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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kless Jun 09. 2021

내 브랜드? 프리랜서 일? 안되면 다른 거 하지 뭐!

비트윈버쓰데이스CEO서아현 님

요즘 들어 특히 많은 직장인들이 고민하는 게 있죠.


"내 브랜드 만들어보고 싶다. 그냥 퇴사할까?"

"본업 외에 키워갈 만한 사이드 프로젝트는 없을까?


이 모든 걸 해내고 있는 분이 있어 만나보았습니다.


국내 최대 광고 대행사 출신 (6년 반)

한국적인 주제의 플라워 브랜드 비트윈 버쓰 데이스 론칭 및 운영 (3년 반)

다양한 마케팅 프리랜서 경력

갓 돌 지난 아기 엄마

현재 네덜란드 본사 외국계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근무 중


화려한 키워드를 가진 그녀, 비트윈 버쓰데이스 CEO 서아현 님의 이야기를 한번 만나볼까요?


   



국내 최대 광고 회사를 뛰쳐나오기까지.


"꽃, 난 진심이었거든."

대학생 때부터 꽃을 배우기 시작하며, 언젠가는 플라워를 메인 잡으로 해보고 싶었어요.

제일기획 입사해서는 틈틈이 플라워 전문 수업도 듣고, 취미로도 꾸준히 꽃을 놓지 않았어요.

구체적인 플랜이 있었던 건 아니고요, 그냥 생각나는 대로 했던 것 같아요.



회사에서 지인들 대상으로 2~3년 동안 틈틈이 무료 수업도 진행했었는데, 나중에는 40명까지 늘어났죠.

많은 광고 회사 사람들이 좀 색다른 걸 좋아하는데, 제 수업은 가장 많이 알려진 유럽 스타일 꽃꽂이가 아닌 특이하고 볼드한 꽃을 활용해서 인기가 좋았던 것 같아요.


이런 클래스를 통해 저도 모르게 트레이닝이 좀 되었어요.



일단 하자. 본격적인 꽃 브랜드 론칭


회사 다니는 건  언제든지 할 수 있잖아?

저는 너무 싫거나, 너무 좋거나 하는 성격이에요. 당시 꽃을 너무 하고 싶은데 다니면서 하기엔 회사가 너무 바빴죠. 지금 아니면 너무 늦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판단이 들었어요.


색다른 꽃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는데 몸도 마음도 젊을 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또 한편으론 회사 다니는 건 나중에도 언제든지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도 있었고요.


직장인으로 정착하긴 아쉽고, 잘되면 너무 감사한 일이지 않을까 했어요.

내 브랜드가 생각보다 안되면, 다른 거 하면 되지 뭐!라는 생각으로 그냥 실행했어요.

부족해도 그냥 시작해보는 거죠!


대신 스스로 불안함을 줄여줄 플랜 B나 C를 러프하게 생각해두었어요.

상황에 맞춰 여러 옵션을 막연히 생각했죠.



나만의 꽃 브랜드 론칭, 비트윈 버쓰데이스!

그렇게 해서 저의 꽃 브랜드를 론칭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적인 선과 공간, 색 그리고 사상으로 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그런 브랜드예요. 매일매일이 생일 같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Between Birthdays라고 네이밍 했어요.


선과 여백을 강조하는 침봉 어레인지먼트로 꽃의 아름다움은 물론 한국적 요소들을 표현하고자 해요.


처음에는 소소하게 클래스 위주로 운영했지만,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전시회 참여, 워크숍 등 규모를 키워 저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중입니다.

비트윈 버쓰데이스 (https://www.instagram.com/betweenbirthdays/)




나만의 보험, 사이드 프로젝트

하나에 올인하지 않기. 조금씩 발 담가 두기

비트윈 버쓰데이스를 론칭하고도 제 브랜드에만 집중하진 않았어요.

프리랜서로 다양한 마케팅 프로젝트를 동시에 의뢰받고 진행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마케팅 관련 파트타임, 프리랜서 일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광고 회사를 차린 선배님들이나 제일기획에서 같이 일하던 분들이 연락을 해주셨죠.


