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고 Mar 10. 2024

우리 제품의 사용자를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

디자이너가 사용자를 이해하는 것은, 장인이 무기를 갈고 닦는 것과 같다.


지난 글에서 데이터 드리븐 조직에서 디자이너가 놓쳐선 안될 점들에 대해 다뤘다.

바로, 정량 데이터보다도 용자에 대한 이해가 디자이너의 가장 큰 무기라는 것이다.

오늘은 이 내용에 이어서 그렇다면 어떻게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지 실질적인 팁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왜 사용자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지 궁금하다면 이전 시리즈 글을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한다.

https://brunch.co.kr/@designer-chogo/13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어느 정도가 사용자를 깊게 이해하는 것일까?

최소한, 우리 팀에서 내가 제일 우리 사용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


팀원들이 '이 상황에서 고객들이 어떻게 느낄까요?, 이런 상황에서 이런 문구를 보여줘도 괜찮을까요?'라고 궁금해할 때, 다른 팀원들보다 훨씬 더 높은 적중 확률로 유저의 생각과 입장, 행동에 맞는 가설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분명 나랑 똑같은 사람인데... 왜 이렇게 이해하기가 어렵니!

사용자를 깊게 이해하는 방법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사용자를 이해할 수 있을까?

1) 인간 자체에 대한 이해, 2) 우리 사용자에 대한 이해.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정리해 보았다. 



1) '인간'에 대해 이해하기

우리 제품 사용자에 대한 이해하기에 앞서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쌓아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용자도 결국 다 개개인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어떤 심리와 본능과 욕망을 갖고 살아가는지, 어떤 환경에 둘러싸여 살아가는지, 어떤 것을 구매 결정할 때 어떤 요소에 영향을 받는지, 평소 디지털 제품을 사용하는 행태 등을 이해하는 것이다.



✔️ 심리학, 행동경제학 관련 자료를 탐독하자.

UXUI나 디자인 관련한 서적이나 아티클만 공부하는 것보다는, 사람에 대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심리학과 행동경제학 카테고리의 책들도 같이 공부하는 것이 좋다.


나도 이런 관점에서 공부한 뒤 깨달은 중요한 몇 가지 사실을 공유하자면 이렇다.


1.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자신의 구매 결정이 비합리적이더라도 합리화할 근거를 스스로 만들어서 정당화하기도 한다. 오히려 사용자가 스스로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었어.'라고 느낄 정도의 근거만 주어진다면 만족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소수의 어떤 사람들은 매우 합리적인 결정만을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도 하지만, 의외로 대다수의 대중은 비합리적인 선택을 많이 한다. 


2. 인간은 '선택하지 않는다'라는 아주 강력한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 제품 혹은 경쟁사의 제품 중 골라서 반드시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현상유지를 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경쟁사다. '손실회피' '관성' '현상 유지' 심리를 부술만한 강력한 무언가가 있어야 사용자를 '변화'시킬 수 있다.


3. 인간은 관심 없는 주제는 순식간에 필터링한다. 

우리 제품을 사용할 때, 대부분 꼼꼼히 읽지 않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훑어본다.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인지, 관심 있는 주제인지를 빠르게 판단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 과정을 통과하고 '나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판단이나 혹은 '궁금함', '재미' 등을 자극했어야 사용자가 정보를 더 꼼꼼히 볼 의지가 생기는 것이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의 행태를 관찰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얼마나 빠르게 앱을 필터링하는지를 보면 놀랄지도 모른다.


-

이런 식으로 전반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를 쌓아두면, 평소에 제품을 기획하거나 디자인할 때 훨씬 더 짧은 시간 안에 성공확률이 높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2) 우리 제품의 사용자에 대해 이해하기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특징, 어떤 기능을 사용하면서 드는 생각과 감정, 사용자의 제품 사용 시 행동과 그 행동의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아래와 같은 방법을 실천해보자.


✔️ 고객을 반드시 주기적으로 만나자. (최소 주 1~2회)

사용성 테스트(Uuability Test)나 인터뷰를 통해 사용자를 자주 만나자.

