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자이너랩 Oct 30. 2020

02. 야 너두? 야 나두! 좌충우돌 동료 찾기

너 내 동료가 돼라!


이 글은 시리즈로 연재되며 어썸 팀을 운영하며 겪은 경험을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시리즈 목차.

01. 사이드 프로젝트? 그런 거 왜 해요?

02. 야 너두? 야 나두! 좌충우돌 동료 찾기

03. 우리는 아이디어 뱅크. 혼돈의 아이템 선정하기

04. 우린 정말 린했다고 할 수 있을까?

05. 그래서 우리 서비스의 와우포인트는 뭐야?

06. 알 껍질을 깰 힘이 없어. 빛을 보지 못한 우리 프로젝트

07. 새로운 도전, Awesome 시즌2

08. 완성도 습관이다.

09. 잘하는 걸 하자.

10. 어느덧 10명. 나는 조직을 책임져야 한다.

11.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한 리더의 역할

12. 나는 정말 잘하고 있는 걸까?







1편에선 내가 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꽤 오래전부터 사이드 프로젝트형 인간이었을지도.

대학생 때부터 가지고 있는 오랜 습관이 있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항상 기록해두는 것. 지금은 노션이라는 툴을 사용해서 기록하지만, 예전엔 손바닥 사이즈의 수첩을 항상 뒷주머니에 들고 다니며 소박한 생각들을 끄적이곤 했다. 그리고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다시 들여다본다. 물론 형편없는 아이디어들이 대부분이다. 단순히 종이 낭비에 그칠뻔한 이 습관을 통해 내가 얻은 게 있다면, 사소한 상황에서도 문제를 찾고 해결 방법에 대한 고민을 늘 해왔다는 거다.


대학교 졸업작품 中

그중 하나를 풀어보면, 대학시절 내가 예전에 살던 자취방은 햇빛이 잘 들지 않아 항상 어두웠다. 그래서 키우던 식물들이 곧잘 죽곤 했는데 만약 이 녀석들이 정말 빛을 못 받아서 죽는 거라면, '매일 켜 두는 무드등의 불빛만 잘 받아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고, '무드등에 장착 가능한 장치를 만들면 어두운 실내에서도 식물을 키울 수 있겠네?' 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 생각에서 이어진 프로덕트로 졸전을 마쳤다.

실제로도 꽤 잘 자랐다.



This. 커뮤니티의 ‘사람다움’ 프로젝트의 에디터로 올린 글에도 언급했던 적이 있는데, 어떤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시작은 '관찰'이다. 나는 습관적으로 관찰하고,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려 의도적인 노력을 한다. 이런 습관들이 쌓여 내 노션 페이지는 항상 아이디어로 가득 차있다.

언젠가 나를 먹여 살릴 보물창고






좋은 아이디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좀 자랑 같지만 나는 객관적으로 꽤 쓸모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결국 누가 먼저 실행하냐에 싸움이다. 간혹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한다. '와... 저거 내가 생각했던 건데 너무 아쉬워'

의미 없다.


나도 그랬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노션의 저 칸이 하나씩 줄어든다. 어떤 사람은 여러 가지 이유로 흘려보낸 아이디어를 다른 누군가는 사업화시키기도 한다. 차이는 그 순간 벌어진다.


'실행력', '추진력'

모든 일에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나의 아이디어 노트의 칸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나를 너무나 잘 안다.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게으름'이다. 믿거나 말거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멍 때리고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바로 그 순간이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구속하는 장치들을 마련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팀’이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 있어도, 엄청난 능력자가 아닌 이상 혼자서는 절대 프로덕트를 완성시킬 수 없다.

그래서 같은 뜻을 가진, 호흡이 잘 맞는 동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동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꽤나 많은 좌절을 겪어야만 했다. 나는 생각보다 주변 사람들이 오해하는 만큼 인맥이 넓지도, 사교성이 좋지도 못하다. 어딘가에서 '에이 저거 또 구라 치네' 하는 환청이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지만 사실이다. 아무튼 팀원을 모으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아무나'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욕심 같지만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다들 그렇잖아요? 


인맥이 없는 자, 팀원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팀원을 구하는 게 막막하다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일단 부딪혀 볼 수밖에 없었다. 두렵기는 했지만 약간의 설렘과 함께 팀원 모집글을 정성스레 작성했다. 처음 모집글을 썼을 땐 내가 생각하는 핵심 가치들을 전달하고자 했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의견을 나누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되, 절대 비난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두의 시간은 소중하기에 우선순위를 최상으로 둘 것. 이라는 원칙을 세웠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항상 누군가는 바쁘다는 핑계로 빠지기 시작하고, 굳건하리라 믿었던 댐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작은 크랙은 결국엔 팀을 무너지게 하는 나비효과를 불러온다.


