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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워드 Aug 20. 2023

디지털 중독, <녹내장TV>를 낳다

안과의사 최재완이 40년간 가상세계에서 헤메어 온 이야기


저는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매니아였습니다. 정확히 팩트를 말하자면 게임광이었죠. 초등학교 때 프로그래밍은 잠시 배웠으나 여느 평범한 꼬맹이들처럼 곧 게임의 세계에 빠져 들었습니다.시작은 40년 전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님께서 사 주신 MSX 컴퓨터였습니다. 그때는 단순한 아케이드 게임을 주로 했었던 것 같습니다.

제 디지털 라이프의 첫 컴퓨터는 MSX 기종이었습니다


이후 애플IIe컴퓨터를 가지게 되었고, 역시 게임을 주로 했습니다. 다만, 게임의 장르가 좀 수준있게 바뀌었는데 롤플레잉게임이나 어드벤처게임으로 넘어갔습니다.

Apple IIe 컴퓨터. 스티브잡스와의 인연은 그때부터.


사실 중학교 2학년 때 고등학교 영어교재였던 <맨투맨종합영어> 5권을 두세번 읽고 영어를 어느 정도 레벨에 올렸던 것도 사실은, 전설적인 롤플레잉게임 <Ultima IV>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주로 영어 대화를 통해 게임이 진행되는데, 고어체의 영국영어 위주라 추가적인 공부 없이는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심각한 게임광이었던 저는 용돈의 대부분을 최신 게임과 그 게임을 구동하기에 충분한 PC를 업그레이드하는데 사용했습니다.

전설적인 Ultima IV. 애플의 대표적인 롤플레잉게임이다.


대학 진학 후 서울에 올라온 이후에는 디지털 중독이 더 심해져서, 주말은 용산전자상가에서 PC업그레이드 부품들을 사러 돌아다니면서 많은 용팔이(^^) 형님들을 만나 시장가격형성과 거래의 기본적인 기술들을 자연스럽게 배웠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다나와>같은 가격비교사이트 같은 것은 없었던 시절이라, 같은 제품이라고 해도 파는 가게와 점원에 따라 가격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순진한 호갱이라고 생각되면 마진을 많이 붙여 가격을 올려부르던 용팔이 형님들이 꽤 많으셨죠. 이런 분들일수록 말을 정말 잘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그때 경험 때문인지, 지금도 말을 너무 수려하게 하거나, 어떤 경우에도 본인 감정을 조금도 노출시키지 않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타입은 아닙니다.


의대 본과에 진학한 1996년 정도에는 인터넷과 포털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때부터는 스타크래프트 같은 리얼타임전략시뮬레이션 게임과 둠과 카운터스트라이크로 상징되는 FPS게임에 빠져들었습니다. 이때부터는 게임 말고 다른 부분에도 조금 관심이 생겼는데, 인터넷 검색과 동호회였습니다. 최신 게임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시적인 인터넷 서비스였던 하이텔을 시작으로 이후 한메일, 야후, 라이코스, 네이버 등이 등장했고, 정통 포털은 아니지만 프리챌, 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런 커뮤니티 포털은 특정 주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끌어모아 강한 연대감을 형성하고 공유된 지식과 교류를 바탕으로 더 큰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갔습니다. 당시 네츠고(netsgo.com)라고 개인용 홈페이지 구축 서비스에 올렸던 제 개인 홈페이지가 퍼스널 브랜딩의 시작이었습니다. 제가 올려 둔 게시물을 보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경험은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부산애서 올라온 촌놈에게는 온라인을 통한 개인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네츠고 이후로도 이후로도 싸이월드, 네이버 블로그 등으로 활동영역을 넓혔습니다.