설문조사 폼을 돌린다거나 많은 사람에게 UT를 할 수 있는 maze라는 툴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사용자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 더 깊은 꼬리 질문을 하고, 그들의 생각과 행동의 원인을 깊이 탐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직접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더욱 자주 할 것을 추천한다. 대면으로 만날 수도 있고,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온라인으로 구글 밋, 줌 같은 화상 회의 툴을 통해 만나면 된다.



✔️ 고객의 생생한 보이스를 듣고 모으자.

고객센터, 앱 리뷰 등 여러 채널에서 수집되는 VOC를 듣고 모으자. 솔직하고 생생하게 남긴 의견일수록 큰 도움이 된다. 이런 VOC들은 정량 지표처럼 대시보드화해두기 어렵기 때문에, 그냥 놔두면 꾸준히 추적되고  관리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발견될 때마다 엑셀이나 노션 등에 기록하고 비슷한 카테고리들끼리 모아두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제품의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것은 물론, UX 개선을 진행할 때 좋은 판단 근거 자료이자 성공 확률 높은 가설을 세울 때 힌트가 되어준다.



✔️ 정량 데이터까지 합쳐서 고객 맵을 만들자.

앞서 정성적인 방법으로 유저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면 대략적인 우리 제품의 유저들의 특성과, 특성별 여러 그룹들이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 제품이 패션 커머스 앱이라고 해보자. 우리 제품의 사용자는 크게 '트렌드에 민감한 그룹군 A'와 '가격에 민감한 그룹 B'으로 이루어진다는 인사이트를 얻었다. 그렇다면 이런 그룹에 정량 데이터까지 매핑해서 선명도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주로 사용하는 기능이 무엇인지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볼 수 있다.

A그룹은 패션 아이템의 랭킹이나 나이대별 실시간 인기 아이템들, 최신 업데이트된 상품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B그룹은 타 사용자들에 비해 할인 이벤트나 쿠폰을 받는 것, 최저가 비교 기능 등을 더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A그룹과 B그룹 특성의 사용자가 각각 얼마나 많은지, 어느 정도의 비율로 존재하는지, 이들이 우리 앱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정량적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시도하는 제품 개선이 어떤 특성의 사용자를 타겟하는지 기준을 세울 때나, 해당 제품 개선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를 파악할 때도 도움이 된다. 또한, 이러한 고객에 대한 이해를 기준으로 우리의 아이디어/기획/디자인을 평가하거나 팀원들과 더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너무 당연해서 잊어버리게 되는 사실... 근엄 진지하게 말해본다.

한 가지 주의할 점.
아무리 이해도가 높아져도, 우리는 사용자가 아니다.


항상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우리가 아무리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또 실제로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제품팀은, 디자이너는, 우리는, 절대 사용자가 아니다.

내 의견이 사용자의 반응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오만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리가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정확히 예측하기 위함이 아니라, '가설이 맞을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 내 이해가 맞는지 정량적으로 검증하자.

그래서 지금까지 정성적인 방법들로 쌓은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워 제품으로 검증하는 것이다. 아무리 이해를 잘 쌓았다고 하더라도 모든 것은 우리의 추측이고 가설이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우리의 사용자에 대한 예상이 맞았는지는 실험과 데이터를 통해 검증해야 할 것이며, 그러면서 또 이해의 정확도를 높여나가야 하는 것이다. 

ab테스트로 제품을 개선할 때, 혹은 새로운 기능을 만들고 지표를 살피어 실제 고객의 데이터를 보고 우리의 이해가 맞았는지 테스트하며 가설을 검증해야 한다.

내가 세운 고객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나온 가설이 검증되었다면, 정확히 이해를 한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왜 그런 것인지 파고들어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사용자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은 바로잡으면서 더욱 정확하고 깊은 이해를 쌓아나가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최선의 디자인 의사결정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실무에 치이다 보면 사용자를 만나고 이해를 쌓는 시간이 너무 사치스럽고 아깝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유저에게 맞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개선해나가는 것이 어려워지고, 오래 걸리도록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오늘도 한 명 한 명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모든 제품팀과 디자이너를 응원한다.




작가의 이전글 데이터를 외치는 회사에서 사용자를 지키는 디자이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