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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 Oct 04. 2023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

답을 찾기 위해 읽었던 책 중 제일 좋았던 책 모음

"나 HYO가 인스타에 올린 책 다 읽어봤어. 진짜 너무 재밌고 공감되더라."


최근에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에게 들은 얘기다. 나는 브런치 말고 인스타 그림계정(@grim_by_hyo)을 운영하고 있다. 나 혼자 책그림(태그 검색에 #hyo의책그림 검색하면 나옴. 홍보 아님...)이라고 정의했지만, 내가 읽은 책을 그리고 그 옆에 감상을 쓰는... 되게 단순한 형태의 그림을 그리는 계정이다. 본래 다른 그림도 그렸지만, 책도 좋아하고 다 보고 나서의 생각을 남기는 것이 좋아서 책그림을 주로 운영하는 계정으로 방향을 틀었다. 많은 팔로워나 좋아요 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작가님들이 좋아요도 눌러주고 해당 출판사나 구매 서점에서 내 피드를 가져가 다시 올려주면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  


어렸을 때, 교과서인지 어디인지에서 "책은 간접 경험을 하는 창구"라는 글을 본 적 있는데 요즘 새삼 그 글귀에 공감하고 있다. 책을 통해서 다른 나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험담도 보고, 디자이너 말고 다른 업계의 사람들의 이야기도 보고, 이런 삶도 있구나 새로운 영역을 보기도 한다.


지금 나에게 책은 [방향을 찾는 여정]이다. 디자이너 HYO로서의 방향을 찾지 못할 때,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를 때, 주니어들과 어떻게 일해야 할지 모를 때 관련 책을 사서 읽었다. 명확한 답을 찾으려 책을 읽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책은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주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방향]을 찾을 때 읽었던 책들 중 몇 가지를 추천하려고 한다. 나처럼 갈피를 잃은 디자이너나 시니어 사회인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 개인적인 주관에 의해 추천하는 책이다.

- 디자이너 관련 책은 내가 좀 더 읽어보고 추천할 예정이다.(대부분 추천하는 디자이너책이 개념서라;;)



[내 일로 건너가는 법] - 김민철

- 조직을 이끄는 역할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김민철 작가님의 책은 에세이로 여러 번 접했는데, 이렇게 민철님의 일 이야기를 하는 책은 처음 읽는 것 같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민철 작가님은 오랫동안 TBWA에서 일해왔는데(지금은 퇴사하심), 일하는 동안 갑자기(?) 팀장이 되고 나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누구나 팀장 자리를 두려워하지만 그 두려움을 어떻게 이겨냈으며, 나의 팀원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그리고 여성 팀장으로서의 고민들을 볼 수 있다. 인스타에서도 썼지만 리더 지침서가 아니라 [김민철의 팀장 여행기] 같다. 처음 리더를 맡아서 두려운 시니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며, 실제로 여러 콘텐츠에서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을 자주 보았다. 처음 리더를 맡았을 때 어떻게든 이 자리를 피하고 싶어 하던 작가님의 모습이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짠하기도 하고 뜨끔하기도 했지만, 나도 작가님처럼 나중에 다시 리더를 맡게 되더라도 잘 이끌 수 있겠지 힘이 되었다.



[자기만의 트랙] - 김나이

- 일하는 판에서 나만의 역할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감사하게도 내 책그림을 보고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이다. 이러한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에 적절한 책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책 제목을 들었을 때에는 굉장히 두꺼운 책인 줄 알았는데, 가볍고 얇은 책이라서 카페 가거나 지하철에서 후다닥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회사에서의 나]가 아닌, [나 자신]으로서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을 얘기한다. 회사에서 바라는 일, 또는 상사가 바라는 일이 아닌 내가 원하는 일, 내가 잘하는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한다. 책을 보면서 00회사의 HYO가 아닌 디자이너 HYO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기 시작했달까. 그리고 작가님이 여러 예시를 들어주면서 이런 사람은 어땠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려준다. 결정적으로 문체가 구어체라서 실제로 파트별로 읽을 때마다 작가님의 짧은 강연을 듣는 것 같아서 술술 읽혔다.



[리더의 생각] - 유석문

- IT업계에서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을 맡은 사람들(특히 개발직군)에게

선릉의 최인아책방에 가서 무슨 책을 살까 고민하다가 발견한 책이다. 오랫동안 개발자로 일하고 CTO 직책을 맡으면서 쓴 링크드인의 짧은 글들을 엮은 책이다. [개발자 리더]에 대한 글도 꽤 있지만, 그보다 [조직의 리더]에 대한 글이 큰 도움이 되었다. IT업계에 있다 보면 기술을 요구하는(개발자, 디자이너 등) 직책은 사람을 이끄는 일을 부담스러워하는데 그런 마음을 다독이는 책이랄까.