안과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녹내장을 세부전공으로 택한 후에는 우리 나라 녹내장 환자들의 대부분이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 없이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경험많은 의료진이 있는 대학병원에서는 짧은 시간으로 인해서 충분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고, 녹내장 환자가 많지 않은 개원가 병원에서는 안과의사도 녹내장의 최신지식에 노출되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일반적인 교과서 이야기 정도밖에 못해주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교과서는 너무 어려웠으며, 신문 기사 등에서 전해지는 녹내장 관련 기사들은 너무 일반적인 이야기만 반복되었습니다. 이런 빈틈을 노려 거짓된 정보로 환자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유사의료업자들이 설치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녹내장 임상강사로 진료를 보다 보니 현실이 너무 답답해서 녹내장 환우회에서 환자들의 질문에 답글을 달아주는 활동을 몇 년 동안 했습니다. 갈수록 시간은 부족한데 비슷한 질문에 답을 다는 일이 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네이버에 있는 제 개인블로그에 유형이 비슷한 질문들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해 놓았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녹내장 전문의 최재완의 ‘만나, 보다’> https://bit.ly/3DI739Q )


네이버 블로그 <녹내장 전문의 최재완의 ‘만나, 보다’>


네이버 블로그의 세부항목들. 녹내장 환우회에서 질의응답했던 것들을 유사주제별로 분류해 두었습니다.


인천의 안과전문병원인 한길안과병원 의사로 취직한 이후로는, 온라인에서만이 아니라 제가 오프라인으로 실제 만나는 환자분들에게도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당시 병원의 홍보대사이셨던 가수 김장훈 님을 표지모델로 <김장훈과 함께 하는 녹내장상식사전>이라는 소책자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썼을때는 사람들이 잘 안 읽었는데 표지에 김장훈님이 들어가니 사람들이 읽기 시작했습니다. 반응이 꽤 좋았습니다. 그래서 당시 아이폰이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고, 이것을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원에 지원 요청을 하였고 그 당시로는 꽤 큰 거금을 도와부셔서 아이폰용 앱으로 만들었고, 첫 시도여서 그런지 언론에서도 주목해 주었습니다. (관련기사 https://bit.ly/44UEiCF)

김장훈과 함께 하는 녹내장 상식사전 당시 홍보 이미지


그런데 조사를 좀 해 보다보니, 전세계적으로도 당시 녹내장 환자용 앱이 나와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영어 초벌 번역을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하고, 최종번역 및 감수는 제가 직접 다 하고, 훌륭한 개발자와 함께 영문으로 된 <Glaucoma Handbook>을 만들고 앱스토어에 업로드하였습니다. 당시에 첨단 기능이었던 하이퍼링크 이동과 공유하기 기능까지 갖춘 제대로 된 앱이었습니다. 이번엔 규모가 더 큰 일을 벌였기 때문에 개발비는 나중에 앱을 팔아서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왠걸, 아무도 관심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전세계에서 최초로(!) 나온 녹내장 환자용 영문 앱이었는데 말이지요. 앱이 팔려야 개발비를 드릴 수 있는데, 난리났습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제가 만든 앱에 대해서 홍보하는 이메일을 직접 써서 녹내장 논문들에 있는 해외 저자들 (물론 대부분은 만난 적 없는 분들이죠!)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이런 좋은 앱이 있으니 환자들한테 안내해 주시고 좀 다운받아 달라, 의견도 달라 이런 내용이었을 거에요. 아마 적어도 100통 이상은 보낸 것 같은데, 딱 두군데에서 회신이 왔습니다.

초기 <Glaucoma Handbook> 이미지, 아시아경제 등 여러 매체에서 보도해 주었습니다.


한 분은 영국안과의사회 소속의 Robert Schertzer라는 분이셨고, <Trabeculectomy Advice Sheet 섬유주절제술 안내>라는 내용의 원고를 보내주셨습니다. 다른 한 분은 미국 뉴욕의 유서깊은 병원인 New York Eye and Ear Infirmary의 Robert Ritch 교수님이셨는데 녹내장 분야의 세계적 거장 중 한 분이십니다. 이 분은 <Doctor, I have a question 의사선생님, 질문 있습니다>이라는 원고를 보내주셨습니다. Ritch 교수님이 동양의 듣보잡 꼬맹이 녹내장 전문의가 보낸 스팸같은 이메일에 반응해 주신 것도 놀라웠지만, 보내 주신 원고의 내용을 읽어 보고서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환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최신지식을 쉽게 설명하는 내용들을 만드는데 선진국의 대가 의사들이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구나, 우리도 멍하게 있으면 안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분이 보내 주신 원고를 취합하여 <Glaucoma Handbook> 앱의 개정판을 업데이트했습니다.

