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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을 만큼만 산다

사업의 위기 또는 인생의 위기 앞에 선 나약한 인간

by 소머즈

죽지 않을 만큼만 산다

오늘 아침 문득.

딱 이 문장이 떠올랐다.




리브랜딩을 진행할 때는 대부분 매출의 정체나 시스템의 효율이 장벽에 부딪힌 경우가 많고, 조직에 문제가 있어서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종종 우리에게 조직개발을 의뢰한 경우엔 대표님께서 판단하신 것과는 다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익명 설문 조사, 그룹 인터뷰, 개인 인터뷰, 팀별 매뉴얼 작업, 회의 구조개선을 통한 조직의 문제해결 방식 설계 등등. 소통과 문화를 위한 작업은 다양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차츰차츰, '나 자신'을 인식하고, 구성원들 사이의 역할을 명확하게 하고, 나와 다른이. 다른 팀들이 어떤 유기적 관계 안에서 일을 하고 있는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한다. 그러다 보면 생겨나는 것이 존중이고 배려고 감사가 되기도 한다.



조직문화는 일방적으로 주입을 하거나 이식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레 그들이 이미 그들 안에 담고 있었던, 어떤 가치들을 조심스레 인식의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는 것뿐이다. (아! 그래서 내가 인사이드 아웃을 사랑한다 ^^)




그런데, 해도 해도 자꾸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매주 그 브랜드로 들어가 다양한 관계들과 소통하고 회의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며 변화와 성장을 모색해도 매주 큰 한걸음의 나아감과 작은 한두 걸음의 뒷걸음질을 경험한다. 인간의 DNA 안에는 무조건 "편안한 상태"로 돌아가려는 무의식과 심리가 깔려있다. 변화를 싫어하고, 도전을 두려워하고, 성장을 힘들어한다. 돕는 역할을 하고 있는 나는 그들의 걸음에 보조를 맞추면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속으로 파이팅을 외치며 등 떠밀고픈 욕심을 내려놓기를 여러 번. 나도, 남일은 이리 쉽게 얘기하지만, 스스로 하는 실천이, 나를 움직이는 것이 제일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딱 이 문장이 떠올랐다.

죽지 않을 만큼만 산다.



사업에 혹은 일상에 큰 위기가 닥치면 당황하고, 두렵고, 안절부절못하며 당장에 죽을 것처럼 어딘가에 매달리고, 지금 이 위기를 벗어나게만 해 주신다면 착하게 살겠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등을 되뇌지만, 인간은 나약하다. 딱, 숨 막힐 듯한 위기를 벗어나는 그 순간. 다시 안주하고, 뒷걸음질 치고, 돌아가고 싶어 하고, 심지어 과거의 영광만을 그리워하며 과거를 살아간다.




그래서 고객사와 브랜딩이나 조직개발을 진행하며,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엔 대표님 개인을 위한 스터디를 제안하곤 한다. 리더의 관점에서, 왜 안될까?라고 궁금해하거나 혹은, 문제라고 생각한 것이 대부분 리더의 관점이나 인식과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만 바꿔도 그간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의 많은 부분이 해소된다. 게다가 문제는 같은 자리에 서서 한쪽에서 바라보며 '대체 뭔가 문제지?'에 골몰하는 것보다는 앞뒤 옆 위아래를 훑어보며 다각도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공부를 통해 전혀 다른 솔루션을 찾기도 하고, 위기라고 생각했던 것이 기회가 되기도 하니까.



하지만, 함께 공부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억하기 위해서"다. 이 위기, 이 문제에 관련된 이론을 익히고, 경험을 분석하고, 기억에 새겨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다음엔 더 좋은 판단과 대응을 할 수 있기를 철저하게 체화하는 과정이다.



우리 각자의 안에, 오랜 세월 다양한 지식과 경험에 의해 내재화되어 있는 신념은 잘 안 깨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본인이 깨닫고, 신념을 깨고, 완전히 다른 버전의 사람이 되기 전에는 비슷한 상황에 대해 비슷한 대응을 해서, 계속 유사한 일이 생기고, 비슷한 구덩이 - 위기에 반복해서 빠지곤 한다. 그러니, 뭔가 잘못된 게 있다면, 혹은 나를 괴롭히는 문제가 있다면, 철저히 그 현실을 직시하고, 공부하고, 인식과 몸에 새겨 놓는 것이 필요하다.




Stop & Quick Charger


기왕에 이 세상에 태어난 거.

왜 매일을,

죽지 않을 만큼만의 강도로 허덕이며 살아가는가?

완전히 다른 내일을 기대한다면 오늘.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일을 시작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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