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의 속도

짧은 글

by 그래도

두 살 아기에게 일 년은

자기가 살아온 해만큼의 삶이다.

그래서 그 일 년의 시간은

그만큼 자신에게 새롭고 버거운 시간이다.

자기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기는 자꾸 운다.


일곱 살 아이에게 일 년은

자기가 살아온 해의 칠 분의 일이다.

당황스러운 시간들을 보낸 후

이제 뭔가 좀 알 것 같다.

스스로 해낸 일에 자부심이 생긴다.

그래서, 사진 좀 찍자 하면 자꾸

승리의 'V' 자를 그린다.


열다섯 살 아이에게 일 년은

자기가 살아온 해의 십오 분의 일이다.

나름 경험이 쌓여서 이 정도쯤이야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자기중심이어야 한다.

그래서, 문 닫고 방에 들어가

자기 세상을 만든다.


스물일곱 청년에게 일 년은

자기가 살아온 해의 이십칠 분의 일이다.

이제 지난 시간을 조금씩 돌아보기 시작한다.

그만큼 후회와 기대의 시간이 생겨난다.

그래서, 새로운 일 년마다

여러 가지 일 들을 삶에 꾸겨 넣는다.


마흔아홉 중년에게 일 년은

자기가 살아온 해의 사십구 분의 일이다.

그만큼 시간이 점차 빠르게 흐른다고 느낀다.

일 년은 이제 특별히 새롭거나 버겁지 않다.

그래서,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을

구분하기 시작한다.

























매거진의 이전글프리지아 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