개정판 Glaucoma Handbook의 메인 페이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이메일로 녹내장에 대한 정보들을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었습니다.


미국인들이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녹내장으로 실명한 재즈가수 레이 찰스의 이야기부터 시작했습니다. 파란 부분은 하이퍼링크 설정이 되어 있어 클릭하면 위키페이아로 연결됩니다.


이번에는 우리 앱을 ‘미국과 영국과 한국의 녹내장 전문의들이 공동으로 개발한 전세계 최초의 녹내장 환자용 모바일 앱‘으로 소개하는 홍보글을 써서 의학 저널이 아니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리뷰하는 사이트들에 보내었더니 좋게 소개하는 리뷰 기사를 여러군데서 써 주었습니다. (관련 링크 https://bit.ly/3OUGyEN)


그러고 나니, 그제서야 국내에서도 관심을 가져 주셨고, 학회에서도 저에게 이와 관련한 일들을 많이 제안주셨습니다. 이후로 2012 아시아태평양안과학회 홍보위원, 대한안과의사회 정보통신이사, 한국녹내장학회 정보통신이사 업무를 연이어 하게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현재도 대한안과학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온라인 안과학회 소식지의 프로토타입과 한국녹내장학회의 이전 홈페이지가 제가 기획해서 만들었던 소중한 작업물들입니다. 특히, 한녹연 홈페이지를 만들다가 알게 된 황영훈 선생님은 그때의 인연이 시작이 되어 지금 센트럴서울안과 녹내장 팀에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때 얻었던 교훈은, 곁에 있는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괜히 주변과 티격태격하지 말고, 나의 일을 이해할 수 있는 그룹을 찾아 인정을 받고 돌아오는 것이 더 부드러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권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 일로 지속적인 인연을 맺게 된 Robert Ritch 교수님께서는 이후에도 인연이 이어져 학문적인 부분에서도 저를 많이 이끌어 주셔서 평생의 멘토 중 한 분이 되어 주셨습니다.

Robert Ritch 교수님께서 2018년 아시아태평양녹내장학화 참석기간 중 특별히 센트럴서울안과에 방문해 주셨습니다.
진료실에서 Robert Ritch 교수님과 미니 심포지엄도 가졌습니다.
2022년 여름 뉴욕에 아들과 방문해서 Robert Ritch 교수님과 저의 제자이자 Ritch 교수님의 제자인 박성철 교수와 저녁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이후 2011년에 서울 용산구에 센트럴서울안과를 개원했습니다. 개원 초기 몇년은 휴가 갈 시간도 없어서 디지털 같은 것은 별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지냈습니다. 특히 녹내장 환자들은 생각보다 대학병원 선호현상이 심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5년에 옆 상가에서 발생한 화재로 병원 시설과 장비 전체를 다 폐기하고 새 출발을 해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남들보다 개원도 늦게 했지만, 몇 년만에 모든 것을 날려먹고 나니 미래가 암담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희를 믿고 따라준 병원의 구성원들과 환자분들 덕택에 화재 3개월만에 새 시설과 새 장비들로 단장을 하고 재개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의사로서의 인생을 좀 더 진지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든 생각이 ‘이제 속도가 중요한 시기가 왔다!’는 것이었고, 제가 가장 익숙한 디지털 시스템을 다시 잘 써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 채널을 녹내장 환자들과의 소통에 이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녹내장TV> https://youtube.com/@TV-ju5wt 는 제 개인 지메일주소로 유튜브 채널을 2014년 개설한 것이 전신이었습니다. 주로 제가 학회에 가서 발표한 자료들을 녹음해서 업로드하였습니다. 병원행사가 있을 때에는 제가 직접 핸드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iMovie로 직접 편집해서 업로드하였습니다. 물론 일반인들한테는 재미도 없는 학술적인 내용에다가 영상이나 편집도 완전히 아마추어 수준이었기 때문에 구독자도 몇십명 수준이었고 개인적인 자료보관함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영상은 점심시간에 진료실에서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고, 내용은 미리 공부하고 정리해 온 대본을 보면서 녹화했습니다. 초기 영상들을 보면 보통 잘 쓰지 않는, 얼굴이 매우 크게 나오는 구도로 찍은 영상들이 있는데, 시끄러운 진료실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찍다 보니 그런 구도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채널 이름도 <녹내장TV>로 채널 이름을 바꾸고 도메인 주소(http://www.glaucoma.tv)도 구입하였습니다. 이후 올린 첫 영상 <녹내장의 예후, 사람마다 다를까?> https://youtu.be/RiXem9Nakf0  는 대한민국 녹내장 전문의가 만든 첫 유튜브 영상이라는 상징성이 있었기 때문인지 폭발적인 조회수 (현재 83만명)를 기록하였고, 이 일을 하는 보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녹내장TV>로 채널명을 바꾼 후 처음 업로드한 영상 <녹내장의 예후, 사람마다 다를까?>. 현재까지 조회수 83만회를 기록 중이다.


