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bnb의 디자인 부사장이 바라본 디자인 산업의 현 주소
이전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Airbnb 디자인팀에서는 디자이너가 어떻게 회사를 잘 이끌어가고 디자인 커리어가 어떻게 진화해나갈지 고민한다:
개인 공헌자(Individual contributors - 이하 IC)들이 - 특히 디자이너들은 - 시니어가 되면서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매니저가 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반면에 말이다. 좀 과감하게 말하자면, 이것은 그들의 능력이나 성과와 관련 있다기보다, 그들이 홀로 방치된다면 그들의 스킬이 점점 단편적(silo)으로 되고 전이(transferable)되기 어려움과 관련이 있다. Airbnb에서는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팀간 직위 체계를 같게 한다. 개개인 모두는 같은 직위를 갖는다. 개발이든, 제품이든, 디자인이든, 마케팅이나 영업이든간에 말이다. 각 그룹에서 주니어부터 임원까지 모두 같은 커리어 패스를 가진다.
IC를 매니저로 만들지 않고도 최고 레벨까지 승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매니지먼트는 승진이 아니다. 다른 트랙일 뿐이다. IC는 중간에 막힘 없이 계속 같은 일을 하며 승진할 수 있다.
이 규칙은 디자이너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다:
근속 기간. 디자인이나 개발 같은 제작(craft) 기반의 직군에서는 직원이 다른 사람들을 관리하는 대신 자신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많은 직원이 강제로 매니저로 전환될 때 직장을 그만둔다. 그렇지만 당연히 그들이 사람들을 관리를 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주어져야 한다.
함께 성장. IC를 더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우선순위 프로젝트에 참여시킴으로써, 그들은 개발이나 다른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직종의 동료들과 일하면서 더 성장할 수 있다.
선택적 직군 이동. 수평적 직군과 실무(on-the-job) 노출은 여러 직종간에 서로 배우며 전문적 스킬을 발전시킬 기회를 촉진한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는 시니어가 되어 가면서 개발이나 다른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다. 이런 전문성을 가지고 관심사나 스킬에 따라 ‘의자의 다른 다리’로 옮겨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제는 디자인을 다시 디자인할 때이다. 산업의 표준(Standards)이 될지 아니면 장애물(Stagnancy)이 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여전히 포토샵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것은 마치 연필이나 건축가의 작업테이블같이 디자이너의 확장된 손 같은 느낌이다. 근육 기억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선택하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우리가 지난 20년간 사용하고 유용하게 만들기 위해 애썼던 툴들 말이다.
우리는 우리만의 실험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새로운 디자인 툴을 시도하고 적용하는 역할의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Airbnb에서 우리가 디자인 팀이 규모에 상관 없이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개발 운영 팀과 비슷한 개념으로, 디자인 운영 팀에 투자하는 이유이다. 이 팀은 디자인 툴이 개발자 및 PM과 다른 직군 사람들이 그들의 일과 잘 맞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개발자와 시각 디자인을 이어주기 위해 디자인 운영팀은 스케치 플러그인을 개발했다. 이 플러그인을 통해 자동적으로 모든 디자이너가 항상 최신 마스터 스케치 파일을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되면 어떤 디자이너가 최신 파일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혼선을 피할 수 있다. 이런 점진적 개선은 다양한 기능의 팀을 서로 맞추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가 창의력을 발휘하고 작업할 시간을 확보해 준다.
당신이 만약 별도의 디자인 운영 팀을 둘 수 없을지라도, 여러 사람이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실행해보기 바란다. 통합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부터 차곡차곡 만들어가면 된다. 사람들이 같은 언어를 가지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금 하는 일들(conventions)을 가능한 많이 표준화해라. 새로운 디자인 시스템 뿐만 아니라 파일 이름을 통일한다든지, 어디에 저장하고 버전 관리를 어떻게 할지 등의 일상적인 일까지도 포함된다. 완벽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보다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이러한 종류의 통합과 규칙(discipline)은 우리의 디자인 랭귀지 시스템 (DLS) 의 초석이 되었다. 이것은 단지 상징적인 시각적 선택이나 패턴의 언어가 아니라,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같이 만들어가는 시스템이다. DLS의 주요 목표 중에 하나는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새로운 컴포넌트를 같이 만들고 이름을 지은 뒤에는, iOS, 안드로이드, 리액트 네이티브, 그리고 웹에 사용된다. 그것들은 모두 같은 이름으로 불리며 동작 방식도 동일하다. 회사의 누가 사용하든간에 말이다.
