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있을 때 책을 찾는 사람이 최근 읽은 책
글을 쓰기 시작한 초창기에 책 추천 글(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을 쓴 적 있는데,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쓰는 책 관련 글이다. 이전에도 얘기했지만 나에게 독서는 [방향을 찾는 여정]이다. 명확한 답을 찾으려 읽진 않지만, 적어도 내가 고민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래서 3년 전의 책 추천글처럼 최근에 재밌게 읽은 책 3권과 함께 왜 추천하는지를 써보려고 한다. 어렵고 두꺼운 책도 아니고(아마 이 3권 중 가장 두꺼운 책은 [미친 성장]일지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금세 읽을 수 있을 책이니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기를 바란다.
- 나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서툴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내가 롱블랙 글을 보고 구매한 책이다. 당시의 나는 조직 문제로 꽤 힘들어했는데, 그 문제 중에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 게 아니었을까?" 하는 자괴감도 있었다. 그때 타이밍 좋게 롱블랙에서는 이 책의 저자 인터뷰 글이 올라왔고, 얼마 후 나는 이 책을 구매했다.
내향인에게 사람과의 관계는 어려운 일 중 하나다. 어떻게 해야 그들에게 호감을 얻어서 좋은 관계로 이어질 수 있을까. 책을 보면서 사람의 호감을 조금이나마 이끌어내는 사소한 행동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책 중에서 [내향형 사람들이 존재감을 키우는 비결]에서 힌트를 많이 얻었다. 내향인 특유의 진중하고 경청하는 태도가 신뢰감을 부른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상대방과 시선을 맞추면서 잠시 침묵을 가진 후 대화를 꺼내면, 상대방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리더의 태도. 책에서는 [관리자]라고 직책이 나와 있는데, 평소에는 직원들의 농담에도 크게 반응하고 항상 유쾌한 사람을 예로 들었다. 그는 직원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그들이 자신을 편하게 대할 수 있게 했지만, 그가 진지하게 대해야 할 때에는 진지한 얼굴로 대하며 가볍게 웃지 않는다. 따뜻한 사람이 표정이 굳으면 상황은 진지해진다. [웃음을 적재적소에 활용한다]고 나와 있는데, 웃음을 활용해 단순히 표정 변화만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완화시킨다는 부분은 내가 앞으로 사람을 이끌 때 도움이 될 구절이 될 것이다.
- 긍정적으로 성장하는 조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특히 새로 조직을 맡는 리더들에게)
이전 글에서 토스의 [유난한 도전]을 추천했다. 본의 아니게 이번 책도 토스 관련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토스 조직문화 담당자였으니까. [호감의 디테일]에서는 사람의 호감을 이끄는 것을 봤다면, [미친 성장]에서는 좀 더 회사 조직의 성장, 그리고 팀원들과의 유대에 초점을 맞췄다.
이 책에서는 팀원의 입장보다는, 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입장에서 사람들과 조직을 관리하는 방식에 대해 얘기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조직의 성과 관리]에 대해서도 얘기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사람들을 통한 조직 성장도 좋지만, 결국 이들과 함께 조직의 목표를 달성해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책에서는 이 성과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조직과 사람들을 관리해야 하는지 안내한다.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점은,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의 조직문화 트렌드와 지금 트렌드가 다르다는 것이다. 한때 넷플릭스의 [규칙 없음] 책이 정말 유명했다. 자유롭게 일하되 책임은 강하게 진다. 책의 챕터 중 하나에서 넷플릭스를 포함하는 다른 회사의 조직문화들도 얘기했는데, 현재는 각 회사에 맞는 조직문화를 갖춰나가는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한 것 같다고 언급한다. 최근 불경기와 AI쇼크가 지속되면서 이전의 조직문화와는 확실히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 같았다. 결국 조직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챕터였다.
- 급격하게 변하는 업계(특히 AI 관련)가 두려운 시니어 디자이너에게
이전에 책 계정이었지만 지금은 외부활동용 계정으로 바꾼 인스타 계정이 있다. 이 계정에서 알고리즘을 타고 광고로 만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책에 대한 리뷰가 1도 없던 완전 초창기에 구매해서 읽은 이 책은 내 생각보다 훨씬 재밌고 술술 읽혔다.(이 날 약속이 있어서 지하철로 장시간 이동했는데, 지하철 왕복 이동 시간 동안 다 읽었다)
경력이 점점 쌓이면 내가 일하는 업계가 수많은 변화를 거쳐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런 변화 속에서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어떤 디자이너가 되어야 할까? 그동안 이런 내용을 다루는 책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 책을 찾은 것 같다.
저자는 오랫동안 디자이너로 일해오면서 수많은 변화 속에서 굳건히 디자이너로 일하는 자세에 대해 얘기한다. 그동안 툴은 여러 번 바뀌었고 이제는 AI의 등장으로 또 다른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시니어 디자이너는 자신이 일한 방식이 어느 정도 정립된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어려워한다. 이 변화의 흐름을 잘 타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나는 이미 다 알고 있다가 아니라, 나는 언제든 배울 준비가 되어있다는 자세) 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요즘 AI의 미친 속도 때문에 정신이 혼란스러운 경력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나에게 독서는 [답을 찾는 여정]이었지만, 요즘에는 하나 더해져서 [도둑맞은 집중력을 찾는 여정]도 의미한다. 요즘 들어 집중력이 점점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도 모르게 숏폼에 노출되고 매번 넘쳐나는 정보들을 접하면서 한 번에 2개 이상의 콘텐츠를 볼 때가 많아졌다.(예를 들면, 글을 쓰면서 유튜브를 보거나 / 넷플릭스 보면서 인스타를 본다든지) 이 때문에 한 가지 주제에 집중을 못하는 내 모습을 자주 본다. 이는 글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최근에 글을 쓸 때에 점점 이 글의 맥락이 보이지 않다는 것을 체감한다. 글을 쓸 때에도 산만해진 집중력이 티가 나고 있다.
독서는 긴 시간과 느린 호흡이 필요한 행동이다. 숏폼 시청과 완전 정반대의 행동인데, 그 덕분에 속도에 지친 뇌를 쉬게 하고 책 내용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잠시나마 집중력이 올라가는 순간이다. 그리고 좋은 작가님들이 쓰신 글을 보면서 글로 이야기하는 법을 배운다. 내 주변의 행동이나 콘텐츠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로서는 독서로 받는 혜택이 정말 많다.
최근에 다른 활동을 하느라 책을 자주 읽지 못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좀 더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한다. 연간 캘린더 하나를 냉장고에 붙여놓고 완독한 날의 칸에 책 제목을 적어놓는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와 숏폼을 통한 정보의 빠른 속도 속에서도 책은 느리고 진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지금처럼 누구나 뉴스나 어쩌면 책으로 얻는 정보가 숏폼보다 더 신뢰도가 높을 수 있다. 그러니까 올해는 책 좀 더 많이 보자 나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