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도 독감처럼 매년 바뀐다
어릴 때 재미있게 보던 만화책이 있었다. 먼지만 한 크기로 작아져 사람 몸속을 탐험하는 이야기였는데, 그 안에서 신기한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한번 걸린 병을 몸이 ‘기억’한다는 것. 한 번 겪은 바이러스가 다시 들어오면, 면역 시스템이 바로 알아보고 빠르게 무찔러버린다는 개념이었다. 물론 모든 병이 그렇지는 않지만 어린 나에게는 꽤 충격적인 발견이었다.
하지만 독감 주사는 매년 맞아야 한다.
왜일까? 책에서는 몸이 분명히 기억하고 무찌를 수 있다고 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 중 하나는 독감 바이러스는 매년 ‘다른 모습’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걸린 독감과 올해 유행하는 독감이 다르니, 몸이 기억한 면역력만으로는 막아낼 수 없다.
나는 일상 속에서 이런 자연의 현상과 세상의 움직임을 연결해 생각하는 편이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도 같다.
경제와 투자의 환경도 매년 모습이 달라진다.
작년에 고성장을 이뤄낸 기업이 올해도 똑같은 흐름을 이어갈 거라는 보장은 없다.
“5년 동안 성장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다”라는 말은 예측일 뿐이고,
예측은 언제든 틀릴 수 있다.
2026년은 침체기다, 2027년은 호황이다… 이런 전망은 늘 존재하지만
누구도 매년 경제를 정확히 맞출 수 없다.
세상에는 매년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5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산업이 지금은 시장을 뒤흔들기도 한다.
투자의 세계는 늘 변하기 때문에, 과거에 좋았던 것도 바뀔 수 있고,
과거에 나빴던 것도 다시 기회가 될 수 있다.
10년간 꾸준히 수익을 낸 사람이 11년째에도 같은 성과를 낼까?
모른다. 그러니 누구를 맹신해 따라가는 일은 언제나 위험하다.
경제와 독감의 닮은 점은 해마다 다른 형태로 변한다는 것.
그래서 매년 새로운 마음으로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
30년 전에 쓰인 투자 철학이 지금도 인사이트를 주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
아마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세상은 바뀌고 경제도 바뀐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되,
그 철학이 언제든 수정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내가 존경하는 한 투자자는 5년 전에는 “비트코인은 절대 하지 말라”라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인터뷰에서는 “확신이 있다면 자산의 5% 이내라면 괜찮다”라고 말한다.
그 사이 기술도 변했고 환경도 변했기 때문이다.
독감에 걸리지 않으려면 독감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이건 바뀌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투자를 해야 한다.
이것 역시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