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WE WORK 02: 위키툴로 협업하며 만드는 체계
이 아티클은 후편 인테리어회사의 노션 도입기:실전편으로 이어집니다.
HOW WE WORK 시리즈
: 공간 디자인 회사, 디자인오다의 일하는 방식 만들기
이 아티클은 이런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 노션 도입을 고려하는 회사
✔ 디자인회사가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한 클라이언트
✔ 동종업계의 애환을 가진 사람
✔ 생산성, 협업 키워드에 관심 있는 사람
디자인오다를 아는 사람들에게 종종 '체계적이다'라는 평을 듣습니다. 처음에는 저희도 의아했는데요. 1편에서 말한 것처럼 틈틈이 체계를 정립하는 회사의 기질, 그리고 표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J 성향 관리자들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체계적이라는 뜻일까요? 우리가 정리하고 싶은 체계는 무엇일까요?
디자인, 견적, 공정, A/S··· 사실 모든 부분에 체계가 필요합니다. 딱 잘라 어디가 체계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왜 체계적이어야 하는가'입니다. 인테리어는 팀 작업이고, 팀 없이는 절대로 혼자서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체계적으로 협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체계가 필요한 부분은 바로 '협업'인 거죠. 휘뚜루마뚜루 써놓으면 같이 일할 때 헷갈리거든요.
헷갈림을 줄이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들을 써봤습니다. (중간 생략) 그러다가 찾은 것이 '노션'입니다. 도입할 당시에도 노션은 꽤 핫했습니다. 여러 스타트업에서는 노션과 슬랙을 업무에 활용하고, 채용공고에 '노션 활용 가능자'를 우대한다고 쓰기도 하죠. 저희도 면접을 보다 보면 종종 개인적으로 노션을 쓰는 지원자들을 만납니다.
일단 써봐야 알겠다! 노션의 틀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카테고리를 잘 활용하게 될지 알 수 없어 초기에는 이것저것 써봤습니다. 미팅 회의록, 공지사항, 마감재 아카이브··· 이 메뉴들은 초기에 쓰다가 이제는 버려진 비운의 카테고리입니다.
미팅 회의록은 쓰기도, 보기도 영 불편했습니다. 인테리어 미팅은 도면이나 시안을 보며 이루어지다 보니, 텍스트로 된 회의록은 별 의미가 없었거든요. 처음에는 작성을 독촉하기도 했는데요. 자주 빼먹고, 안 쓰고, 안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협업툴은 힘 들이지 않아도 편하게, 자주 쓸 수 있어야 하니까요.
몇 번의 테스트 과정을 거치다 보니 노션의 장점과 단점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인테리어회사의 기준에서요.
○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 가능해 접근이 쉽다
○ 데이터베이스 기능이 잘 되어 있어서 프로젝트별 자료를 한 번에 모아볼 수 있다
○ 캘린더 기능으로 일정 관리하기 좋다
○ 때에 따라 외부 공유도 가능하다! (클라이언트 공유용)
○ 간단한 웹페이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채용 등)
● 즉각 내용 업데이트를 확인하기 어렵다 (즉시성이 약하다)
● 이미지 공유하기에 UI가 좋지 않다
● 처음 쓰는 사람에게 사용법이 어렵다
정리하자면 노션은 자료를 한 번에 모아보는 데 특화된 채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한 페이지의 표에 모아본다든지, 각 프로젝트마다 쏟아지는 평면도와 시안, 클라이언트가 보낸 요청사항, 현장 사진 등 방대한 자료를 모아보는 데 유용하죠. 이게 있으면 관리자와 설계 디자인팀, 현장 디자인팀이 각각 갖고 있는 자료를 모두 한 곳에서 공유할 수 있습니다. 보기 좋게 말입니다.
다만, 즉시성이 약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채널은 따로 이용하면서, 노션은 틈틈이 기록을 쌓는 아카이브용으로 사용합니다. 사용법은 자주 쓰는 기능을 위주로 내부 구성원만을 위한 노션가이드를 만들어서 교육하는데요. 특히 신규 입사자들에게는 OT와 함께 노션 교육을 진행합니다.
자, 그래서 여러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노션을 어떻게 쓰고 있을까요? 디자인오다의 노션 카테고리를 먼저 공개할게요.
○ 자주 쓰는 카테고리는 : 디자인 작업단계와 미팅 진행상황을 체크하는 "현장 모아보기", 클라이언트미팅·회의·촬영·연차·예비군훈련까지 각종 일정을 체크하는 "일정(종합)", 현장별 착공부터 완공까지 시기를 체크하는 "현장 캘린더"
○ 자주 쓰진 않지만 있으면 좋은 카테고리는 : 디자인오다의 로고, 서체 등을 모아보는 "브랜드에셋", 가끔 보면 유용한 자료가 모아두는 "자료조사 아카이브", 전 구성원이 월간 회고를 하는 "월간티타임", 비밀리에 내부 사진을 모아놓는 "사진창고"
STEP 3의 레슨런과 같이, 노션을 프로젝트 관리에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프로젝트를 누구나,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가 컸습니다. 프로젝트 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얻은 또 다른 효과도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를 엑셀처럼 활용하면 다양한 통계를 산출할 수 있게 되는데요. 특정 시기의 상담 건수나 평균 미팅 횟수, 월별 프로젝트 건수 추이를 뽑아낼 수도 있습니다.
업무툴 도입에서 중요한 것은 수정주의!
여전히 사용하기 편한 방식을 찾아서 노션을 수정해나가고 있는데요. 업무툴을 도입할 때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정하고 시작하는 것보다는 구성원들의 사용 양상을 지켜보며 유연하게 정리해 나가는 것이 더 좋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아티클 간단 요약
● 협업을 위해 체계가 필요합니다!
● 협업툴은 힘 들이지 않고, 편하게 자주 쓸 수 있어야 합니다
● 노션은 '프로젝트 한눈에 보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 처음부터 완벽한 세팅 X, 유연하게 수정해 가길 추천합니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진짜 실전, 노션의 구체적인 활용법도 궁금할 것 같은데요.
다음 편에서 디자인오다의 노션 일부를 떼어와 실제 사례와 함께 소개할게요.
이 아티클은 후편 인테리어회사의 노션 도입기:실전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