2019년에 김미진 원장님께서 저희 센트럴서울안과 녹내장 팀에 합류해 주시면서 저희 둘이 의기투합하여 녹내장 환자들을 위한 제대로 된 녹내장 관련 의학정보 영상 백과사전을 만들어 보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당시에는 구독자가 300명 수준이었습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조금씩 영상들을 쌓아나갔습니다.


2020년부터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지구촌을 휩쓸고 지나간 코로나19가 우리나라도 덮치면서 사람들끼리 만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저희 센트럴서울안과의 발전의 원동력은 사람들 사이의 소통이었는데 맨투맨 소통이 금지되어 버렸으니 저희는 매우 당황하였습니다. 예전에는 20명 정도는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같이 모이는 것이 불법이 되어 버렸지요. 그래서, 이때부터는 아예 소통의 구조를 온라인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소음 없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방음이 되는 공간이 필요했고, 지하에 3평 남짓한 매우 작은 공간에 방음설비를 한 작은 회의실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들고 나니 그래도 한 화면에 억지로 2명이 앉아서 방송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여기에서 김미진 원장님과 제가 함께 여러가지 녹내장 의학정보 클립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내용과 형식도 너무 지루한 방식보다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많은 분들이 <녹내장TV>에 보내주시는 관심이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희 병원에 다니시는 녹내장 환자분들에게는 주요 영상들은 문자로 전송해 드리는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지하 회의실을 <녹내장TV> 간이 스튜디오로 사용하던 시절 촬영한 영상


그리고 2년 전에는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그때 운영지원센터를 새로 만들고 가장 중심이 되는 위치에 라이브방송까지 가능한 원내 스튜디오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회의실 수준의 공사가 아니라, 완전방음이 되는 프로페셔널 스튜디오를 만들어야 했기에 다른 유명 스튜디오 시스템들을 참고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경제 채널인 <삼프로tv https://www.youtube.com/@3protv> 스튜디오와 홍혜걸 박사님의 <의학채널비온뒤 https://www.youtube.com/@aftertherainkr> 에서 도움을 주셔서, 기획실장님과 함께 스튜디오를 견학하고 자문을 얻어 저희에게 적합한 모델로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녹내장TV> MC 오다운과 김미진 원장이 방송을 진행 중
<녹내장TV> MC 오다운과 황영훈 원장이 방송을 진행 중
<녹내장과 커피 편>. 딱딱해지지 않도록 커피의 종류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네요.
최근에 큰 화제를 모았던 <시신경을 살리는 유산소운동>편. 어려운 내용이었음에도 매우 많은 분들이 짧은 시간 안에 시청해주셨습니다. 링크 https://bit.ly/3OpLi3z


