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빛 푸른 바다를 날다
꽃이 만발한 오월이었다.
나는 서울을 훌쩍 떠나 오키나와에서 바다가 보인 숙소에서 하루를 보냈다.
삶을 아프게 하는 것을 하나씩 치유하고 싶은 까닭이었다.
살다 보니 나와 다름을 인정해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알게 모르게 양가감정 안에서 힘들게 버티고 있는 나를 보았다.
문득 좀 더 솔직한 나를 만나고 싶었다.
부족하면 좀 어때.
많이 먹으면 좀 어때.
영리하지 않으면 좀 어때.
까칠하면 좀 어때.
완벽한 몸매가 아니면 좀 어때.
덜 예쁘면 좀 어때.
그래도 이게 나인걸.
거리에서 만난 앙증맞은 꽃들에서 당당한 자신감을 보았다.
어떤 이에겐 보잘것없는 꽃일지라도 말이다.
뭔지 모를 새로운 욕망이 내 안에서 스멀스멀 꿈틀거린 것만 같다.
기대해도 될까.
그런데 아무것도 확신할 순 없다.
요동치던 마음이 조금 평온해졌다.
바다가 들려주는 매력 때문인가 싶었다.
이런 날들이, 이런 잔잔한 시간이 참 좋았다.
좋은 사람, 좋은 친구도 만났다.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하루하루 감사함으로 사는 것밖에는.
그리고 생각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 줄 수 있는 사람이기를.
불현듯 심장이 쿵쿵하던 맑은 눈빛이 다가오나 싶더니
어느새 에메랄드빛 푸른 바다를 지나고 있었다.
안녕, 오키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