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엄마를 해 시리즈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된 후, 협약 체결 전까지 쉬면서 매일 하나의 브런치 글을 작성하겠다는 나의 계획은 쉬다 보니 역시나 그냥 푹 쉬어버렸다 ^^..
어느새 다가온 오늘, 24년도 예비창업패키지에 대한 협약체결 설명회를 들어야 합니다.
잊히기 전에 예비창업패키지 발표 평가에서
어떤 질문들을 받았는지 상세히 적어보려 합니다.
벌써 한 달 정도 흘러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요.. 흑흑 나오자마자 좀 적어둘걸.
메인 타겟을 잘못 잡으신 것 같아요 대표님..
제 아이템은 '목소리'에 대한 교정 혹은 브랜딩이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하지만 참.. 애매한 것이,,
사실 일상 속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교정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
하지만 발표를 하거나 대화할 때, 회의할 때 목소리 혹은 발표 스킬을 원하는 심리는 저와 대화한 대부분의 지인들에게서 볼 수 있었어요.
한마디로.. 누구나 한 번쯤 사용해 볼까? 싶지만 꼭 사용해야만 하는 타겟은 없는 주제라고 생각했어요.
혹은 제가 너무 1차원 적으로 접근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만, 나름대로 하루종일 머리도 굴리고 사운드 전문가, 아나운서, 일반 회사원, 학생 등등 다양한 유저 인터뷰 결과 최종적으로 도달한 주요 타겟은 '1인 크리에이터' 였어요.
이미 잘되는 크리에이터보다는.. 크리에이터 준비생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 더 정확하고요.
유튜버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기에 그 부분 외에 제가 시장성을 느꼈던 부분은, 정부 차원에서 '1인 크리에이터 육성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어요.
출처: 정부, 크리에이터 생태계 조성에 올해 101억 원 투입 (2024.03, 이데일리)
또한, 최근 크리에이터의 실시간 소통 역량도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요?
크리에이터도 굉장히 많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전략을 통해 구독자를 잡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봤는데
그중 하나가 라이브 스트리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1인 크리에이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본인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목소리를 교정하거나 브랜딩 하는 서비스에 가장 관심을 가질 것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논리를 구성했었죠..!
나름대로 열심히 논리를 펼쳤지만..
1인 크리에이터들이 잘되는 이유가 사실 꼭 목소리 때문만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고, 실제로.. 저 역시 감미로운 목소리 때문에 채널을 구독하진 않기 때문에 적절한 타겟에 대한 심사위원분들의 다양한 의견(토론)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두 눈을 질끈 감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건 심사위원분들도 거의.. 같이 아이데이션 해주신 수준이었고요, 그 과정에서 제가 고려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세부 타겟들도 논의되었기에 사업화 과정에서 반영해보고자 합니다.
아? 그리고 여기서 제 대답은 어떻게 했냐면.
뭐.. 사실 수긍했습니다.
그래도 아무래도 30대 중반 어른인지라 짤처럼 쭈굴거리진 않았고 나름대로 여기저기 인터뷰하면서 타겟 잡아가던 썰 풀면서 서비스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혼자 너무 많은 고민을 하다 보니 발표하는 현시점에서는 이 타겟으로 결정해서 말씀드렸는데 사실 굉장히 많은 경우를 고려했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도 그랬구요.. 진짜 몇달을 고민한 것 같아요 (억울)
심사위원님들은 제가 사업을 시작한다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타겟에 대한 조언을 더 들어야 할 것 같다고 하셨어요.
사실 지금도 너무 어렵습니다. 누가 이 서비스를 쓰게 되는 걸까요? 지갑을 열까요?
그래서 제가 찾은 나름대로 해결책이 있긴 한데 그건 다음 글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ㅎㅎ
MVP 제작 예산을 너무 작게 잡으신 것 같은데, 매출을 어떻게 내실 예정인가요?
안 그래도.. 사업 기획서를 쓰며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예산이었거든요..
