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출판 일지 #2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되던 어느 연말 저녁, 예상치 못했던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맹그로브에 머물고 있던 슬아 언니가 관심있으면 해보라며 남겨준 링크가 정말 될 줄이야.
이벤트(맹그로브갱)로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공간(맹그로브 신설동점)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캐리어 하나를 끌고 들어선 방은 느낌이 색달랐다.
미리 준비된 웰컴키트 속 손글씨로 적힌 내 이름을 보니 잠시나마 여기가 내 공간이구나 하고 안정감이 느껴졌다. 아침에 눈을 뜨면 1층 쏘리낫쏘리에서 바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고, 20층으로 노트북을 가지고 올라갔다. 탁 트인 전경을 바라보며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어느덧 점심시간이었고, 20층 푸드리퍼브 식당인 소일에서 오픈시간에 맞춰 점심메뉴도 매일 다르게 선택해서 먹을 수 있었다.
점심시간엔 처음 보는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숨겨진 맛집과 카페들을 찾았다. 퇴근 후에는 걸어서 갈 수 있는 벼룩시장에도 매일 눈도장을 찍었고, 맹그로브 공간 안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라이브러리, 피트니스, 시시때때로 열리는 강연, 다른 방 사람들과의 교류 등)을 다 느끼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 작은 변화가 예상치 못한 용기의 발단이었다.
우린 매년 연말에 서로의 안부를 묻고 올 한 해도 모두 고생했다며 서로를 응원해 주는 자리를 가져왔다.
그 해 겨울엔 코리빙스페이스인 맹그로브에서 함께 모이게 되었다. 20층 소일에서 저녁을 먹으며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서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나누고, 14층 키친의 원형식탁으로 자리를 옮겨 아쉬운 2021년의 끝자락을 잡아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의 책이 시작되었다.
와인과 함께 간단하게 준비한 치즈 플레이트로 충분했던 밤.
맹그로브 키친의 14층 원형식탁에는 그날 무언가 있었던 것 같다. 맹그로브에 머물며 다양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볼 수 있었고, 나는 지극히 평범하고 안정적인 틀 안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전까지는 꽤나 도전적이었다고 생각했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방법들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한 것 같았다.
생각해 보면 우리들도 항상 무언가 하고 싶었지만, 막상 그 시작이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러나 그날 밤은 좀 달랐다. 다른 방에 머물고 있는 누군가가 책을 출판했다는 이야기가 화두에 올랐다. 그리고 모두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이 틀림없다. "우리도 책을 써보는 거 어때?"라는 한 마디에 모두가 주저 없이 좋다고 대답한 밤이었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일들이 해보면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용기로 바뀌었다. 다들 현생이 바쁘지만 2022년 한 해 동안 함께 책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로 불타올랐던 밤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책을 출판하기로 약속하고 2021년 연말밤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2022년이 시작되고 다들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8년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북
[뭘 했다고 8년 차일까요?]
디자이너 3명과 기획자 1명이 각자 다른 곳에서 겪은 일터의 기록들. 일을 하며 만난 수많은 사람과 회사라는 공간에서 맞닥뜨린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따듯한 위로를 느껴보세요.
[공식 인스타그램 및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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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입고처]
1. 스토리지북앤필름 해방촌, 후암점 및 온라인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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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시서점 공항점 및 온라인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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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인서점 합정점 및 온라인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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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후북스 망원점 및 온라인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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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러브앤프리 광주 양림점 및 온라인 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