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eskless Feb 25. 2021

지속 가능한 삶과 커리어에 대하여

환경단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김민주 님의 지속가능한 라이프

#SustainableLife

저는 환경단체에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3년째 일하고 있어요.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다른 곳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국제환경단체의 한국 론칭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부터였어요. 지켜야 할 규정이 매우 엄격했는데, 그 이유는 모든 활동이 지속 가능한 기준을 지키느냐가 최우선 순위였기 때문이었어요. 환경에 전혀 문제가 없는 어떤 선물을 준비할 것이냐, 불가피하게 인쇄물을 준비하게 된다면 환경에 가장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무엇이냐, 단체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어떤 인사들을 초청할 것이냐 등이었죠.

이후 그 기억의 씨앗이 뿌리를 내려 제가 현재 소속된 환경단체의 '액티비스트'로 활동으로 이어졌어요. 시민 자격으로 특정한 환경 이슈가 발생했을 때 퍼포먼스에 참여한다거나, 특정 활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활동이었어요. 활동가로의 경험이 결국 직업 선택으로까지 이어진 케이스예요.


환경 캠페인을 계속 보다 보면 결국 하나로 귀결돼요. 과연 이게 우리 지구에 '지속 가능한 방식'이냐. 저는 이 일을 하면서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바뀌고 있어요. 이 지속가능성은 제가 업으로 삼고 있는 '환경'에만 제한하지 않게 되었어요.


내가 맺는 관계가 지속 가능한지, 내가 먹는 음식의 생산 방식이 지속 가능한 방식인지, 내가 이용하는 서비스가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시민을 위한 지속 가능한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지. 이걸 확인하는 과정은 표면적인 가치를 넘어서 그 이면의 가치를 보는 일이라고 봐요. 이런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많은 게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제 삶과 커리어가 이 세상에서 계속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한 땀 한 땀 공들여서 걸음을 내디뎌 보려고 합니다.




#BeMinimal

저는 물건에 정말 관심이 많았어요. 신박한 물건, 이쁜 물건, 안 써본 물건.. 뭔가 사서 써봐야 호기심도 충족되고 만족감도 컸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알게 됐어요.

우선 한번 쓰고 두 번 다시 한 쓰는 물건이 절반. 그리고 두어 번은 쓰지만 내 공간에서 갈 곳이 없이 구석에 박혀있거나 어딘가에 위태하게 널려있는 경우 그 절반. 내가 행복해지고 싶어서 사고 모았던 물건들이 나를 옥죄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돌아봤어요. 내가 하루 동안 어떻게 생활하는지.. 사실 먹거나 자거나 그리고 일하거나 놀거나.. 다 해도 필요한 진짜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은 10가지 정도밖에 없었어요.

예를 들어, 제가 업무 할 때는 맥북만 있으면 돼요. 나머지는 있어도 되고 없어도 크게 영향 없어요. 맥북만 있으면, 오피스에든 카페든 집에서든 차에서든 다 가능해요. 기본 문서 기반의 업무, 뉴스 확인, 화상 회의, 온라인 클래스.. 전부 다네요. 그렇게 물건 하나둘씩 없애고 나니 오히려 내가 하는 활동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먹을 때는 먹는 거에, 쉴 때는 쉬는 거에, 업무 할 땐 업무 하는 거예요.




#AtomicHabits

올해 일을 시작한 지 딱 10년 차가 됐어요.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업무를 하는 8시간 외에는 내 생활은 '업무 외 쉬는 시간'으로 퉁 쳐지더라고요. 근무시간은 9시부터 6시까지 지만, 사실 어찌 됐건 일 때문에 앞뒤로 영향을 받는 시간들이었죠.


바쁘게 출근을 준비하거나, 퇴근해서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무언가를 하거나. 갑자기 슬프더라고요. 나는 참 유희를 추구하는 소위 '호모루덴스' 였는데, 언제 이렇게 일이 내 삶의 중심이 되어버린 건지.... 그래서 하루하루를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을 시작했어요.


그때 존경하는 학교 선배님이 추천해준 책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이에요. 그 책에서 가장 와 닿았던 건, "작은 습관이 복리처럼 쌓여서 내 인생을 바꾼다는 것" 나름의 깨달음을 얻고 나서 욕심부리지 않고 작게 시작했어요.


하루 루틴은 운동 40분, 독서 20페이지, 필사 1페이지, 외국어 공부 30분, 개인 프로젝트 30분. 일기 1페이지. 이렇게 시작했고 일주일 루틴도 만들었어요. 일주일에 두 시간은 필라테스, 두 시간은 플루트 레슨, 두 시간은 청소로요.

루틴. 이게 나를 위한 '생활 설계도' 인걸 알게 된 거예요. 루틴을 지키며 살면 내 시간이 참 팍팍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내 하루, 즉 내 삶이 훨씬 풍요로워졌어요. 하루에 많은 걸 해낼 수 있고 더 많이 여유가 생겼고, 작은 성취가 모여 자신감도 회복됐어요. 해야 할 시간에 해야 할 것들을 마무리하고 나니, 이게 또 업무에 까지 더 집중할 수 있게 선순환이 만들어지더라고요. 




Deskless책상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업무 방식과 태도, 그리고 커리어 라이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Deskless 인스타그램을 확인해보세요.

작가의 이전글 #디지털노마드 4년차의 리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