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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너마저 Nov 30. 2019

일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

일을 잠시 쉬면서 생각해보았다.

Jürgen  Klopp

저는 스페인의 레알마드리드, 독일의 도르트문트 팬인데요, 요즘은 클롭 감독이 이끌고 있는 리버풀이 참 부럽습니다. 현재도 프리미어리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작년엔 UEFA 챔피언스리그 챔피언이었고 올해도 유력한 우승 후보입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리중딱'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것을 되돌아보면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축구계에서 클롭 감독은 소위 '일 잘하는' 잘 나가는 젊은 감독 중 한 명 인데요. 포체티노가 토트넘을 떠나고 무리뉴 감독이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온 이 시점에서 위르겐 클롭 감독의 업적을 치하하며 과연 어떻게 일을 해야 일을 잘하는 것일까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스스로 동기부여하기


대부분의 유명 선수 출신 감독과는 다르게 클롭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리그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던 별 볼일 없는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11년을 마인츠에서 선수 생활을 했었고 은퇴 후 지도자 경력 역시 마인츠에서 시작했습니다. 마인츠는 독일의 대표 도시인 프랑크푸르트 옆에 위치한 독일의 작고 조용한 도시입니다. 한 번도 1부 리그로 승격한 적이 없었던 마인츠는 클롭 감독이 감독직을 맡은 이후 창단 99년 만에 처음으로 1부 리그로 승격했으며 유로파 컵에도 진출하는 출세를 이루어냅니다. 당시 클롭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 못지않게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중요하게 생각했는데요, 결국 필드위에서 뛰는 것은 감독이 아닌 선수들 본인이었기 때문입니다. 클롭 감독은 자신의 팀 상황에 맞게 2부 리그 팀에게는 1부 리그로의 승격을, 1부 리그팀에게는 UEFA컵 진출을, UEFA컵 진출 팀에게는 챔피언의 자리라는 동기부여를 통해 차근차근 전진한 결과 유럽 최고 클럽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모든 업무에 동기부여를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한 가지 일에 나만의 동기부여를 심어주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면 업무가 더 즐거워질 수 있습니다. '무엇으로부터 동기를 부여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자신만이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언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지 알고 있어야 효과적인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겠죠.

동기부여는 곧 자극과도 연결됩니다. 저는 아직 낮은 연차의 디자이너이다 보니... 업무에 있어서 동기부여는 '배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배움은 곧 긍정적인 자극으로 연결되어 좋은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인생의 풍요는 배움과 자극으로부터 온다'는 누군가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오늘 하루도 무엇을 배웠나... 생각해봅니다.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좋을 것


일을 잘한다 하면 당연히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도 포함되겠죠. 하지만 과정 역시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떨결에 얻은 좋은 결과가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내가 기대했던 성과를 낸다면, 큰 배움이 되고 다음에도 좋은 결과를 낼 확률이 높아지겠죠.

Gegenpressing

클롭 감독의 게겐프레싱이라는 전방 압박 전술은 수비마저 공격으로 승화시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전술로 독일 무대를 평정하고, 결국 유럽 챔피언이 되었죠. 단기 목표를 이루기 위한 무리수나 편법이 아닌, 자신의 방식으로 목표로 했던 성과를 이뤄냈기에 더욱 아름답고 주목받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들이 계획되고 디자인되어야 하는 대량생산, 자본주의 시대에서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는 말을 뼈저리게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만의 것, 나만의 방식'을 위해 얼마나 나를 소모하고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하게 됩니다.



#꾸준히 좋은 방향으로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건 정신병 초기증세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꾸준히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확인한다면, 어느 정도는 일을 잘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부럽네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꾸준히'인데요. 단기간의 노력이 아닌 긴 시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모든 자기 계발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운동... 무엇이든지 꾸준히 한다는 것은 절제와 포기 없이 해내기 어렵기에 더욱 가치 있는 것 같습니다. 

꾸준히 잘하고 있는 나이키 머큐리얼

우리가 평소에 좋다고 느끼는 브랜드, 서비스들은 대부분 짧은 시간 임팩트를 남기고 사라진 것이 아닌 오랫동안 좋은 인상을 주고 있을 겁니다. 고객의 수준과 취향은 빠르게 상승하기 때문에 이를 만족시키기란 그 보다 더한 노력으로 좋은 것들을 미리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혁신에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 나이키, 애플이 그랬고. 개코(최자 파이팅)가 그랬습니다.




#빨리 수정, 보완해서 완성에 가깝게 만드는 것


치즈의 위치를 주목하자

몇 해 전 구글 CEO가 키노트 연설을 시작하면서 햄버거 이모지에 대해 사과했던 일이 있습니다. 바로 구글의 이모지 햄버거에 치즈가 고기 밑에 있다는 오류를 바로잡은 건데요, "우리가 치즈 위치를 잘못 올렸다"라고 사과를 하며 키노트 연설을 시작했었습니다. 별것 아닐 수 있는 이러한 오류를 바로잡아 사용자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재미있는 사례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깎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 책 [방망이 깎던 노인] 중


이렇듯 아무리 완벽을 추구하더라도 오류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 같습니다. 앱스토어의 하루에도 수십 개가 업데이트 알림을 울리고 있는데요. 그 사유의 대부분이 '기타 버그 수정'인 것을 보면 여전히 대부분의 서비스는 완성에 가깝게 만들어가는 중인 것 같습니다. 이렇듯 치명적인 오류가 아닌 이상 빠르게 출시하고 보완해서 완성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 이 시대에 맞는 프로세스라고 생각합니다. 워낙에 기술 발전이 빠르고 사용자도 광범위하고 사용 환경도 각각 다르기 때문에 모든 오류를 잡아내기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완벽을 추구하다 골방에 방망이 깎는 노인으로 남는 일은 피해야겠죠?



#마무리하며


이것이 그 유명한...

몇 해 전, 굉장히 이슈가 되었던 우아한형제들의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을 되새기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아! 더 잘하고 싶다!




이미지 출처

https://www.nike.com

https://www.martiperarnau.com/differences-between-sacchis-klopps-and-guardiolas-counterpressing-concep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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