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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 자연녹지에 아파트가 웬 말?

이 곳, 태릉을 두 발로 걸어본 적은 있는지 묻고 싶다.

by 예신

태릉에 아파트를 짓는다고 하네요? 이곳에 한 번이라도 와봤으면 그런 생각 못할 텐데요. 국민 청원이 열렸습니다. 자연 녹지를 지키고 싶으신 분들은 청원을 해주세요. 여기 골프장에 자연 공원을 만들면 좋겠어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공원으로 후대의 아이들에게 남길 수 있게요.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0989


서울에서 별내로 이동하는 도로에는 플라타너스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의 하나죠. 이곳 플라타너스의 키는 제 키의 한, 음... 글쎄요. 한 30배? 40배? 뭐, 여하튼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이 곳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ㅋ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가리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을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그렇죠. 제가,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고 할 수 있는 길입니다.

출처: https://cafe.naver.com/hotellife

그 플라타너스 길 옆에는 경춘선 숲길이 있어요. 사람들이 두 발로 걸어 다니고, 혹은 자전거로 라이딩할 수 있는 길이죠. 오래된 역사(정거장)가 있습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기차가 다녔었어요. 땡땡댕~하는 종소리와 함께 차단봉이 내려오면, 자동차가 서서 기다려야 했죠. 그 모습을 처음 봤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시골도 아닌 서울에서 그런 광경을 볼 거라곤.. 생각도 못했었어요. 지금은.. 경춘선 숲길, 즉 공원이 되었습니다.

출처:https://cafe.naver.com/peacehue/

숲길 옆에는 실개천이 흐릅니다. 물론 깨끗한 물을 자랑하진 않아요. 아시다시피.. 깨끗한 물은 이제 인제(강원도) 정도는 가야 만날 수 있잖아요? 그래도 이 곳에는 오리도 날아옵니다. 가끔 백로(?) 같은 길쭉한 애들도 있어요. 당연히 물고기가 있다는 말이죠. 제 둘째는 이런 오리들을 좋아해요.. ^^

출처: https://cafe.naver.com/northjr

경춘선 숲길은 산책하기에 그만입니다. 4계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모두 아름다운 길이죠. 철길 끝의 소실점을 향해 걷다 보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babonara99

경춘선 숲길의 중간 즈음에.. 태릉 골프장의 진입로가 있어요. 이 진입로도 제가 사랑하는 길 중의 하나입니다. 아래 사진이.. 좀 흐릿하네요. 숲으로 둘러싼 길을 따라가면 골프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jupiterhsm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만들어진 골프장이에요. 그러니까.. 음 몇 년 전이죠? 한 50년 전 정도 되겠네요. 나라와 함께, 겨레와 함께.. ㅋ 예전엔 그랬죠. 50년이 넘은 곳이라.. 아주 오래된 노송들이 있습니다. 멋들어지죠.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jupiterhsm

골프장의 전경입니다. 아쉽지만, 저는 여길 들어갈 수가 없어요. 영관급 이상의 장교와.. 일부 쩝, 뭐.. 그런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도 여기 한 번 들어가 보고 싶다.. 는 생각만 했어요. 서울에 있는 골프장이라니.. 대단하죠. 이 비싼 땅에..


어떤 분이 그러더라고요. 어차피 일부 군인들만 쓰는 곳인데.. 아파트나 짓자!


전,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아파트를? 제정신일까? 여길 한 번 걸어봤나? 이곳에?


이 곳을 모든 사람이 쓸 수 있는 자연공원을 만든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훌륭한 공원이 될 터인데. 공원을 만들겠다.. 마음만 먹으면, 그저.. 철조망만 걷어 내면 되는 것인데..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jupiterhsm

꽃 피는 봄이었나 보네요. 이곳의 필드에 이렇게 아름다운 벚꽃이 만발한 걸 보니깐요.

출처: https://blog.naver.com/peterk0226

호수도 있네요. 경춘선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골프장 안 쪽에 호수가 보여요.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한 번도 제대로 못 봤네요. 공원을 만들면, 저도 제 아이들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그들의 아이들도 모두 볼 수 있을 텐데요.

출처: https://blog.naver.com/peterk0226

잔디와 꽃, 멀리 산이 보입니다. 블로그에서 퍼왔는데, 정말 사진을 잘 찍었네요.

출처: https://blog.naver.com/peterk0226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이렇게 만들겠다니요? 전 세계에.. 이렇게 토나는 경관이 존재할까요?

출처: 연합뉴스

혹자는 말합니다.

노원구에 임대아파트가 들어와서 반대하는 거 아니야? 하고요. 대답할 가치가 없네요.

또, 혹자는 말합니다.

아파트 가격 오르고 좋잖아? 대답하고 싶지 않지만... 여기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공원이 들어오면, 훨씬 더 많이 오를 겁니다, 하고 눈높이에 맞춰서 답해주고 싶네요.


저는 반대합니다. 그래서.. 반대했어요. 국민 청원에..

이 나라에서 정치하시는 분들은.. 제발 자기만 생각하지 말고, 미래의 아이들을 생각하시기를.. 하고 빌어봅니다. 내가 손해 좀 보면 어떻습니까? 아니죠..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이득이죠. 손해가 아닙니다.


아래 링크 따라가시면.. 청원할 수 있어요.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0989


참고하시라고, 태릉 주변 생태에 대해서 기고한 글 링크도 겁니다.

http://m.ecomedia.co.kr/news/newsview.php?ncode=106560964484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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