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픽레터 웨비나에서 받았던 질문, 그리고 답변 모음
지금까지 총 2번의 세미나 및 촬영 경험이 있었다. 웨비나와 유튜브 촬영. 유튜브 촬영에서는 제작진과 질의응답을 오가면서 촬영했기 때문에 추가 질문이 더 이상 없었지만, 웨비나는 실시간 라이브로 진행되고 그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받은 질문에 대해 답할 시간이 부족했다. 질문 중에 실제로 디자이너와 마케터가 들으면 좋을 것들이 많아 보였는데 이에 답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래서 디렉터님께 별도로 요청해서 내가 답하지 못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적기도 하고, 웨비나 당시 내가 답변한 부분에 대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 글에 써서 보완하려고 한다. 모든 질문에 대답하기에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내가 질문을 몇 가지 추려서 답변을 적어보았다.
*해당 질문은 위픽레터 웨비나에서 받은 사전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내용이 중복되는 질문 또는 제가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순서는 디렉터님이 진행 장표에 정리해 주신 순서대로 기재했습니다.
Q) 마케팅 디자이너의 성장과 향후 전망 : 마케팅 디자이너의 성장 가능성과 향후 커리어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5년 뒤의 커리어 계획과 기대되는 발전 가능성도 궁금합니다.
-> 지금은 배너 하나하나, 페이지 하나하나 모두 디자이너가 직접 만들고 있죠. 제 주관적인 의견을 더하자면 앞으로 마케팅 디자이너는 이 무수히 많은 배너와 페이지를 일관된 퀄리티와 디자인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코어 시스템"을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될 거예요.
최근 들어 AI 관련 이슈가 많이 나오고, 그 AI가 디자이너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고 벌벌 떨고 있는데요. 제가 어도비 콘퍼런스에서 들은 말인데, 이 AI를 "활용"해서 효율성을 높일 줄 알아야 해요. 내가 만약 마케팅 디자이너라면 배너와 페이지의 코어가 될 디자인 가이드와 시스템을 만들고, 그 이후의 운영과 배너, 페이지 제작을 AI에게 맡길 수도 있겠죠. 제가 웨비나 진행하면서 [효율성]이 마케팅 디자인의 미래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마케팅 디자인은 앱 서비스에서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는 이상 어디서나 수요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업무를 단순 업무라고 생각하고 깊게 들여다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의 마케팅 활동을 알리기 위한 최적의 디자인"을 고민하고 이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면,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 거예요.
Q ) 콘텐츠 기획과 디자인 과정 : 콘텐츠 기획 및 디자인 결과물 도출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 경우에 따라 굉장히 다양합니다. 정말 여유롭게 잡는다면 기획과 디자인 각각 1주일(워킹데이로 치면 5일) 전후로 잡는 것이 제일 적당합니다. 하지만 마케팅 디자인은 급하게 진행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기획 1일 디자인 1일 진행한 적도 많아요. 더 심하게는 1일 내에 기획과 디자인이 모두 완료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눈물)
Q) 마케터와 협업 시 어려움 : 마케터와 협업이 어려울 때, 특히 마케터가 디자인에 지나치게 관여할 경우, 이를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제가 이 상황을 경험할 때의 공통점을 생각해 보니, 마케터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디자인이 나왔을 때의 결과물"을 눈으로 보지 못해서 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마케터가 제안한 디자인이 훨씬 더 좋은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 생각한다면 A안(내가 만든 디자인) B안(마케터가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주고 직접 보면서 비교를 하게 합니다. 물론 A안으로 유도하기 위해 "왜 B안이 안 되는지" 타당한 근거를 미리 준비합니다. 디자인은 시각물이기 때문에 눈으로 직접 보여줘야 이해를 할 수 있거든요.
물론 마케터도 이 디자인을 원하는 데에 그 이유가 있을 겁니다. 만약 마케터도 "이 디자인으로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피드백을 하려 한다면, 그만한 근거를 준비하세요. 내가 원하는 결과물로 동료를 설득하려면 타당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유 없이 그냥 해달라고 하면 일못러로 향하는 지름길이에요.
Q) 퍼포먼스 광고 소재 가이드 : 퍼포먼스 광고 소재를 제작할 때, 다양한 매체로 퍼질 경우 가이드를 어떻게 잡으시나요?
-> 앱 내의 배너 외에 앱 밖으로 전개되는 외부광고 소재는 사이즈나 비율이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이 경우, 기본 디자인 가이드를 잡습니다. 서브카피 - 메인카피 - 메인이미지 (+클릭유도 버튼 등)을 주로 기본 레이아웃으로 잡습니다.
배너 제작 외에 비주얼에 대한 가이드를 잡아야 한다면, 우리 서비스의 브랜드 스타일을 위주로 가이드를 잡습니다. 이 폰트를 써야 하거나, 이 컬러를 써야 한다든지 등. 예전에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을 때에 배달이 캐릭터가 익숙하지 않은 제작사를 위해 배달이 가이드를 잡기도 했고요. 한나체 가이드도 전달한 기억이 있네요.
