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사회학_01
산업사회를 전후해서 발생한 산업디자인의 개념 확장에 새로운 지평을 제공해 온 것은 언제나 사회적인 현상과 변화들이었다. 산업혁명이라는 사회적 변혁이 디자인의 개념과 활동 무대에 전환적 기회를 주었던 것처럼, 오늘날의 사회적 변화들도 현재의 디자인 개념과 활동들에게 새로운 기회들을 자연스럽게 혹은 당연히 제공하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디자인은 그 과정과 목표와 대상 등 모두에 있어서 매우 광범위고 포괄적으로 사회학적 요인들과 연관되어 있다.
현대 사회학의 개념 역시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대두되어 왔다는 점에 비추어 디자인과 사회학의 태동과 맥락은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 강력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디자인의 역사 속에서 잠재된 사회학적 영향력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디자인의 개념, 디자인의 대상과 관계 등에 있어서도 디자인은 사회학적인 주요 주제들과 관련이 있는데 사회구조 및 사회변화와의 관계, 다양한 사회집단인 개인, 지역, 국가,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그리고 농업사회, 산업사회, 정보사회의 흐름 속에서 줄기차게 각각의 원인들과 결과로써 현상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산업디자인이 가장 발달한 20세기의 사회적 변화는 그대로 산업디자인의 속성과 위상에 반영되면서 우리가 오늘 처해있는 디자인 현장으로 우리를 왔다. 초기 디자인의 미학적 특질은 산업사회의 발전에 따라 공학, 혹은 경제학적 속성을 통해 성장해 왔으며, 오늘날에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솔루션으로서 새로운 책무를 부여받기에 이르렀다. 즉, 디자인, 디자이너 그 자체를 사회적 관계의 대상이자 수단으로 열길 수 있게 된 근거가 사회적 변화의 현장에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 등은 그동안에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던 전통적인 디자인의 역할과 개념, 관계에 있어 진일보하여 새로운 대상, 즉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 볼 수 있는 질문은, “과연 우리는 사회와의 어떠한 관계 속에서 새롭게 부여되는 디자인의 입지를 정립할 수 있는가?”, “오늘날 사회를 위한 디자인의 방향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 급속히 전개되고 있는 AI와 디자인 플랫폼의 다변화와 열려진 확장은 산업사회와 일상 속에서 디자인이 어떤 위상을 가지게 될 것인가. 직업적 변화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논제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그에 대한 비전은 물론 시나리오조차 어려운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로 인해 디자이너의 사회적 지위와 개인의 삶 또한 심각하게 영향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디자이너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요구는 있으나 디자이너의 요구는 수용되고 있는가 하는 관점도 중요하다.
이 글은 디자인과 사회와의 관계 짓기를 통해 과거, 현대, 미래로 이어지는 디자인의 변화를 조견하고 이것을 ‘'디자인 사회학'이라는 '발제'를 위한 타당성의 토대와 배경으로 삼아 보려고 한다. 가능하면 산업사회의 변화로 인한 디자인의 역사적 맥락을 논하는 것을 우선하고 다음으로 사회속에서 디자이너의 위상과 이슈들 까지를 논하고자 한다.
'디자인 사회학'시리즈 일부는 작가의 미완성 논제로서 수년 전 작성된 것을 재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