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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공하는 브랜드 VS.실패하는 브랜드

성공하는 브랜드가 되고싶다면 제일 먼저 할일

by 소머즈

"왜 어떤 브랜드는 성공하고, 어떤 브랜드는 실패하는 걸까요?"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나요?"

"어떻게 하면 매출이 늘어날까요?"


브랜딩과 마케팅 일을 하다보면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할 때마다 사람들은 대개 '디자인이 예뻐야', '서비스가 좋아야', '마케팅을 잘해야' 등등에 관한 답을 해주길 바라는 것 같다. 물론, 좋은 서비스와 뛰어난 마케팅은 브랜드 성공의 필수적 조건이기는 하다. 하지만, 정말 그게 다일까?



나는 많은 강의를 전전하며, 함께 듣는 대표님들과 그들의 브랜드를 관찰했고, 또 내가 직접 강의를 하고 현장에서 수많은 브랜드를 만나 속속들이 들여다보며 컨설팅을 하면서 깨달았다.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들은 좋은 제품이나 좋은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객의 인식을 철저히 디자인한다. 고객들이 브랜드를 어떻게 느끼고 기억할지 처음부터 끝까지 세심하게 설계한다. 그래서 그런지 브랜드 스토리도 탄탄하고 마케팅도 수준급이다.

그런데 여기 반전이 있다. 잘 주목하지 않는 저 밑줄 부분이다. 제품 또는 서비스의 퀄리티.



좋은 브랜드들은 절로 된게 아니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좋은 브랜드가 되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는 어느날 하늘에서 뚝딱! 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생겨나지 않는다. 처음의 작은 아이디어가 2D로 그려지고 3D로 만들어지는 과정의 프로토타이핑, 수없이 많은 샘플링과 테스트를 거쳐야 겨우겨우 탄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핀터레스트를 뒤져보면 가시밭길을 헤쳐 정상에 오른 사람을 우리는 반대 편에서 우러르며, 저기까지 가는건 너무 쉽지 뭐.. 하고 말하는 컷이 수없이 많은데. 딱 그거다.




가시밭길.jpg




수많은 브랜드가 탁월한 서비스와 기깔나는 마케팅을 하고도 시장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철저히 좋은 제품과 좋은 서비스가 아인 브랜드는 고객의 일상과 삶에 깊숙이 들어가 의미있는 존재가 되지 못하면 실패하는 브랜드가 되고, 결국 시장에서 사라지고 만다.



실패하는 브랜드


일전에 한창 컨설팅을 진행했던 한 브랜드의 안타까운 사례를 예로 들어본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멋진 디자인과 감성적인 메시지로 포장된 제품으로 보였다. 스토리도 어딘가 비밀스러운 듯 몽환적이었고, 마케팅 실력도 나쁘지 않았다. 조금만 보완하면 될 것 같아 컨설팅 계약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만남이 거듭될수록 새로운 사실이 튀어나왔다.



그 상품 하나만을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지만, 경쟁사에 비해 한참은 뒤떨어진 퀄리티와 고객 대응이 문제였다. 사실, 그 두개는 각기 다른 듯 연결되어 있는 문제였는데, 그 브랜드가 처음 제품을 개발하고 상당기간 제품의 퀄리티 업에 힘쓰기보다는 패키징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여 온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패키징 디자인에 그 정도로 공을 들이는 경우라면 당연히 제품의 퀄리티에도 공을 들이고 있겠거니하고 생각했지만, 자신들의 제품에 자아도취 된 브랜드는 고객과의 소통은 뒤로 했고, 그러다보니 고객의 피드백을 받은 개선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렇게 제품 자체의 기본적인 품질 관리가 안되다 보니, 고객들의 불만이 자주 발생했다.



