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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erve better Oct 15. 2024

6to9 after "9to6"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 날마다의 24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자의든 타의든 좋든 싫든 타인과 부대끼며 보내야 하는 시간과 오롯이 혼자 쓸 수 있는 시간으로 나누어보고자 한다.


직장에서 보내는 8시간, 24시간을 기준으로 한다면 1/3을 차지하니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다.


아무리 편한 직장이라도 직장은 직장, 각자마다 직업적인 애환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더라도 지난 2년간의 나의 직장 생활은 참으로 고단했고 괴로웠다. 부당함 속에서 문제를 덮기만을 바라는 상사, 서로 남탓하며 약자를 희생양 만드는 것이 당연한 조직의 폐쇄적인 문화,... 그 여파로 삶 자체가 무기력했고, 여기저기 많이 아팠다. 그렇게 2년 길지도 짧지도 않은 그 비참하고 때로는 모욕적이었던 시간들을 견뎌내고 버텨낸 나 자신을 스스로라도 보듬어 주지 않는다면 살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자기 긍정을 훈련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싫고 소리가 싫었던 시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잃어가고 무기력해져 갔다. 선순환이 되지 않으니 점점 더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어갔고 허무에 질식할 것 같았던 때, 운동을 시작했다. 혼자만의 의지로는 꾸준한 운동을 이어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어서 PT를 등록했다.


몸이 아파서, 일이 바빠서, 사람에게 시달려서..! 날마다 갖가지의 이유로 인해서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의 한계를 다루어주었던 PT선생님 덕에 간간히 1-2주 사라졌을지라도, 다시 3주째에는 운동을 이기고 나갈 수 있는 내성이 생겼고 그렇게 1년 반이란 시간을 여전하게 주 2회 PT, 1~2회 개인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에, 삶 속에 운동이 자리 잡게 된 지금이 참으로 감사하다.


직장에서 아무리 시달리고 왔을지라도, 퇴근하면 뚝하고 운동을 가서 땀을 흘리고 집에 와서 샤워를 하면 너무 개운했고 그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외부의 환경에 함몰되지 않고 나와의 약속을 잘 지켰다는 기쁨과 뿌듯함이 참 좋았다. 독하게 식단까지 병행하면 더 좋았으리련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을 긍정해주어야 하는 시점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기로 하였다.


올여름에는 조금은 갑작스럽게 막내 동생과 함께 미국 여행을 결정하게 됐다. 유럽, 아시아 국가들을 주로 여행해 왔어서 미국은 처음이기도 했고, 코로나 이후 5년 만에 나가는 해외여행이라서 이것저것 준비 할 게 참 많았다. 코로나와 이직으로 인해 적응에 온 힘을 쏟아야 했던 최근 2년 사이 10년짜리 여권도 만료가 됐고, 국제 면허증 발급을 하려다 보니 운전 면허증 갱신 기간이 지나 과태료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란 걸 알아차리게 됐고, 때마침 추석 연휴 극성수기 주간의 여행이라 족히 더블은 되었던 항공료와 환율 사태로 물가는 사악했다.


'이 돈 주고 이렇게 가야 하나?' 몇 번을 고민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무리를 해서 결정을 했고 다녀온 지금은 "참 잘 다녀왔다."는 전적인 감사가 지배적. 여행의 기록은 이어서 해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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