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영국 교회

by 류대선

영국 교회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영국에서는 3곳의 교회를 다녔다. 그 중 첫 번째 교회가 Church of England, 성공회였다.


장로교 교회를 다녔던 나는 꽤 새로운 경험이었다. 작은 마을에 있던 교회였는데 성도분들이 많지 않았다. 또 대부분이 노인분들이었다. 영국에 기독교인 수가 감소한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목사님은 80세가 넘으셨었다. 놀랍게도 아직 정정하셨다. 빼빼 마르신 몸으로 말씀을 전하고 예식을 하셨다.


내가 어학연수로 처음 영국에 갔었던 때였기 때문에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예배를 드리며 서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난 왜 이렇게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교회에 와 예배를 드리고 있을까. 하지만 다른 한국교회가 없었고 작은 시골마을에 있던 나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꾸준히 예배를 드리자 조금씩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장로교와는 조금 다른 예식도 조금씩 적응해 갔다. 여기서는 따로 쓰여진 기도문을 읊고 고백하는 시간이 있었다. 또 사도신경 같이 신앙에 대해서 다짐하는 글도 같이 읽었다. 한국에서의 예배보다 무언가 더 짜여진 틀에 맞추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 예배 중간중간 일어나 찬송을 하는 등 성도들이 가만히 엉덩이를 붙이고 있게 하지 않았다. 좀 더 참여적으로 예배했다. 덕분에 일요일에 교회에서 조금 쉬고 싶었던 나는 반강제로 열심히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성도 수가 10명이 채 안 되는 교회였지만 그 안에서도 사랑이 있었다. 예배 끝나고 모두가 의자에 둘러앉아 교제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 집사님은 머리가 거의 빠지고 이제 90을 바라본다고 하셨는데 다른 분들 섬기는 게 인상적이었다. 귀도 잘 안들리고 걷는 것도 힘들어하셨지만 교제가 끝나고 찻잔들을 설거지할 때는 항상 주방에 계셨다. 젊은 내가 한다고 해도 절대 가만히 계시지 않았다. 그분은 8살 무렵부터 하나님을 믿기로 하고 지금까지 사셨다고 한다. 신앙에 진심이 느껴져서 감동이었다.


2번째 교회는 런던에 있었던 교회였는데 아프리카계 분들이 많이 다니시는 것 같았다. 사실 하루 갔다 오고 다른 한인교회로 가게 되어서 많이 설명은 못할 것 같다. 달랐던 점은 예배를 드릴 때 엉덩이를 떼는 시간이 훨씬 더 많고 목사님이 설교하시는 때조차 열정적으로 사람들이 박수치고 환호하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그분들의 흥을 예배시간에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 흥에 따라가기 힘들었기 때문에 다른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 믿음의 방식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나갔던 교회는 브리스톨에서 3년 정도 다닌 침례교회였다. 여기도 역시 노인분들이 많았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브리스톨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도 있어서 젊은 사람도 꽤 있었다. 다 합해서 50명 정도 되었던 거 같다.


교회는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1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건물에 있었다. 들어가면 천장이 매우 높고 성경 그림들이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가 장식되어 있었다. 오르간을 연주하면 소리가 울려퍼져서 아름다웠다.

IMG_4800.JPEG Buckingham Chapel

처음 예배에 갔을 때 목사님이 집으로 초대를 했다.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가서 맛있게 밥을 먹었다. 여기는 교회가 크지 않아 성도분들끼리 초대하는 문화가 있었다. 나이가 어린 자녀들도 있었는데 그렇게 성도 한사람 한사람 챙긴다는 게 놀라웠다. 나는 여기서 식사 전에 차 한잔, 식사 후 차 한잔, 다마시고 리필하는 네버엔딩 차문화도 경험하게 된다.


교회에는 영국인들이 많았지만 나와 같은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도 많았다. 필리핀에서 온 분도 있었고 말레이시아에서 온 분도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분은 종종 나와 다른사람들을 집에 초대해서 같이 밥을 먹고는 했다. 감사했다.


교회 찬송들 중에는 한국 찬송과 같은 것도 많이 있었다. 어찌보면 당연했지만 신기했다. 존 웨슬리의 동생인 찰스 웨슬리가 지은 찬송들이 많이 보였다. 크리스마스 곡으로 유명한 '천사 찬송하기를' 또는 'Hark! The Herald Angels Sing' 도 이 분이 작곡하셨다. 현대 복음성가보다 이런 옛날 찬송 위주로 많이 했다.


교회에는 20명 정도의 루마니아에서 온 아이들도 있었다. 선교하시는 분이 그쪽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에서 차량으로 데려온다고 했다. 목사님이 아이들 설교할때는 나도 재밌게 들었다. 설교가 듣기 쉬워서였다. 어쨌는 나도 영어를 막 쓰기 시작한 아이였으니까.


여기서 3년 교회를 다니고 마지막 브리스톨에서의 1년은 한인교회에 나가게 된다. 영어를 배우는데 지장이 있을까봐 영국 교회에 다녔지만 여러가지 언어와 문화차이로 성도간의 더 깊은 교제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또 한국어를 너무 안쓰면 오히려 영어 실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나를 표현하는 법을 잊어버린다고 해야 하나.


한인 교회에서의 경험은 다음 글에 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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