또,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다소 경력이 많은 사람의 목소리에 힘이 실려, 원활한 소통을 하지 못하고 좋은 아이디어들이 사양되는 일을 막고 싶었다. 서로 존중하는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소한 톱니바퀴들이 잘 맞물려서 돌아갈 때, 비로소 나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집 공고 中 일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팀의 표본 구르미.

페이스북에 be the clouds라는 그룹이 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여전히 배움에 대한 갈증이 심했고 우연히 스터디 모집글을 보고 참여하게 됐다. 외부에서 보면 딱딱하고, 선뜻 참여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곳이지만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따뜻한 곳이다.


이 분들과 함께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 진짜 ‘멋’을 아는 사람들이랄까. 조금만 함께 대화하다 보면, 디테일을 정말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디테일을 뽑아내기 위한 과정의 대화들이 그렇게 멋스러울 수 없다.


깊은 유대관계에서 나오는 진솔한 의견 제시와 가감 없이 날카로운 피드백. 디테일을 만들어 가기 위해 나누는 수많은 대화들. 누구도 서로를 비난하지 않고 존중하며 대화한다. 가감 없는 피드백에도 상처 받지 않고 나은 방향을 그리는 이들 모두가 ‘진짜 팀’ 같았다.


이런 팀을 만들고 싶었다.






본격적인 팀원 찾기.

모집글을 작성하고, 내가 취할 수 있는 액션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1. 주변 지인들에게 함께 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

2.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 모집을 하는 것.

3. 지인에게 다른 사람을 추천받는 것.


모집글과 함께 모든 지원자에게 내 포트폴리오를 공유했다. 나도 그들에 대한 확신이 없듯, 그들도 나에 대한 확신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나부터 오픈되어 있어야, 그들도 자신이 해왔던 작업 물들을 보여주는데 거리낌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커뮤니티 같은 곳을 통해 모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나는 지인을 기반으로 모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 사람을 오래 봐왔기 때문에 얼마나 성실한지,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하진 않을지, 자기감정이 우선시 되는 사람은 아닐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법만으로는 당시, 원하던 멤버 구성을 다 채울 수 없었다.


그래서 위 세 가지 방법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지금 팀의 코어 멤버들과 함께하게 되었다.




지금은 팀이 어느 덧 10명이다. 왠만한 스타트업보다 큰 규모가 되었다. 규모가 커진만큼 내부에서 어떤 점이 부족한지 잘 인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중이다.

우리가 앞으로 필요로 하게 될 사람이 누구인지 정의하고, 최적화 된 분을 모셔오는 것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이전과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모셔오고 싶은 분께 진솔한 마음이 담긴 초대장을 개인화하여 직접 작성해서 보낸다는 점이다. 우리 팀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며, 당신을 왜 필요로 하는지 솔직하고 담백하게 서술한다.


물론 이후의 선택은 그들의 자유지만, 정말 함께하고 싶고 그대를 존중한다는 마음을 최대한 표현하려 노력 중이다.



조금 이상한 표현일 수 있지만, 함께하는 팀원은 배우자 같은 느낌이다. 물론 배우자가 있어본 적은 없다.

- 왜 이 사람이어야만 하는지

- 서로 배울 점이 많은지

- 서로 깊은 대화와 존중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 무엇보다 목표가 일치하고, 의지가 있는지


사이드 프로젝트는 짧아도 4개월 길면 1년을 넘어가는 일이 많기 때문에, 함께할 팀원을 찾는 것에 조금 더 신중을 기한다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끝으로 애정 하는 1기 멤버 소개.

이 사람들을 메인으로 1기 프로젝트를 마무리했고, 2기도 함께 진행 중이다.

항상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이다.


디자이너 '박재한' 

대학시절부터 알아온 재한이형을 가장 먼저 영입했다.

프로덕트 전반에 걸쳐 지식이 넓고, 경험이 많다. 내가 처음 이 길에 들어오게 한 역할을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다음은 마케터 '전형준'님 

커뮤니티 단톡방에 계시는 한 디자이너분이 공고를 보고 전달해주셨다고 한다. 마케터이지만 기획 쪽에도 관심이 많아 꼭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때 보내주셨던 작업의 결과물도 꽤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너무 젠틀했다. 현재는 내가 가장 많이 의지하고 존경하는 멤버다.


마지막으로 기획자 '박서연'

나와 비슷한 시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온 인연이다.

일에 대한 책임감이 엄청나고, 생각이 되게 깊은 사람이다. 동료로서 존경한다.






프로젝트 아이템 선정을 위해 경험한 고충을 담은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03. 우리는 아이디어 뱅크. 혼돈의 아이템 선정하기






혹 저에게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designerlab@kakao.com으로 메일 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


데일리 빠른 IT소식 큐레이션 페이스북 페이지 디자이너랩도 많이 찾아주세요

https://www.facebook.com/DesignerLabStudy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