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있으면서 여러 곳의 한인교회에 다녀봤다. 독일 한인교회, 스페인 한인교회, 런던 한인교회, 브리스톨 한인교회. 그 중 가장 오래 다녔던 브리스톨과 런던 한인교회 중심으로 소개해 보겠다.
한인 교회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좋은 곳이다. 물론 나는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 교회에 다녔지만 그 밖에 유용한 정보들을 얻는 다든지 다른 혜택도 많이 봤다. 보통은 나보다 오래전 정착하신 분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거나 궁금한 점이 있을 때마다 많이 물어보곤 했다. 하다못해 주변 맛집이라도 소개해 달라고 하면 맛잘알 분들이 여러 식당들을 소개해줬다.
아무래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겠다. 학교에 가면 학생들과의 만남이 대부분이지만 교회에서는 직장인, 워홀러, 교포, 여행객 등 여러 사람들을 보고 대화할 수 있는게 좋은 점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영국에 어렸을 때부터 와서 자란 교포 친구들에게 영어에 대해 많이 질문하곤 했다. 영어를 쓰다보니 다른 자아가 생기는 느낌이라던지 하는 것들 말이다. 나보다 훨씬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한 주제를 놓고 대화하면 매우 배울점이 많다.
교회 다니시는 분들 중에는 한인 마켓이라든지 사업을 하시는 분도 있기 때문에 일자리를 구할 때 물어볼 수도 있다. 내가 아는 분은 목사님이 연결해주셔서 어느 성도분 집에 싸게 렌트를 구해기도 했다. 이런 혜택들이 교회가는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면 받고 또 거기서 베푸는 법을 배우게 된다면 그 또한 좋다고 생각한다.
한인 교회에서는 맛있는 한국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매주 식사를 같이하고 설거지하면서 얘기 나누는 시간은 나에게는 휴식이었다. 남을 섬기는 법을 배우며 나도 무엇인가 할 수 있어 기뻤던 시간이 많이 있다.
물론 처음 교회에 나가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쉽지는 않다. 아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면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관심 있게 다가가고 부딪히며 관계를 맺는 것이다. 그렇게 한명한명 알아가다 보면 점점 교회가 편해지고 사람들과 정을 쌓으며 즐겁게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 같다.
해외에서 신앙이 깊어지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나도 한국에 있었을 때보다 여기서의 모임이 더 깊다고 느꼈다. 아마 많은 학생들이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타지에 나오게 되어 더 하나님을 의지하게 돼서 그러지 싶다. 나는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하나님을 많이 의지했고 또 사람들과 교제하며 믿음이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런던 교회에서도 그랬지만 브리스톨 교회에서는 셀모임이라는 것을 했다. 5-6명 그룹으로 모여 한 주간의 삶을 나누고 서로 어려운 일은 없는지 같이 기도해주는 시간이 있었다. 그렇게 한주 한주 내 힘든 일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어 좋았다.
여러 나라의 한인 교회를 다니며 각 나라 특색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독일에서는 예배드리는 시간부터 점심식사 후까지 모든 것이 질서정연한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식사 후 각자 설거지 하거나 청소를 하는 등 맡은일을 하는 게 마치 기계장치의 톱니바퀴 굴러가듯 딱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스페인에서는 예배부터 모임까지 열정이 넘쳤다. 서로 뜨겁게 환영하고 예배 후에도 같이 놀러가거나 시간을 보내는 등 사람들 간의 정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영국에서는 딱 그 중간인 느낌이다. 절제된 예배. 절제된 만남. 서로간의 예의를 지키지만 그 속에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 한국에서 처럼 뜨겁게 모이고 나누는 느낌과는 다를 수 있다. 아무래도 다른 나라에 있다보면 거기의 문화를 닮아가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영국물을 많이 먹었으니까. 하지만 방식이 어찌됐든 그 사람들 속에 있는 진정한 마음을 보게 된다면 서로 더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교회에 다니며 아직 부족하지만 스스로 성장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느낀다.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도 남을 섬기는 법을 많이 배우곤 했다. 점심 식사 후 항상 먼저 설거지를 하려고 한다든지 차량으로 다른 사람들을 태워주기도 하고, 또 목사님과 집사님들은 자주 청년들을 초대해 집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먹이곤 하셨다. 나는 정신적으로 너무 어렸기 때문에 '왜 저렇게까지 할까' 의문이 들었을 때도 많이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아마 그분들은 나누는 기쁨이 뭔지 알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영국 사회는 차갑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 속에서 한국의 정이 그리울 때 교회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도움을 받다보면 스스로도 도움 주며 기뻐하는 게 뭔지 알게되고 영혼이 성장하게 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