저희 스튜디오의 정식 이름은 <스튜디오 이음 Studio E:YEm>입니다. 눈 전문 (EYE) 미디어(m)이면서, 병원과 고객들을 가상의 공간에서 ‘이어주는’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병원 공식채널인 <닥터스TV>이외에, 저희 녹내장 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녹내장TV>의 제작이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 이외에도 원내 구성원 교육도 온오프라인 동시에 시행할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 이음>에서 병원 구성원들에게 녹내장 강의를 하는 황영훈 원장. 강의는 라이브로도 송출되어 현장에 없는 구성원들도 모바일로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이후로는 기획실장을 필두로, 영상전문 PD, 방송작가, 디자이너, 정보전달전문가, 전담MC까지 한 팀으로 많은 일들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녹내장TV>는 정기적인 라이브 방송을 포함해서 다양한 주제와 형식으로 대한민국의 녹내장 환자들이 가장 최신의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로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황영훈 원장님께서 합류하시면서 저희 채널은 더욱 심도깊은 내용을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미 시청횟수가 150만 뷰 이상이고, 구독자 수도 얼마전 1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얼마 전 구독자 10,000명이 넘었다는 축하 메시지를 유튜브측에서 받았습니다.


1만명이 일반 유튜브 채널로는 매우 미미한 숫자이지만, 전문적인 질환만을 다루는 채널이라고 하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구독자 수와 업로드된 영상의 갯수를 기준으로, 국제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채널과 비교해 보면, 미국의 녹내장재단(The Glaucoma Foundation)이나 호주녹내장학회(Glaucoma Australia)는 <녹내장TV>가 이미 추월했으며, 녹내장연구재단(Glaucoma Research Foundation)를 추격해 가는 중입니다.


녹내장이라는 질환군은 수십가지의 원인이 다른 다양한 질환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후도 다르고, 치료방법도 다릅니다. 너무 과장된 정보로 환자들을 불안에 빠뜨려서도 안 되고, 너무 가볍게 생각해서 진행하고 있는데에도 기존 치료방법을 고수해서도 안됩니다. 매우 치열하게 변화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국제학회에 참가해서 해외의 의사들과 교류하고 경쟁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녹내장TV>는 국내의 녹내장 환자들을 위한 자료축적과 소통을 계속 진행함과 동시에, 영어권의 환자들을 위해 반응이 좋았던 영상들의 영어 버전 제작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녹내장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제공 이외에도 정서적인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이라던지, 공감과 위로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도 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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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원래는 짧게 몇 줄 쓰려고 했는데 두서없이 길어졌습니다. 저는 디지털 세상이 차가운 세상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아날로그 세상에서는 물리적 시간적 한계로 인해 모두가 혜택을 입는 것은 불가능하였던 많은 일들이 디지털 세상에서는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에서는 치료기술 뿐 아니라 정보전달기술의 디지털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전문적인 수준의 의료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많은 수요에 비해 공급자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가 제공하는 의료지식은 환자들이 어떤 치료 옵션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정보의 접근성을 보다 평등하게 만들어 주고, 구성원들이 빠른 속도로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시너지효과를 내어, 고객들이 필요한 것을 더 빠른 속도로 공급할 수 있도록 만들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계점도 있습니다. 먼저, 어떤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운영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칼을 강도가 잡으면 살인무기가 되고, 외과의사가 잡으면 사람을 살리는 도구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의 장점과 단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기술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은 사람들이 직접 들어가서 맨투맨으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따라서, 디지털 세상이 세상의 트렌드가 되어갈수록, 시스템을 만들고 운용하는 그룹은 특별히 인문적인 소양과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합니다.


어린 시절, 게임중독으로 시작된 저의 디지털 중독은 이제는 제가 녹내장전문의로서 하고 있는 일과도 뗄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혼자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있고, 기존의 사람들도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강력한 팀으로서 녹내장 환자들을 위한 더욱 멋진 일들을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년 8월 6일

<녹내장TV> 설립자 최재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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