤치마킹 조사 시간은 개인 휴가를 썼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개인의 활동을 적극 권장하는 조직은 드물기 때문에 우리는 철저하게 공과 사를 분리하고자 신경을 많이 썼다.
대면 인터뷰와 워크숍을 해보니 보호 종료 청소년들의 주거 상황은 아주 심각했다. 다행히 야무지게 정부의 지원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홀로 외롭게 고군분투하는 친구들이 더 많았다. 18세가 되자마자 세상에 홀로서기를 해야 했을 때 느낀 그 감정을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그 고독감과 막막함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에게 오늘 밤 당장 등 대고 누울 곳이 없는데 대학이며 취업이며 무슨 의미가 있을까? 2년 정도 온전한 홀로서기를 할 때까지 준비할 수 있는 커뮤니티 하우스가 있다면 한결 든든하지 않을까? 온전히 쉼이 가능한 개인 공간과 (외롭기 때문에) 함께 어울려 지낼 수 있는 공유 공간으로 구성된 그런 소박한 거주 공간 말이다. 그래서 이들의 의견과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서 커뮤니티 하우스를 디자인하고, 이 안에서 홀로서기를 준비할 수 있는 성장 지원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서울시 내의 비어있는 다가구 주택을 활용한 아이디어였다. 국내외 사례로 특정 주제, 대상을 정해서 셰어 하우스를 운영하는 곳을 서칭 했고 중국 상하이의 청년 아파트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두 번의 오프라인 발표와 보고서 작성을 통해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생각보다 보고서 작성 기준이 까다로워 여러 차례 수정과 이미지 저작권 확인 등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는 2018년 상반기 우수 사업으로 선정됐고 우리는 문화상품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가장 큰 수확은 동료와의 케미와 팀워크 확인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바로 동료와의 케미와 팀워크를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큰 이견 차이 없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그래서 공간 부분은 공간 전문가인 동료가, 커뮤니티 관련해서는 내가 하는 등 서로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했고, 투명하게 열린 소통을 했다. 특히 연구 책임을 맡은 내 동료가 솔선수범하며 보여준 책임감과 성실함, 전문성에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어떤 형태가 되든 우리는 또 다른 프로젝트를 함께할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고 동료 관계 그 이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언제나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이밖에도 서비스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를 통해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을 제안하는 방식을 확실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은 2년 뒤 대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디자인 싱킹 워크숍을 진행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내 이름이 적힌 연구보고서가 생겼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특히 3년 뒤, ㅎㅇ대학교 겸임 교수 지원서를 작성할 때 연구 실적 부분을 채우는 란에 당당하게 한 줄을 차지했다(실무 경험 위주로 경력을 쌓은 나에게 연구실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실제 큰 효력이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나 공간을 채웠다는데 의의를 둔다)
아쉽게도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리서치 연구 상태로 머물러있다. 동료와 나는 기회가 된다면 이 연구를 구현하고 싶다는 열망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이 커뮤니티 하우스는 보호 종료 청소년에게 정말 필요한 실질적인 안전망이고 이들이 사회에 잘 안착할 수 있는 디딤돌의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구보고서 파일을 소심하게 첨부해본다.
[세 번째 프로젝트 요약]
기간: 2018년 3월~9월 (총 6개월)
주관: 서울연구원
대상: 서울시 아동복지시설 보호 종료 청소년
내용: 서울시 2018 상반기 <작은 연구 좋은 서울>의 자유과제로 선정. 서울시 아동복지시설 보호 종료 청소년을 위한 커뮤니티 하우스 공간과 성장지원 커뮤니티 프로그램 제안
성과: 2018년 상반기 <작은 연구 좋은 서울> 사업의 우수사업으로 선정.
내 역할과 책임: 대상 청소년 및 이해관계자 대면 인터뷰, 워크숍 공동 기획 및 운영, 해외 사례 데스크 리서치 및 현지 코디네이션, 보고서 공동 작성
형태: 활동비 500만 원 제공
의의: 연구파트너와의 돈독한 팀워크 확인. 서비스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 경험으로 2년 뒤 대학생과 고등학생 대상 디자인 싱킹 워크숍 진행. 3년 뒤 ㅎㅇ 대학교 겸임교수 연구실적으로 추가
여기서 잠깐!
프로젝트 관련 정보 사이트 정리
서울 연구원 <작은연구 좋은서울> https://www.si.re.kr/node/63799
사이드 프로젝트 플랫폼 비사이드 https://www.bside.best/
캠페인 플랫폼 https://vake.io/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https://startup.asan-nanum.org/Home
임팩트 베이스캠프 http://www.impactbasecamp.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