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명함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을까?
반갑습니다. 디자인팝(http://www.designpop.co.kr/) 대표 김민호입니다.
보통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꼭 비즈니스적 목적이 아니라도 명함을 건넨다.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면서! 아니면 회사나 자신의 일의 성격을 말해주면서! 내지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와 함께 간단한 목례나 정중한 인사를 하면서 명함을 건네는 것이 보통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식이다.
그런 명함을 서로 교환하는 이유는 누구라도 알고 있듯이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 하는 일과 위치를 기억해주길 바라며 시간이 지나서라도 내가 필요할 때 이 명함을 보고 꼭 연락해 줬으면 하는 그래서, 명함에 이름과 회사명, 직책, 직함, 연락처, 이메일, 팩스번호 등을 기입했을 것이다.
글을 쓰다 보니 지난날 놀라웠던 에피소드가 생각나 잠시 얘길 해보면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에 일본 회사들 중에서도 나름 큰 기업에서 의뢰가 왔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회사의 일본 현지 실무진들이 방문을 했고 나와 회사 총괄이사가 회의를 위해 참석해서 처음 명함을 건네는데 나이 많은 일본분이 명함 양쪽을 각각 두 손으로 잡고 90도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모습에 순간 당황했던 경험이 있었다. 더욱 놀라운 건 명함을 받고 보니 그분이 그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것! 비즈니스를 위한 파트너를 찾기 위한 정중한 예의를 보이는 모습에 너무 놀랍더라. 사실 그 이후부터 우리는 그 대표 이사와 같이 90도 인사를 하면서 명함을 건네고 있다.
필자 같은 경우 디지털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 고객사 미팅이 적지 않다. 또 공공기관이나 공모전 심사 또는 소속되어 있는 디자인 협회 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 역시 더러 있는 편이다. 특히 고객사에서 프로젝트 의뢰를 위해 첫 미팅을 하게 되면 일에 특성상 고객사의 관련부서 여러 명의 담당자들과 함께 미팅을 하게 되는데 같은 회의실에서 방금 서로 교환한 명함인데도 불구하고 데스크 위에 명함을 늘어놓으면 사실 누가 누군지 제대로 알 수가 없었던 경험이 비일비재하다.
사실 그렇게 받은 명함이 내 책상에도 4000장이 넘어 명함 앱을 사용해서 정리를 한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명함의 개수만 많아질 뿐 누가 누군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더라! 나만 그런가? 주변에 물어보니 모두 나와 비슷한 생각들!
그래서 그간 나름 자부심 가지고 오랜 시간 사용하던 회사 명함을 2018년 여름, 큰 맘먹고 리뉴얼하기로 결정하고 여러 고민과 상황을 종합해 본 결과 새로운 고객을 자주 만나고 또, 만났다고 모두가 당장 고객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특성 그리고 어쩌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향후 우리 회사의 고객이 될 수 있다는 특성을 고려할 때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나를 잊지 않고 기억시켜야 하고, 일을 참 잘하는 사람이나 회사라는 것을 각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표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내 얼굴을 넣는 것"이라고 판단하게 되었다. 물론 명함을 건네고 그 명함 안에 내 얼굴을 보면 처음엔 다들 웃는다! 어! 사진을 넣었네! 실물보다 너무 젊은데! 머 그런 생각이었으려나? 하지만 명함에 대한 히스토리를 조금 건네면 다들 맞다 그리고 공감된다는 표정으로 변하곤 한다.
또한 우리는 명함이 전달하는 정보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 들었을 때 상대방이 느끼게 될 보이지 않는 감성과 신뢰를 전달하기 위해 명함의 사이즈와 종이 선택 그리고, 종이 그램수 등을 순차적으로 조정하고 굉장히 다양한 샘플들을 제작해서 가장 최선의 것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유는 이번에 리뉴얼하면 또 많은 시간 회사를 대표하는 명함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명함 리뉴얼 후 주변에 새로운 명함을 받는 사람들의 반응이나 다시 내게 돌아오는 연락들을 보면 명함을 통해 나를 기억하는 유통기한이 기존보다 분명히 길어졌고 심지어 수주하는 프로젝트 금액이 높아졌을 만큼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회사에서 지급하는 명함은 그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의 명함이므로 자신의 생각을 따로 담기는 어렵겠지만 만약 프리랜서나 회사의 소속이 아닌 디자이너라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명함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그 명함에는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문구와 정보 그리고 컬러 등 개인 브랜드로써의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명함 한쪽에 여백을 두어 그 날 처음 만난 사람의 느낌이나 전하고픈 메시지를 간단히 단어로 적어 건넨다면 상대방은 예상치 못한 특별한 경험과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명함을 받고서 매우 기뻐하지 않을까!
끝으로 단순하지만 가치와 정보를 함께 전달해야 할 것!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나를 기억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그 사람 일 정말 잘하겠다는 믿음을 전달할 수 있는 명함이 비즈니스적으로 정말 좋은 명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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