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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MYO Oct 22. 2018

day 41. 미국 정부기관 UX 디자이너의 경험&팁

MidwestUX 2018 콘퍼런스 후기_02

MidwestUX 2018 콘퍼런스

When UX Meets Government

Crystal Yan / UX Researcher & Designer, United States Digital Service


미국 디지털 서비스에서 일하고 있는 UX 연구원이자 디자이너인 크리스털 얀이 'UX 정부를 만났을 '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이어 갔다. 이미지 한 장 없이 오직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발표를 진행했는데, (그래서 불행히도 이번 포스팅엔 사진이 없다..) 담담하게 미국의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의 솔직한 경험담을 풀어 나가던 그녀의 발표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강연이었다.    


요즘은 발표 중에 청중들이 사진을 찍는 건 너무나 흔한 일이다. 내가 강연을 할 때에도, 경험이 별로 없던 초기엔 다소 불편함을 느낀 적도 있었지만, 요즘엔 오히려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청중들이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부분이 나오면 일부러 멘트를 덧붙이며 기다릴 정도이다.


그건 여기서 강연을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는데, 문제는 가끔 사진만 찍고 집중을 덜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콘퍼런스 장에 앉아 있다 보면 피곤하기도 하고, '나중에 집에 가서 사진 찾아보면 되지 뭐.'라는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단 한 장의 이미지도 없는 강연을 이어가니 모든 사람들이 내용에 훨씬 더 집중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오히려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 보니 질의응답 시간도 훨씬 활발했다. 예정되어 있던 시간이 모자랐을 정도!


크리스탈의 주요 업무는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1. 미국 연방 정부 웹 사이트의 UX 표준 제작

모든 정부 기관에서 개발자나 디자이너를 고용하기는 현실 적으로 힘든 상황이므로, 미국 연방 정부 웹 사이트에서 자기의 케이스를 쉽게 찾고 해당 기관과 쉽게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웹 사이트의 표준을 만드는 것이 그녀가 속한 팀의 주요 업무라고 한다. 최근에는 보다 쉽게 사이트에 로그인 하는 방법을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도 했다. (듣다 보니 정부 기관 사이트에 로그인하기 힘든 건 우리나라나 여기나 똑같나 보다.)


2. 좋은 UX 디자이너 및 개발자를 고용하는 법 자문

최근에는 UX 디자이너 및 개발자를 고용하려는 기관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때 기관별로 필요한 부분에 맞는 적합한 사람을 뽑을 수 있도록 좋은 UX 디자이너 및 개발자를 고용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 또한 그녀의 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고용되는 사람, 고용할 조직, 그리고 그 조직에서 만든 서비스를 쓰게 될 국민들을 위해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3. 워크숍 디자인  

워크숍을 디자인하기도 하는데, '데이터 베이스에 이로운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불어 디자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주로 정부 고위 관계자)도 제대로 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면서 온라인 서비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동시에 고객의 경험을 고려한 관점으로 결정을 유도한다고 했다. (의사 결정자들에게 UX/UI 디자인, 인포그래픽, 그래픽 디자인, 모션 그래픽 등의 필요한 디자인 분야의 특징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고 좋은 디자인을 선택하는 법에 대한 워크숍 형태의 교육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디자인 수준이 급격하게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있는 사람으로서, 공감, 공감, 대 공감!! 부디 누군가가 제발 해주소서..!) 이를 위해 사용자, 프로젝트 관계자는 물론, 이미 오랫동안 정부 기관 웹 서비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에이전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디자인 결정 기준을 마련하고 정책에도 반영한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본적인 와이어 프레임, 정부 기관의 정책을 정리한 문서를 제공하고 있고, 1000개가 넘는 PDF 중에 유저들이 각자의 산업에 필요한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게 시스템을 변경 중이라고 하니 앞으로의 변화가 아주 궁금해진다.



그녀는 공공기관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당부의 말을 덧붙였는데, 정부 기관 서비스의 UX/UI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아주 많은 사람들이 쓰게 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지, 과연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반드시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다수가 사용하는 서비스이니 만큼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피드백이 어마어마 쏟아지는데, 우리의 일은 절대 남의 의견을 드는 것을 두려워 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퍼블릭 섹터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은 서비스 프로덕트 디자인은 물론,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조화가 필요함을 이야기하면서, 특히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아주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을 하면서 배운 점을 몇 가지 팁을 공유했는데,


1. 정책 결정자들과 의사 결정을 위해 사용자 저니 맵을 사용할 때는 너무 복잡하거나, 완벽해 보이는 이미지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사용자 저니 맵 예시 / Rosenfeld Media

완벽하게 구성된 사용자 저니 맵을 본 의사 결정자들은(보통은 디자인 전공자가 아닌, 연세가 있으신 정부 고위 관계자) '다 좋아 보이는데? 괜찮은 것 같아.'라고 생각하며 중요 쟁점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그림 보여주고 나선 반드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을 확대해서 보여주고, 생각할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빈틈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2. 기록을 남길 때에도 디자이너들이 자주 사용하는 파워포인트나 사진을 활용하기보다는 문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글 문서를 쓰라는 뜻..?ㅎㅎ;;) 정부 기관들을 긴 문서를 좋아한다. (여기도 똑같다니!) 대신 문서 중간중간 본인의 고민이나 생각을 메모해두면, 나중에라도 누군가가 나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다. 실제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 생각한 부분들을 콘택트 포인트와 같이 메모로 남겨 두었는데, 한참 후이긴 하지만 관련된 사람에게 연락이 오면서 업무가 수월하게 진행된 경우가 있었다.



Q&A

-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가장 힘든 점은?

프로젝트에 UX 디자이너가 필요하다는 걸 인식 못 한다는 점이다. 눈에 바로 보이는 디자인이 아니다 보니, 이 부분의 중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하는 일 자체를 무의미하다고 느낄 때가 가장 힘들다.


- 일을 할 때 어떤 툴이 가장 도움이 되나?

일을 하다 보면, 기술 문제로 우리에게 문제 해결을 의뢰하는데, 실제로 살펴보면, 정책적인 문제이거나 조직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스킬. 모든 팀과 파트너들이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준비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정부 기관의 고위 관계자와 회의를 할 때 더욱 그렇다.


- 서비스를 만들던 사람이 사라지면 어떻게 유지 하나?

일하다 보면 이게 가장 힘든 경우 중 하나인데, 그래서 가이드 작업과 작업 과정 공유 문서는 아주 중요하다.



그녀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년 정도 함께 일할 사람 찾는 다며, UX, 인터렉션, 프로토타입 디자이너, 연구원을 찾고 있으니 많은 지원 바란다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긴 발표를 마쳤다.


혹시 미국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이 계시다면 지원해보셔도 좋을 듯!:)




이번에 제가 다녀온 MidwestUX 2018는 매년 미국 중부에서 열리는 UX 관련 콘퍼런스로, 올해에는 CURIOSITY(호기심), COLLABORATION(협업), INTEGRITY(진실성)의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UX를 발전시키는 데 도전한다는 목표로 시카고에서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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