사실 처음에는 꽃만 하겠다며 거절했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도 하고(하하), 마케팅 업에 대한 감을 잃지 않는 기회일 수 있어서 특별한 계획 없이 시작하게 되었어요. 소셜 미디어, 브랜딩, 마케팅 번역 등 이런저런 마케팅 광고 관련 업무들이었고, 결국 지금 현재 미디어 몽스의 기회까지 만들어진 계기가 되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꽃 브랜드에 올인하지 않았던 이유는 솔직히 꽃 브랜드를 개인 디자인 철학을 지키면서 현 시장에서 얼마나 키울 수 있을지 불안감이 항상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만약 꽃 브랜드가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을 때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고요.



메인 잡 설정, 일의 우선순위, 그리고 타임 매니지먼트


"매번 다른 메인 잡 설정을 다르게 해요. 그에 따라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면 메인 잡을 설정하는 게 중요해요.

메인 잡은 그때마다 달랐어요.


서아현 님의 #desk


만약 비트윈 버쓰데이스의 전시나 워크샵이 잡혀있다면, 그게 큰 마일스톤이 되는 거고요. 그 사이사이 사이드 프로젝트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메인 잡의 우선순위를 확고히 가져가기 위해서 사이드 업무가 된 마케팅 업무들의 워크 스콥을 줄여나갔죠.


만약, 비트윈 버쓰데이스의 전시나 워크숍 일정이 잡힌 게 없다면, 심도 있고 큰 역할의 마케팅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식으로 조정했어요.


여러 가지 일을 하기 위해선 타임 매니지먼트도 굉장히 중요했는데요.

낮에는 제 브랜드 일에 집중하고, 밤에는 마케팅 업무를 주로 했습니다.

이렇게 구분이 되어야 결국 두 가지 일 다 놓치지 않고 만족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어요.



현재의 메인 잡은 마케팅이고, 플라워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되었네요.

현재는 비트윈 버쓰데이스 상표 등록을 마쳐 온전히 제 것이 되었지만, 현재의 메인 잡은 마케팅이고 플라워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글로벌 마케팅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거든요.


소중한 아이가 태어나며 아무래도 정기적인 수입에 대한 니즈가 생겼고, 또 마침 저의 이전 마케팅 프리랜서 경력들을 인정해주는 기회가 생겨 고민 없이 입사했습니다. 아직 갓 돌 지난 아기 엄마라 재택근무라는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했고요.


현재는 마케팅 업무가 우선순위에 있지만, 10년 뒤 플라워가 메인이 되는 시간이 분명히 올 거라고 믿어요. 또 일에 방해가 안 되는 선에서, 전시와 워크숍 위주로 꽃 일을 당연히 놓지 않을 거고요.


어떤 기회든 주어진 상황에서 유연하게 저의 러프한 계획을 계속 수정해나가면서 그렇게 살려고 합니다.




비트윈 버쓰데이스에 집중 vs 사이드 프로젝트


제 브랜드에만 집중할 때와 사이드 프로젝트들을 가져갈 때의 장단점은 참 명확한 것 같아요.

내 브랜드에 집중하기엔 미래가 불투명하긴 하지만, 그 말은 결국 더 크고 멋지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죠!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한다는 건 참 신나는 일이거든요. 제 것이기 때문에 온전히 내 시간과 아이디어들을 쏟을 수 있는 주체성이 생기죠. 흔히들 말하는 주인 의식을 갖고 일하는 게 아닌 진짜 내가 주인이 되는 거니까요!


다만 일이 들쑥날쑥한 부분이 있어서 매번 확실하지 않은 불안함이 공존하죠. 이건 경제적인 부분까지 연결되기도 했고요.


사이드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할 땐 항상 일들이 겹쳐있기 때문에, 일의 우선순위 위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피곤하기도 하고요 ㅎㅎㅎ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수입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느꼈습니다.



최종 목표

거창하게 세운 최종 목표는 없어요.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편은 못되거든요. 다만, 현재 회사를 다니면서도 작가로서의 포트폴리오는 계속 쌓아나갈 예정이에요. 예를 들면, 1년에 한 번이라도 꽃 전시회 갖기처럼요.



Deskless책상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업무 방식과 태도, 그리고 커리어 라이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Deskless 인스타그램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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