고객들은 브랜드의 인스타그래머블한 겉모습에 끌렸지만, 실제 그 제품을 경험해 본 후 실망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고, 그에 대응하는 브랜드의 애티튜드는 시종일관 브랜드의 비주얼과는 거리를 두었다. 브랜드의 비주얼은 인스타그래머블하고 세련되었지만, 애티튜드는 '이 정도 퀄리티에 가격이 그렇게 높지 않은데 뭐가 문제냐'는 반응으로 일관했다. 경쟁사의 성장은 폭발적이었으니 시장이 작은 것 같지는 않았는데, 가장 기본인 제품에 충실하지 않았던 그 브랜드의 매출은 자꾸만 떨어졌다. 브랜딩이나 마케팅 계약 껀이 아니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컨설팅을 하며 지속적으로 문제점과 고칠 수 있는 방향을 제안했지만, 비밀스러운 듯 쉬크한 듯 고객과 거리를 두려는 브랜드의 태도는 완강했다. 그렇게 정해진 컨설팅을 마치며 결국, 그 브랜드가 서서히 사라져 가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차라리, 더 강력한 누군가가 그 애티튜드를 깨 부숴주기를 기대해 본다.)




보이지 않는 뒷면.jpg




정보도 과잉, 제품과 서비스도 과잉


자, 생각해 보자. 요즘의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양은 과거의 몇배일까? 그 제품이 개발되기 시작한 3-4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코로나의 보이지 않는 벽에 갇혀 정보도 경험도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시간은 흘렀고, 세상은 변했다. 이제 정보는 넘쳐나고, 고객들에겐 다양한 수준의 경험이 쌓여 스마트해졌다. 가치로운 소비를 하는 소비자가, 생산자이자 공급자인 브랜드를 대신해 그들 스스로가 미디어가 되어 다시 생산자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자기객관화가 안된 상태에서의 브랜드가 마케팅과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오히려 브랜드에 해가 되는 시대다. 지금 내 곁의 고객은 너무나도 현명해서 잠깐의 속임수나 화려한 외관에 현혹될 수는 있어도, 진짜 가치를 느끼지 못하면 한순간에 돌아선다. 이 세상엔 정보만큼이나 대체재 또한 넘치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퀄리티의 제품 혹은 서비스


성공하는 브랜드는 다르다. 내가 경험해본 바로는 먼저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철저하게 높인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수준이 되어도 개선에 개선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리고나서야 이 뛰어난 퀄리티를 고객이 직접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전달 방법을 고민한다. (물론, 이 두개의 트랙이 같이 움직이는 경우도 엄청 많다.)



고객의 인식을 바꾸고, 고객이 브랜드를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게 만드는 경험을 설계하고, 테스트하고, 피드백 받아, 다시 개선을 하고, 설계를 하는 순환의 고리를 무한히 반복한다. 당연히 제품과 서비스의 자기객관화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매번 조금씩의 개선을 하는 브랜드 제품에 고객의 만족도는 떨어질 줄을 모른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나도 쇼핑을 할때 아이템별 선호하는 브랜드는 거의 정해져 있다.



마켓 컬리를 떠올려 보자. 그들의 경영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은 뒤로하고, 마켓컬리는 처음부터 고객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철저히 제품과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왔다. 이들은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포장 방법부터 배송 시스템까지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해 왔는데, 초기 새벽 배송이 고객에게 신선함과 편리함을 제공했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속적인 고객 관찰과 피드백은 보다 환경친화적으로 효율적인 배송 방법을 도입했고, 고객들이 제품을 수령할 때마다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개선이 이어졌다. 하물며, 제품을 선택할 때도 까탈스럽고 철저한 고객 입장에서의 평가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게 한편으로는 마켓컬리에 입점하게 되면 어느정도 퀄리티에 대한 인증을 받는 듯이 느껴지기도 했다. 상세페이지를 보다가 '마켓 컬리가 선택한 바로 그제품', '마켓컬리에서 고객 선호도 1위' 등의 표현을 만난 기억 한번쯤 있을지 모른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기객관화


이제 우리의 브랜드를 한번 돌아보자. 우리 브랜드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본적인 품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을까? 아니, 창작자로서의 밑도 끝도 없는 만족감 말고, 고객 입장에서 고객의 관점으로보는 품질말이다. 고객들이 우리의 브랜드를 경험할 때 일관된 만족감을 느끼고 있을까? 우리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명확하게 인식되고 있을까? 이 질문은 사업 시작 후 내내, 내 머릿속 에코로 자리잡은 질문이기도 하다.



단지, 제품의 판매나 일시적인 성공을 목표로 한다면, 우리는 금방 한계에 부딪혀 지치고 말 것이다. 단기적인 반응을 계속 일으켜야 하니까.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자신의 삶 속 중요한 일부로 받아들이고,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어질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우선은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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