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디자인 회사가 '함께' 일하는 방식
공간을 디자인하는 일은 절대 사무실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는 멋진 3D보다도 실제 사용자가 머물게 될 공간의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장'이 중요합니다. 인테리어는 현장에서 출발해, 현장에서 완성됩니다.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조건을 이해하고 극복하며 공간을 만들어나갑니다.
그 현장의 완성도를 함께 책임지는 디자인오다의 '굿 파트너'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오랜 인연으로 함께하고 있는 협력업체들인데요. 동료로, 파트너로, 때론 사수이자 어른으로 함께해 온 분들을 모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INTERVIEWER 마케터 유
INTERVIEWEE 설비 김종필 사장님
PRE-COMMENT
디자인오다에서 설비 사장님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요.
설비 사장님과 현장에 가면 항상 웃음이 빵빵 터집니다.
보기와 다르게 섬세한 매력의 설비 사장님을 인터뷰로 만나보세요.
사장님은 이 일을 언제부터 하셨나요?
2003년부터로 기억해요. 제가 그전에는 IT 쪽 일을 했어요. 기업체 프로그램을 다루는 프로그래머였고요.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인테리어 실장인 친구가 제안을 줘서, 인테리어를 처음 시작하게 됐어요. 현장소장으로 출발해서 목공부터 모든 공정을 조금씩 다 배웠죠. (웃음) 그러다가 전문성 있는 분야를 하나 택하고 싶어서 설비를 선택하게 됐어요.
어떻게 설비를 택하게 되셨나요?
저희 아버지가 방수 쪽 일을 하셨거든요. 아파트 방수를 많이 했고요. 어릴 때부터 그런 일을 많이 봐왔고, 방학 때는 가서 아르바이트도 하다 보니까. 설비 일에 더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뷔페 쪽 일을 많이 했어요. 뷔페에는 주방이 있잖아요. 설비가 정말 많이 들어가거든요. 60평짜리 공간에도 주방 설비에만 작업 기간이 보름이 걸려요.
저희(디자인오다)와는 언제부터 일을 시작했는지 기억나세요?
아마 13년 정도 됐을 거예요. 강남에 있는 성형외과가 제일 처음 했던 작업 같아요. 그러고 용인이랑 전주의 큰 현장도 같이 들어가기 시작했고요.
저희랑 일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설계를 처음부터 다 해주니까, 사실 크게 힘든 건 없어요. 물론 중간에 요청사항이 들어와서, 설계를 바꿔야 할 때 힘든 부분도 있는데요. 변경이 쉽게 되는 일이 있고, 안 되는 일이 있으니까요. 잘 안 되는 일을 억지로 하려고 하면, 하자가 날 수도 있고요. 변경에 대처하는 부분이 조금 힘들어요.
전기팀은 저희가 쓰는 조명이 너무 작아져서 힘들대요. (웃음)
아, 물론 설비 쪽도 벽수전(벽에 고정해 사용하는 수도꼭지)이 많아져서, 그럼 당연히 작업하기 더 힘든 건 있는데요. 여긴 인테리어 회사니까 눈에 보이는 게 중요하잖아요. 마감 예쁜 걸 찾다 보면 (작업이) 힘들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감안해야죠, 뭐. (웃음)
그리고 저는 일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큰 재미를 꼽는다면, 새로운 걸 배우는 일이에요. 늘 인테리어에도 새로운 스타일이 나오잖아요. 처음 벽수전이 나왔을 땐 작업이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여러 번 하다 보니 이젠 쉽게 한단 말이에요. 앞으로 또 새로운 게 나오고, 그럼 또 배워가겠죠. 남들은 돈을 내고 배우는데, 저는 받으면서 배우잖아요. 얼마나 좋아요. (웃음)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로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디자인오다 사람들은 다 설비 사장님을 좋아해요. 설비 사장님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허허) 다들 그냥 편하니까 그런 거 아닐까요? 사실 제 생각이 그래요. 현장에서도 웃으면서 일하는 게 제일 좋잖아요. 물론 사람이면 당연히 화가 날 때도 있고, 짜증 날 때도 있겠지만, 화낸다고 바뀌는 건 없으니까요. 서로 이해하고, 웃으면서 일하는 게 좋죠.
평소에 현장에서도 화를 많이 안 내세요?
화내죠. (일동 웃음) 근데 왜 화를 내냐면, 감정적으로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이를테면 무언가 빠트리거나 실수했을 때 한 번씩 화를 내야 그 친구도 배울 수 있잖아요. 그래야 다음부터는 안 빼먹을 테니까요. 심하게 화 내진 않고요. (웃음)
예전에 저희 현장 디자이너 생일에 케이크 들고 사무실 찾아오신 적도 있었는데, 기억나세요? 그때 사장님께서 정말 섬세하시구나 느꼈어요.
아이, 그게 일부러 생일 케이크 주려고 사무실까지 온 건 아니고. 마침 사무실에 올 일이 있었는데, 카톡을 보니까 그 친구 생일이라고 떠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거예요. 지방에 있다가 생일이라고 막 올라오고 이런 건 아니고. (웃음)
저희와 같이 일하면서 좋은 점은 뭔가요?
도면을 보면 누구나 일을 바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체계적이에요. 만약 제가 고민이 생겨서 물어보면, 사무실에서 다 처리해서 방법을 마련해 오고요. 어려운 점에 부딪치면 서로 상의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아요. 현장 디자이너들도 다 착해요. 현장 분위기도 좋고요. 장난도 많이 치고. 작업자들끼리도 서로 편하니까 부딪치지 않고, 피해가면서 작업을 할 수 있고요.
10년 넘게 같이 일을 해오셨는데. 디자인오다가 10년 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같이 일하기 더 편해졌어요. 아무래도 회사도 더 체계적으로 바뀌었으니까요. 초창기에 같이 일할 때를 돌이켜 보면, 그동안 회사가 많이 커졌죠. 새로운 사람도 많이 들어오고.
디자인오다의 역사를 같이 보셨겠네요.
그렇죠. 사옥도 금방 짓지 않겠어요?
저희와 계속 같이 일하시는 이유가 뭘까요?
불러주니까 가는 거죠.
아뇨, 그치만(웃음) 사장님께서 먼저 같이 일하기 싫다고 하실 수도 있잖아요.
예전에 그런 이야기했거든요. 제가 디자인오다 일을 그만하는 날이 이 일을 은퇴하는 날이라고. 디자인오다와 같이 일하면서 저도 많이 배웠어요. 그래서 지금 다른 데서 일을 의뢰해도 거절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온 것 같아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