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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오다 Mar 20. 2024

인테리어회사에도 '일하는 방식'이 필요할까?

HOW WE WORK 01: 야근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HOW WE WORK 시리즈

: 공간 디자인 회사, 디자인오다의 일하는 방식 만들기


이 아티클은 이런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 디자인회사가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한 클라이언트
✔ 동종업계의 애환을 가진 사람
✔ 인테리어에 종사하길 희망하는 관련 전공 학생

  

   

  


  

STEP 1 : 

인테리어에도

일하는 방식이 필요할까?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앞다투어 '일하는 방식'을 만듭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우아한형제들에서 만든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이죠. 우아한형제들 사옥 곳곳에 붙어 있는 이 '일하는 방식' 포스터는 많은 기업들에게도 자극을 주었습니다. 이제는 기업 채용 사이트에서도 일하는 방식을 소개합니다. 예비 지원자들이 회사를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깊이 알 수 있도록 말이에요.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일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디벨롭시켜나가는 일은 정말 중요합니다. 바쁠수록 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일까요? 유독 인테리어회사에서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보긴 힘듭니다. 인원도, 시간도 꽉 채워 돌아가는 인테리어 디자인회사의 스케줄에 '일하는 방식 탐구하기'는 들어가기 조금 어려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디자인오다에서 일하는 방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건 역설적으로 '일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였습니다. 야근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업무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일을 끝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싶었죠. 어떻게 일하는 게 맞는지, 실질적인 필요에 의해서 치열하게 고민하다 보니 나왔습니다. '디자인오다의 일하는 방식'이요. 



출처: 우아한형제들 배민다움 / 당근(당근마켓) 채용 사이트



  디자인오다에서 일하는 방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건
역설적으로 '일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였습니다. 

 





  

  

STEP 2 : 

야근 없는 디자인회사를

만들기 위해

  

  

  대부분의 디자인회사는 야근이 많습니다. 그냥 몇 시간의 초과근무 정도가 아니라 철야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죠. 디자인오다 구성원 대부분이 동의하는 것은 "야근이 싫다! 저녁의 삶을 지키자!"였습니다. 그렇다고 일을 대충 하는 법은 없습니다.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더 효율적으로 일할 방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하죠. 


  야근 없는 디자인회사, 어떻게 가능할까요? 결론적으로는 '빠른 컨펌', '주니어의 빠른 성장'과 이를 토대로 한 '시니어의 관리업무 절약'이 필요했습니다. 반복되는 컨펌과 커뮤니케이션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일상적인 야근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실제로 없다시피 합니다. (솔직하게는 칼퇴합니다)



  그렇다면 주니어의 빠른 성장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야근도 없는데 말입니다. 첫째는 '자율성과 절대적인 지원', 즉 서포트 업무가 아닌 프로젝트의 전체를 보면서 일할 수 있게 하되, 도움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도자기 하나를 만들기 위해 3년 동안 마당 쓸기에서 시작하는 도제식 문화를 수용하는 대신에, 조종간을 잡은 비행사처럼 넓은 시야를 갖게 하고 어려운 부분을 도왔습니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데요.



새로운 마감재를 찾아서 필드리서치


  '좋은 인풋 심어주기'와 '편안한 분위기'가 첫째 방법을 돕습니다. 

  다른 업무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디자인의 영역에서 인풋이 없이는 그 어떤 좋은 아웃풋도 나올 수 없습니다. 주기적인 필드 리서치를 하는 이유인데요. 공간 레퍼런스는 화면 속이 아니라 실제 환경에서 경험하고, 보고 싶은 전시도 업무 시간 중에 보러 갑니다. 마감재 서치는 말할 것도 없고요.


  편안한 분위기는 필드 리서치를 통해서도 가능해집니다. 딱딱한 데스크 앞이나 회의실에서만 교류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 직원이 같이 압구정이나 성수동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소프트한 교류가 이루어지죠. 더해서, 업무 중에도 실수를 용인하는 유연한 분위기를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그래야 실수를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공유하고, 대처하는 방식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오다의 일하는 방식 ver.1


  이상을 정리한 것이 '디자인오다의 일하는 방식'입니다. 디자인오다 채용 사이트와 신규 입사자 온보딩 가이드를 통해 공유하는데요. 위 일하는 방식 5가지는 그저 있어 보이게만 꾸며진 내용이 아니라, 실질적인 필요와 고민 속에서 탄생한 산물입니다. 5가지를 합쳐보면 모두 한 가지 맥락으로 이어집니다.

 

   

  

   



STEP 3 : 

일할 시간도 없다는 핑계

  

  

  여기서 정말 핵심적인 방법은 일에 대해 '메타적인' 태도를 갖는 것입니다.


  흔히 일 잘하는 사람은 '메타인지'를 갖고 있다고 하죠. 메타인지는 쉽게 말하면 유체이탈입니다(!) 한 차원 높은 상태에서 자신을 객관화해 바라보는 인지능력을 뜻합니다. 일을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어려움이 생기는지, 지금 당장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들여다보는 태도. 그 태도를 전사적인 차원에서 가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디자인오다)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업무 방식을 체크하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졌습니다. '그냥 일할 시간도 바쁜데'는 핑계라고 생각하면서요. 일을 메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일은 영원히 점점 더 바빠집니다. 그래서 짬짬이 시간을 내어 업무 방식을 새로 다듬어 나갔습니다. 주기는 한 달에 1~2번, 전사회의와 시니어회의를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일을 메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일은 영원히 점점 더 바빠집니다

  



내·외부 프로세스 회의



  이 회의에서 명문화된 '일하는 방식 5가지'를 바로 뽑아낸 것은 아닙니다. 말을 번듯하게 정리하다 보면 일은 나중이 되기 마련이죠. 주로 논의했던 내용은 실질적인 업무 프로세스였는데요. 디자인 시안을 잡을 때 가장 효율적인 팀 구성과 컨펌 방식은 무엇일지, 클라이언트의 요청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반영하는 방법은 무엇일지 이야기하며 실제 프로세스를 변화시켜 갔습니다.


  약간은 괴로운 시간을 지나 디자인오다의 꽤 많은 프로세스가 변화했습니다. 더 나은 방향으로요. 그런 다음,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 가치가 무엇인지 정돈된 말로 표현했습니다. 다시 메타인지의 영역인데요. 지속적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가는 걸 보며 '머무르지 않고 변화한다'는 말을 뽑아냈고, 야근보다 효율화를 택하는 모습에서 '회사 밖의 삶도 중요하다'는 표현을 도출했습니다.


 

실질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논의합니다   /  사진: 디자인오다 미팅룸


 



  명문화된 '일하는 방식'은 방향설정의 역할을 합니다. 회사가 나아가는 것을 항해로 비유하면, 방향키의 역할이겠죠. 일하는 방식을 보기 좋게, 공유하기 좋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마치 유행하는 문화처럼 따라가기 급급한 것보다는 진정으로 나아지고 싶은 부분이 어디인지 확실히 아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단 5개의 원칙으로 정리된 심플한 업무 방식도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집니다! 특히나 야근을 피하기 위한 절실한 노력으로 만들어졌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하며. <인테리어회사의 일하는 방식 만들기>가 오늘도 불이 꺼지지 않는 어느 사무실엔가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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