짧은 글을 엮은 책이다 보니 1일 1글처럼 읽을 수도 있고 아무래도 개발자 리더가 쓴 책이다 보니 개발자가 리더 생활에 대해 고민하다가 이 책을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실제로 책 마지막 파트는 개발 업무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그렇다고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 건 아니라서 비개발 직군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점을 찍다 선을 그리다 길이 된다] - 보리

- 안주하려 하고, 일을 대하는 태도가 해이해진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의욕이 바닥을 찍을 때가 있다. 이미 상황에 안주하고 있을 때, 뭔가 자극을 받고 싶을 때, 남의 이야기에서 영감과 자극을 많이 받는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지금보다 더 열심히 새로운 일을 잘할 수 있어!"라고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대기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스타트업 마케터가 되기까지의 작가님의 여정을 그린 책인데, 좋은 회사를 다니면서도 본인이 하고 싶은 직무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보면 나도 모르게 응원하고 있다. 그리고 "아 나도 이렇게 일했었는데" "지금도 이렇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힘을 얻게 된다. 업무 미팅을 하다가 나태한 행동을 보이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가끔 꺼내보는 책이다.



[유난한 도전] - 정경화

- IT서비스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은행앱이 있다고?"

회사에서 일하면서 IT서비스를 여러 가지 새로 경험한 것이 많았는데 그중 신선했던 서비스 중 하나가 토스(toss)였다. 토스는 그동안 복잡하고 접근하기 힘든 금융업무에 대한 허들을 낮추는 데에 지대한 공을 세운 앱서비스다. 그들이 어떻게 그 허들을 낮출 수 있었는지, 어떻게 파격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었는지, 토스의 금융 서비스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었는지 등을 책에 담았다.


책을 보면서 그동안 회사에서 진행했던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앞으로 할 프로젝트를 어떻게 하면 될지 감이 슬슬 잡히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토스에서 자신들의 실패와 힘들었던 때를 과감히 드러냈다는 것이다. (물론 어느 회사든 힘든 일은 다 있다) 이러한 실패와 고비를 겪어서 지금의 토스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을 보면 "실패를 보여주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라고 깨닫는다. 책 자체가 꽤 두껍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IT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IT업계에 있던 사람이라면 그때의 토스를 떠올리며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규칙 없음] - 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메이어

- 나, 그리고 조직이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많이 읽은 책일 것이다. 그만큼 유명한 책이다. 혁신의 아이콘 넷플릭스가 조직의 규칙을 어떻게 없앴는지(?) 교수의 연구일지를 보는 것 같다. 휴가나 운영비 사용 등에서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지만, 그렇게 규칙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스스로 적정선을 지키게 하는지 여러 가지 예시를 들어준다. 그리고 글로벌 기업인 만큼, 각 나라별 다른 문화들에 조직문화를 어떻게 맞춰나갔는지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굳이 회사라는 큰 조직이 아니더라도, 팀 단위로 일할 때 어떤 자세로 일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에서 [피드백 문화]에 대한 얘기에서 크게 공감하고 내용을 되새겼다. 이전 글들에서도 얘기했지만 시니어가 되면서 피드백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피드백을 어떻게 주는지 그리고 피드백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보여준다. 실제로 밑줄 친 내용이 많아서 가끔 나의 피드백에 대해 자괴감이 들 때 책을 열어서 되새기곤 한다.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황선우

- 나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프리랜서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 그룹(???)이 있다. 기본적으로 황선우, 김하나 작가님의 책은 웬만하면 다 보는 것 같고 그들과 친한 김민철 작가님(제일 먼저 추천한 책을 쓰신 작가님) 책도 재밌게 본다. 황선우 작가님의 이 책을 봤을 때 “읭? 사랑이라고?” 하면서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이 사랑은 [일과 맺는 관계는 사랑과 같다]의 의미였다.


작가님이 오랫동안 일한 회사를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살아가면서 겪은 일들과 노하우를 알려주는 부분도 있고, 어느새 사람을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된 동료나 후배들을 보면서 어떤 태도를 하면 좋을지 등을 책에 담았다. 여성으로서, 프리랜서로서 오래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본인의 경험을 통해 작가님이 얘기해 주신다. 책을 읽었을 때 프리랜서로 일하거나, 이제 막 퇴사한 친구들 몇 명이 떠올랐는데 그들도 한 번씩 읽어봤으면 한다.




고민에 대한 해답을 책에서 찾으려 하다 보니 몇 년째 비슷한 책만 읽고 있는데 그중 제일 재밌게 보고 기억에 남는 책을 몇 개 추려보았다. 책을 꽤 많이 읽는다 생각했지만 아직도 어려운 책은 손이 잘 가지 않아서 내용을 파악하기 쉽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골랐다. 이미 유명하고 여러 곳에서 추천한 책들이 있지만, 나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들을 읽어보는 것을 조심스레 추천해 본다. 그리고 "이 책도 추천한다!"는 댓글도 언제든지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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