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eserve better Nov 11. 2024

Day0, ICN-SFO 미국은 처음이야.

근 5년만에 떠나는 해외 여행, 그리고 첫 미국 여행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늘 직면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회피하기 위해 선택했던 것은 해외로의 도피였다.


대학교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계를 내고 영국 어학연수를 떠났고,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주변의 동기들은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었지만 그저 자신없는 마음에 중국어 한 마디도 못하는 주제에 지도교수님에게 사정을 해서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떠났다. 첫 직장 치고는 업무도, 사람도 너무 혹독했던 곳에서는 20대 중반 대상포진을 겪고 더는 못 버틴다는 맘에 스페인 여행을 떠났었고.


이렇게 적다보니 늘 직면해야만 하는 상황 앞에서 극도로 공포를 느끼면서 회피하는 것이 나의 패턴이었어서, 사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적응력이 많이 떨어졌다. 문제나 갈등에 대해 해결까지는 아니더라도 때로는 그저 버티는 게 답일 때가 있고 버텨야만 다음 스텝이 가능한 과정들이 있게 마련인데, 도망치기에 급급했다. 그런 내 자신이 밉고 별로라는 마음에 또 한참을 시달리며..!


여차하고 이런 나의 패턴을 잘 아는 가족들은 근 2년 반동안 고난의 연속이었던 직장 생활 가운데 그만 두거나 튀어나가지 않고 버틴 나 자신에게 참으로 많은 응원을 보내주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여행 소식을 듣고 아빠 엄마 이모 고모 여동생까지 여행에 보태 쓰라며 큰 돈을 보내주면서 긍정해주었다.


안그래도 환율이 너무 올라서 여행 예산이 가늠이 안 되어서 일단 저지르긴 했지만 막막했던 나에게 단비 같았던 용돈들. 이번 계기에 깨달은 것은 '누가 여행 간다고 하면 현금을 보태 주어야겠다' 생각했다. (받아보니 알겠더라구 흐흐)



[Departure day: 9/11(수) 20:00 KE025]


추석 연휴 앞으로 연차 4일을 사용해서 총 10박 12일 샌프란시스코 여행. 임박해서 항공권을 서치했고 연휴가 끼었으니 항공료가 비쌀 수 밖에 없었고, 어느 정도 감안하고 "지금 아니면 못 간다"는 맘으로 왕복 190만원 정도로 대한항공 결제를 했다.



저녁 비행기라서 정상 출근해서 오후 4시 반 퇴근 후 공항을 가려고 생각했으나, 면세품도 잔뜩 샀고 아무래도 촉박할 것 같아서 2시 공항으로 출발했다. 대중교통 울렁증이 있어서 공항 리무진도 너무 힘겨운데 그래서 여행 갈 때는 왠만하면 차를 가지고 공항에 가는 것을 선호..! 짐은 다 싸서 출근할 때 차에 트렁크를 싣고 왔으니 한결 수월했고, 공항 가는 길도 무탈, 출발 전날 밤에 아빠의 걱정과는 다르게 장기주차장은 빈 자리가 많았고 주차까지 잘 하고 나니 안도의 맘이 들었다.


장기 주차장에서 셔틀을 타고 터미널2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사무실에서 업무 연락이 왔지만, 이 업무와 긴장을 떨치고 여행을 결심했다는 그 자체의 위안이 너무 커서 업무 연락을 받아도 노 스트레스..! @@ 여행매직


면세품 찾고, Matina Lounge에서 가볍게 저녁을 먹고 나니탑승할 시간이 되서 더 늦게 공항에 도착했었다면 촉박했겠다 싶었다. 항공기 이륙과 동시에 노곤노곤해지는 몸과 따끔따끔한 목, 12일간 자리를 비우는 것이라 내 선에서는 최대한 공백이 없게끔 하기 위해서 나름 애를 썼고, 공항 도착해서 출국수속 등도 은근한 긴장을 했던 터인지 나른함이 몰려왔다. 이럴 줄 알고 준비 해왔던 테라플루를 물에 타먹고 기절해서 자고 일어났더니 기내식 타임이라 먹고 또 자고..! 유럽 여행을 기준으로 생각했더니, 비행 시간도 그다지 길게 느껴지지 않았고 무난했다.  



SFO 무사히 도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