Q) 반복되는 업무의 고민 : 반복되는 광고 이미지 제작 업무로 물경력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는데, 이에 대해 조언해 주실 수 있나요?
-> 이건 아마도 마케팅 디자이너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고민일 텐데요. 매일 제작하는 배너 업무를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만든다고 상황을 가정해 볼게요. 여기서 "내가 이렇게 많은 배너를 작업했다"가 아니라, "이 작은 배너를 작업했을 때에도 이런 부분을 고민했다"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케팅 디자인은 업무 특성상 매번 큰 프로젝트만 진행하지 않아요. 그렇기에 내가 이 작고 사소한 업무에서도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봐야 하는지 항상 생각하고, 그 생각하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반복 업무에서도 평소에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은 포트폴리오에서도 딱 보이더라고요.
Q) 연차에 따른 실무 아쉬움 : 연차가 쌓이면서 실무를 직접 하는 일이 적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나 힘든 점이 있다면,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 저는 제가 비주얼을 만드는 일을 좋아합니다. 그렇게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저는 계속 실무를 하고 싶었어요. 근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정말 "나만 할 수 있는 스킬"이 있지 않는 한, 연차가 점점 쌓일수록 실무자로 남기 힘듭니다. 마케팅 트렌드도 계속 바뀌고, 디자인 툴이나 트렌드도 빠르게 바뀌거든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실무를 하더라도 올드(old)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결국 내가 실무자로 남을지, 아니면 매니저나 디렉터로의 길로 갈지 고민하는 순간이 필요해요. 연차가 길어지면 한 번쯤은 내 커리어에 대한 갈림길에 서봐야 합니다. 만약 실무를 하지 않는다면 대다수는 주니어나 중니어 디자이너를 이끌게 될 거예요. 그들의 결과물 퀄리티를 올리는 데에 내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면 실무에 대한 아쉬움은 줄어들 거예요.
Q) 사용자 친화적인 마케팅 디자인 꿀팁 : 사용자 친화적이고 쉽게 읽히는 마케팅 디자인 꿀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일단 단순해야 합니다. 내용이 복잡하더라도 최대한 단순하고 알아보기 쉽게 디자인으로 풀어내야 해요. 보이는 것이 복잡하고 잘 보이지 않으면 사용자는 이벤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때문에 최대한 심플하고 잘 정리된 디자인으로 전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여기서 제일 잘 보여야 하는 부분은 제대로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주의할 점은, 무조건 예쁘게만 디자인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퀄리티나 디테일이 탄탄하고 아무리 예뻐도 그 마케팅 내용이 잘 보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Q) 콘텐츠 내용과 디자인의 관계 : 콘텐츠 내용에 따라 디자인의 성패가 결정되기도 하는데, 디자인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 있을까요?
-> 같은 마케팅 이벤트 내용을 가지고 다른 디자인을 만든다 할 때, 트렌드에 잘 맞는 콘셉트 그리고 이벤트에서 강조하는 바를 잘 보여서 후킹(hooking)하는 디자인이 성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배너의 홍수 속에서 눈에 딱 띄는 게 중요하거든요. 눈에 잘 띄려면, 어떻게 사용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합니다. 그것을 디자인으로 잘 보여주면 성공한 거죠. 물론 모든 배너들이 너도나도 소리 지르면 피로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강약조절은 해야 하지만, 정말 중요한 마케팅 캠페인의 디자인을 진행할 때에는 위의 2가지를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Q) 디자인 학습 방법 : 마케터로서 디자인을 배우고 싶을 때, 어떻게 학습하면 좋을까요?
-> 당장 실무에 필요한 디자인을 배우고 싶다 하면 프로그램(포토샵, 피그마 등)을 먼저 써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타이포그래피나 색감 등을 배우기에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감각을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키우고 싶다면 [모방]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한마디로 케이스 스터디인데요. 예를 들면 우리 디자이너가 만든 페이지를 내가 따라서 만들어 보고, 아니면 다른 서비스의 페이지를 따라서 만들어 보는 거죠. (물론 모방 그대로 실무에 적용하는 것은 안됩니다) 잘 된 디자인을 내가 따라서 만들어 보는 것은 은근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왜 이렇게 디자인했는지, 타이틀을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등등 직접 만들어보면서 경험하는 거죠. 이 방법은 디자인을 배우고자 하는 마케터, 기획자, 개발자, 심지어 이제 막 시작하는 디자이너에게도 추천합니다.
Q) 디자인 시 첫 단계 : 디자인 작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3가지 행동이 궁금합니다.
-> 먼저 일정을 확인합니다. 마케팅 디자인에게는 작업시간이 금과 같아서 기획 완료일, 디자인 완료일을 미리 체크합니다. 필요시 유관 부서와 일정을 조율합니다.
