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빌딩-소살리토-히스세라믹-세일즈포스파크
# D-day, 0
샌프란 공항에 오후 4시경 도착해 길고 삼엄한 입국수속을 마치고 바트를 타고 시내로 이동, 파웰역에서 숙소까지 10분이면 도착이 가능해서 구글맵을 켜고 캐리어를 끌고 체크인을 했다. 약간의 이슈라면 파웰역 계단을 오르다 캐리어 하나가 굴러 떨어져서 손잡이가 깨진 것 빼고는 무난(?)했다.
환율 상승과 악명높은 샌프란 물가는 숙소를 서치하면서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네임벨류가 있는 체인호텔 하얏트, 힐튼, 메리어트 등은 1박에 최소 40만원이었고 최대 100만원을 웃돌았다. 여행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항공편, 숙소라서 웬만하면 40만원 하는 힐튼 예약을 하고 싶었으나 몇 번을 망설이다가 너무 부담이 될 것 같아 메리어트 길 건너편에 위치한 1박에 25만원 정도하는 Hotel Zeppelin Sanfrancisco를 4박5일 예약했다. (1박 fee 외, 체크아웃시 세금으로 추가 비용이 또 발생함.)
제플린 호텔을 선택했던 2가지 이유는 4성급으로 표기가 되어 있는 것과 접근성이 좋은 위치 때문이었는데, 결과적으로 2가지 이유에 대해서만큼은 만족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겠다. 로비와 체크인 대기 줄이 늘 넘칠 정도로 투숙객이 많았고, 아시아인을 거의 보지 못했다. 룸 사이즈가 모텔 수준에 불과한 것, 호텔 자체가 굉장히 어두운 것 (조명 자체가 밝지 않음), 특유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냄새가 심한 것 등이 불편했던 점이라면 불편했던 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그러나 가격 대비 이정도면 샌프란 시내에서는 만족해야겠다 싶다.
아무튼 간에, 체크인까지 하고 나니 5시 반 정도 애매한 시간. 숙소 주변을 둘러볼 겸 저녁은 숙소 근처에 있는 슈퍼두파에서 햄버거를 테이크아웃하고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서 돌아오기로 하였다. 오기 전부터 저녁 7시 이후로는 노숙자들이 많아 위험하니 외출을 삼가해야 된다는 무시무시한 글들을 하도 많이 읽고 와서 체크인 후 지쳐 드러 누운 동생에게 "빨리 나갔다 빨리 사서 들어오자!"고 재촉했다.
거리에 드문 드문 보이는 노숙자들, 말로만 듣던 폴더모양으로 몸을 반으로 접어서 미동도 않고 있는 마약 중독자들, .... 10일동안 여행 괜찮을까? 막연하게 무서운 마음이 몰려왔지만, 이런 나에게 동생은 그저 시종일관.. "누나 오바하지마.." 아니 무섭다...고... 20대 중반 어학연수로 영국에서 1년 반 정도를 머물렀었는데, 치안에 대해 걱정을 해본 적은 없었을 정도였다. 그 외 많은 유럽 여행지를 어학연수 중에, 또 틈틈이 직장 생활 중에 다녀왔지만 이렇게 긴장하고 위축된 마음으로 여행을 임해본 적은 처음이랄까.
그렇게 도착한 날은 무리 않고 테이크아웃해 온 햄버거로 저녁을 떼우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이 밝아오면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해보기로 하고 적응 안되는 추위에 맨투맨 2개를 껴입고 깊은 잠에 든,,, zZ
# D-day, 1
10박12일 일정 중, 샌프란 시내에서 보내는 날이 4일 정도인데 그 4일 중에 하루는 요세미티 투어를 신청해서 실제로는 3일 정도 뿐이라 부지런히 계획을 세워야 했는데 첫 날 가장 기대했던 소살리토를 다녀오기로 하였다.
페리빌딩에서 페리를 타고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인 소살리토, 조용하고 평화롭다는 후기처럼 페리를 타고 오가는 길도, 하염없이 걸어다니기에도 참 좋았던 곳. 소살리토에 10시쯤 도착해서 다시 샌프란 시내로 돌아온 게 4시 정도이니 6시간 정도 머무른 건데 아쉬움 없이 잘 돌아다녔다.
소살리토 맛집으로 검색해서 저장 해둔 몇 곳 중에서 스코마가 눈에 제일 먼저 띄여서 점심은 이곳에서 먹었는데 레스토랑 내부도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고, 서비스도 좋았고 제일 중요한 음식 맛도 훌륭했다. 첫 손님으로 들어가서 조용하게 여유롭게 식사를 잘 했다. 만족스러웠던 식사라 나올 때 팁도 21% 하하. (팁 문화 정말 끝까지 적응이 안 되었지 모야;)
점심을 먹고는 너무 가보고 싶었던 소살리토 안에 있는 히스세라믹 본점을 향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그냥 무조건 걷고 싶어서 꽤 되는 거리였지만 꿋꿋이 1시간 가량을 걸어서 다녀왔다. 이미 한국에서 직구를 해볼까 진지하게 고민까지 해본적이 있었어서, 온라인으로 보았던 제품들을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역시나 넘 심플하고 예뻤다. 근데 막상 들어보니 그릇 하나 무게가 넘나 묵직.. 도무지 사서 수화물로 들고 갈 엄두가 안나고 한국으로 택배 붙이려는 값도 후덜덜 하여 허무하지만 아이쇼핑으로 끝..
(히스세라믹 망설임은 샌프란 시내로 돌아와 쇼룸에서도 한번 더 위기였으나, 결국은 포기를,,,)
아이쇼핑하고 다시 걸어서 페리를 타는 곳으로 이동할려니 조금 지치고 힘들어서 걷다가 적당한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숨도 돌리다가 페리 시간이 다 되어 다시 샌프란 페리빌딩으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와 쉬다가 또 다시 슈퍼두파 ㅎㅎ (오째,, 근데 맛있음). 어젠 테이크아웃이었으나 오늘은 매장에서 시켜 먹고 걸어돌아왔다.
다음 날은 요세미티 투어를 신청한 날이라 새벽 3시 40분에 투어 버스를 약속한 장소에서 탑승해야 하는 약간 긴장되는 미션.. 새벽 3시 40분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인이라 가능한 투어 상품 아니냐?며 동생과 껄껄.
요세미티 투어는 마이리얼트립 사이트에서 후기 1순위인 요샘투어로 1인 36만원 정도로 예약을 했다.
내일은 어떤 하루가 펼쳐질지, 내가 운전하는 차가 아니면 멀미를 심하게 하는데 괜찮을라나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잠을 청했던 샌프란에서의 둘째날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