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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MYO Sep 15. 2018

day 3. 성공하고 말 테다, 광클!

야오이 쿠사마 전시 티켓 구매하기

도착한 날은 짐 정리를 하다 보니 밤이 되었고, 둘째 날엔 클리블랜드 재단에서 지원금을 받아 'Creative Fusion 2018'을 진행하는 CNP(Cleveland Neighborhood Progress)의 Jennifer, Devonta와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다가 같이 마트에 다녀왔더니 바로 방전.

아직 시차 적응도 안 됐고, 너무 오랜만에 미국 영어 융단 폭격을 맞았더니 몸이 놀랐나 보다. 그래서 새 집과 친해질 겸 오후 내내 집에 있었더니 셋째 날엔 아침부터 나가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근질했다.


일단 정보가 없으니 구글 맵에서 검색. 찾아보니 집 근처 갤러리와 뮤지엄이 아주 많다!

마침 어제 Devonta의 차를 타고 마트에 다녀오는 길에 야오이 쿠사마(Yayoi Kusama)의 전시 홍보 포스터를 봤던 게 기억나서 검색해 봤더니 CMA(Celveland Museum of Art)에서 하고 있다.

가는 길을 검색해보니 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딱이다. 바로 준비하고 출발.

소문난 길치라 혹시나 길을 잃을까 싶어 구글맵을 열심히 보면서 걷고 있는데, 야오이 쿠사마 그녀의 시그니처 도트가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해서 구글 맵을 볼 필요도 없다.

신난다, 신나!

그녀의 전시는 서울에서도, 뉴욕에서도, LA에서도 봤지만, 일단 근처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생각보다 햇볕은 따갑고, 그늘은 없어서 잠깐 사이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CMA 앞에 도착.

그런데.. 잉?

Sold out? 벌써..?

그래.. 내가 점심시간쯤 왔으니까 그럴 수도 있지. 들어가서 안내 데스크에 물어보니, 내일도 Sold out.

이번 주 내내 Sold out.

그러면서 나에게 동그란 빨간색 카드를 내어 준다. 매주 월요일 아침 9시에 티켓이 오픈되는데 여기 와서 줄을 서는 것은 정말 좋은 생각이 아니며, 온라인에서 예매가 가능하니 시도해보란다. 그러면 하는 말이 굿 럭. 표정과 뉘앙스로 미루어 보건대 티켓을 예매하기가 쉽지 않나 보다.

갑자기 승부욕이 올라온다. 내가 스케줄에 표시해놓고 성공하고 만다. 광클!


그로부터 5일 후. 월요일 아침, 예약 시작 10분 전에 미리 맞춰둔 알람이 울린다. 사이트를 열고, 커피를 마시면서 화면을 쳐다보고 9시가 되자마자 클릭! 클릭!!

이런.. 정말 빨랐다고 생각했는데 40분을 기다려야 한단다.

10시에 미팅이 있어서 우버가 9시 50분에 같은 건물에서 지내는 다른 인터내셔널 아티스트와 나를 데리러 오기로 한 상황. 시간이 없다.

사진을 보면 상단 좌측에 민트색 로딩 바가 보이는데 사람이 걸어오는 모양새다. 나는 그를 보며 수없이 외쳤다. 이봐, 제발 힘을 내!


9시 40분에 예매 페이지 접속 완료. 9시 42분 로그인 완료. 9시 45분 결제 완료.

어라, 그런데 갑자기 사이트에 오류가 생겼다며 결제가 되지 않는다..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했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시도한 결과 9시 49분 드디어 결제 완료!!

결제가 되자마자 튀어 나가느라 기뻐할 틈도 없었지만, 이제 'Infinity Mirrors' 볼 수 있다!


 



다음 날, 클리브랜드 재단의 직원이자 우리를 직접 찾아내고, 연락을 주고받던 Joshua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Joshua 왈. 우리 재단이 클리블랜드에 있는 대부분의 갤러리와 뮤지엄에 상당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니 다음부턴 그냥 자기한테 편하게 말만 하면 된단다. 더불어 멤버십도 만들어 줄 수 있으니 말만 하란다.

(나는 아침부터 무엇을 한 것인가... 시간 맞춰 나가려고 7시 반에 일어났건만. 알고 보니 멤버십이 있으면 표를 미리 예매할 필요도 없단다. 사서 고생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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