두 번째로 기획서를 정독합니다. 마케터가 이 결과물에서 어떤 이벤트를 전개하려 하는지, 어떤 부분을 강조하길 희망하는지,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디자인이 있는지 파악하고 필요시 마케터와 기획서 리뷰를 함께 진행하기도 해요. 이 단계에서 제작에 필요한 이미지 리소스도 확인합니다.
세 번째로 전체 콘셉트를 잡습니다. 계절이나 특정 시즌을 타는 경우 이 콘셉트가 정말 중요합니다. 이 콘셉트가 잡혀야 비주얼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페이지나 배너 컬러를 어떻게 잡을지가 결정됩니다.
Q) 브랜드 디자인과 마케팅 디자인의 협업 : 브랜드 디자이너와 마케팅 디자이너가 부딪힐 때, 업무를 어떻게 나누고 협업하는지 궁금합니다.
-> 디자이너끼리 부딪힐 경우, 각자의 역할을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보통 큰 캠페인에서 두 분야의 디자이너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경우 브랜드 디자이너가 전체 콘셉트와 키비주얼을 담당하고, 마케팅 디자이너는 배너, 이벤트 페이지, 외부 배너 등의 광고 매체 디자인을 담당합니다. 만약 옥외광고도 포함된다면, 오프라인 디자인 경험이 있는 디자이너가 맡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함께 일하면서 서로의 작업물을 수시로 공유해서 진행상황을 모두가 알아야겠죠?
Q) 외주 디자이너와의 소통 : 외주 디자이너와 잘 소통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 외주 디자이너들의 결과물에 대해 명확하게 피드백을 전달하고, 업데이트된 사항들은 꼭 공유합니다. 외주 디자이너도 유관부서와 마찬가지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하청업체를 대한다 생각하지 마시고, 이분들이 작업한 작업물이 실제로 내 서비스에 라이브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원활하게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물론 회사마다 외주 디자이너가 회사 디자인 자산에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는지는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마케팅 디자인 업계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양을, 그리고 가끔 긴급하게 들어오는 업무를 외주 디자이너가 감당할 때가 잦은데요. 이때에 이 분들의 수고에 대한 감사함을 전달하면 더욱 좋습니다.
Q) 사용자 행동 유도 및 전환율 높이는 디자인 사례 : 마케팅 디자인이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고 전환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 프로젝트 사례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 특정 프로젝트를 사례로 들기 어렵지만. 외부 배너(카카오톡 채널 이미지, sns 이미지, 배너 등)를 제작할 때에 배너의 클릭을 유도하는 버튼을 넣으면 확실히 행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배너가 마케팅 디자인 결과물로 향하는 1차 관문인 만큼 버튼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큰 경우가 많아요. 여기에 확실히 사용자를 유도하는 카피가 버튼에 더해지면 더 좋습니다.
그 외에 사용자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요소를 디자인에 넣거나, 사용자에게 충분히 어필될 수 있을 내용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등 전환율을 높이거나 행동을 유도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Q) 디자이너에게 가이드 주기 : 디자이너에게 가이드를 줄 때, 어디까지 가이드하고, 어디서부터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
-> 해당 질문을 주신 분이 마케터라면, 내가 기획한 내용에서 어느 부분이 제일 잘 보여야 하는지 꼭 얘기해 주세요. 이벤트를 기획할 때에 리스크 검토 사항이 있다면 이것도 얘기해야 합니다. 마케터가 디자인 요청을 할 때에 “이것만큼 꼭 지켜야 합니다”가 가이드가 됩니다. 그것이 디자인을 하는데에 큰 가이드예요. 만약 다른 브랜드와 제휴하는 이벤트라면 브랜드 이미지를 사용할 때 주의사항 등을 가이드해야 합니다. 만약 외부 배너를 제작해야 하는 업무라면 이 배너에 대한 가이드를 전달해야 하고요.
디자이너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게 어렵다면, 위에서 얘기한 “이 이벤트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 보세요. 만약 이 디자인에서 이벤트의 중요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면, 당연히 의견을 피력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이벤트에서 중요한데, 잘 안 보이는 것 같아요 “라고 하면 잘 보이게 고쳐야 하니까요. 간혹 디자인의 세세한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고쳐달라고 하시는 분이 있는데요, 이 행동은 웬만한 이유가 있지 않다면 지양하셨으면 합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질문을 듣고 답변하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내용을 듣고 싶어 하는지가 명확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신공격이나, 나와 전혀 상관없는 내용의 공격성 질문은 거절한다) 내가 미리 강의 자료를 준비해서 이를 보면서 얘기하는 방법도 좋지만, 사람들이 정확하게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다르다. 한마디로 사용자의 니즈가 명확해서 좋다고 할까.
그래서 이전 위픽레터 웨비나에서 신청자 분들에게 받았던 질문 중 도움이 될 만한 질문들을 추려서 내가 경험하고 아는 선에서 답변을 적어보았다. 이 글을 질문자들이 본다면, 그들에게 원하는 답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