나름 회사도 다녀보고, 외주 관리도 해봤고,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일까지 해봤지만 예산에 대한 감은 도통 잡기가 어려운 거예요? ㅠㅠ 내참
창업을 해본 지인들이 조언을 해주긴 했습니다만.. 결국 그런 거죠 네.. 전문가가 보기엔 애매한 금액이었던 것입니다..! ㅋㅋㅋ
제가 작성한 기획서에는 B2C 대상의 구독 서비스를 24년도에 시작하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구독료를 받으려면 결제 모듈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지금도 좀 많이 어려워요..
결제 모듈까지 포함하여 개발할 정도의 금액을 산정했어야 하는데, 너무 적게 잡았었나 봐요.
이 부분은 정말 얼굴이 화끈거리고 답하기 가장 어려웠답니다. 사실상 이 질문도 답이라기보다는 그냥.. 서비스 개발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수긍했어요.
그냥 솔직한 게 맞는 것 같아요 ㅠㅠ
내년도에 준비할 분들 모두 서비스 제작할 때 필요한 기능이 어떤 것들이 있고 개발을 위한 가격대가 얼마일지 꼭 꼼꼼하게 따져보셔요..!
발표할 때 특허, 프로토타입과 같은 강점을 더 보여주셨어야 해요.
사실 이건 질문보다는 저에게 굉장히.. 유리할만한 이야기를 먼저 해주셨다고 보는데요.
저도 잊고 있었지만, 지금의 창업 기획은 무려.. 3년 전 석사 지원용 학업 계획서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답니다.ㄷㄷ 최근 지인의 대학원 입학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발견했어요.
저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감각의 치환에 대한 프로젝트를 가장 즐겁게 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관련된 특허도 많이 보유하게 되었거든요! 주저자로 쓸 때 가장 즐겁게 썼고요.
그런데 창업 기획에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강조되어야 할 부분인지 잘 몰랐습니다 (...?)
그래서 그냥 강조하지 않고 적당히 도표로 만들어두었는데요, 심사할 때 이런 부분은 강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인데 왜 말하지 않았냐고 하셨어요.
취업도 해보고 학계에도 있어보고 나름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창업의 세계에서는 또 다른 포인트로 저를 어필했어야 하는구나 하고 많은 것을 느꼈어요.
저는 본업인 UX 리서치 관점에서 머무르는 바람에 사용자 조사 관련 내용을 너무 강조했던 것 같아요.
이외에도 .. 제가 가진 역량과 자산들을 적절하게 어필하지 못했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따흑
사용자 테스트용 워킹 프로토타입도 제작해 놨는데 기왕 만든 거 더 보여줬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이건 저도 왜 강조를 안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ㅁㅠ;)
나름 발표에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창업 기획 측면에서는 갈피를 못 잡고 있나 봅니다.
이번에 귀중한 기회를 주셨으니 창업의 세계에 대해서 더 깊게 탐구하고자 해요!
발표평가를 마치며.
어렸을 때의 저였다면 면접을 보고 후회되는 점을 곱씹었겠지만, 이번에 저는 굉장히 후련하고 제가 자랑스러웠어요. ㅋㅋ
자랑스럽다는 말을 본인한테 한다니 참 어색하지만 육아를 하면서 남는 시간에 틈틈이 인터뷰를 했고, 리서치를 해서 논리를 만들며 자료를 제작했고 발표 연습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발표 장소까지 갔지만, 제가 꼭 해야 할 이야기들은 시간 안에 명확하게 전달하고 나왔거든요.
발표 자료를 만드는 시간 자체는 부족했지만, 지금까지 이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애정을 가지고 고민했다는 점이 저의 자신감이 된 것 같아요.
사실 선정되지 않으면 육아에 전념하면 되지!라고 내심 되뇌었지만, 탈락했다면 굉장히 슬펐을 것 같아요. 탈락으로 인한 슬픔이 걱정돼서 미리 자기 방어를 했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본 면접이었는데, 제가 가진 생각을 다른 사람들이 집중해서 들어주고 진심 어린 피드백을 들었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