이 시스템들이 연결됨으로 인해서 여러 직군간 통일된 언어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은 커뮤니케이션을 도울 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이 디자인 프로세스에 더 많이 노출되도록 한다. 네이티브 컴포넌트 브라우저와 Airshots를 포함한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어떤 Airbnb 직원이라도 몇천개의 스크린에 바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들었다. 나의 동료들은 어떤 버전의 스크린이라도 원하는 언어와 기기에 맞게 볼 수 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보고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의 프로세스를 더 잘 이해하고 시스템을 더 견고히 할 수 있다. 이것은 병목현상(congestion)과 혼란을 줄이기 위해 디자인과 최종 제품간의 추상적인 간극들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노력은 구성원 모두가 그들의 일에 집중하며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툴을 테스트하는 실험을 하지 않는 것은 젊을 때부터 시작된다. 디자인 스쿨 졸업생들은 이런 툴들을 충분히 시도해보지 않는다. 학교에서 열심히 새로운 툴을 가르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대학원생들이 스타트업에 입사할 때 좌절을 겪게 될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이미 그들의 툴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디자인 스쿨은 다양성과 유연성을 준비시킨다는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많은 종류의 디자인 툴을 소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뿐이다.
디자이너들은 개발자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들은 툴과 개발 언어를 자주 바꾸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빨리 움직이기 위해서 그래야만 한다. 몇천명의 개발자가 공유된 코드 기반으로 한 떼의 물고기처럼 움직이고 서로에게 맞게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회사들이 있다. 우리는 디자이너로서 툴과 그 정도의 싱크를 맞추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존재하는 툴을 찾아 사용하거나 혹은 원하는 것이 없다면, 직접 만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실험정신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툴을 확장하는 것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지 표준화할 필요가 있는, 어떻게 보면 강제적인 일이다. 산업간 공통된 언어를 가지는 것은 디자인라는 직업을 형식화(formalize)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와이어프레임과 프로토타이핑이 있다고 하자. 그것들이 수정되었을 때는 - 하이 피델리티 와이어프레임이나 로우 피델리티 프로토타입같이 - 둘 간에는 일관성이 별로 없어진다. 같은 일이 목업, 모듈, 컴포넌트, 디자인 요소와 다른 많은 것들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회사마다 발생한다.
타이포그래피의 표준과 비교해보면 이렇다. 디자이너들은 가독성과 커닝(kerning)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공통성(uniformity)이 없다면,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업계 안에서도 자유로움이 없을 것이다. 직군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거나 잊어야 하는 것을 제외하고도 말이다. 우리의 직업이 발전하는데는 표준화된 언어(terminology)가 필요하다. Airbnb에서는,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방식을 표준화하는 작업도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직접 만들고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품을 만든다. 우리는 전 세계의 구글, 페이스북, IDEO 같은 회사들이 모여 디자인의 표준이 되는 언어와 라이브러리를 만들게 되길 기대한다. 우리는 그러한 대화와 협업이 일어나길 바라면서 우리의 디자인 철학을 나누기 시작했다.
디자인은 시각적이기 때문에 자칫 부드럽고 로맨틱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종종 색상과 폰트,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레이션에 너무 집착해서, 우리의 직업에 더 나은 지위(posture)를 줄 수 있는 토대가 있다는 것을 잊는다. 영화산업에서는 새로운 툴을 발표하는 컨퍼런스들이 있다. 새로운 기능과 프로세스, 혹은 하드웨어를 발표하고 나눈다. 내가 참석했던 디자인 컨퍼런스들은 영감과 창의적 프로세스만 토의한 것이 아니라, 툴이 어떻게 디자인 제작(craft)에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디자인은 균형있는(sober) 표준을 향해 갈 수 있다. 그 표준이 창조성의 자유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디자이너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 만큼 시스템을 만드는데 눈이 반짝인다. 그 사람은 개발과 다른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비록 디자인 프로세스에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말이다. 우리는 누군가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만큼, 실무 디자이너들이 그래픽을 iOS에서 사용하기 위해 몇 바이트의 용량이라도 줄이려고 벡터 파일로 자르는 것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소수의 디자이너라도 이런 업무 방식과 기술적 노하우가 흥미 있다는 것 발견하기 바란다. 그들의 회사와 우리 전체의 디자인 직업을 위해서 말이다.
마술같은 일 뒤에는 기재(mechanics)가 있다. 디자인의 미래는 둘 다에게 있다.
(There are mechanics behind the magic. The future of design relies on both.)
저자:
저자인 Alex Shleifer는 Airbnb 디자인의 VP다. Airbnb에서 디자인을 하지 않을 때는 괜찮은 개발자와 평범한 뮤지션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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