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상태
요즘 읽는 책들이다. 한숨에 다 읽은 것도 여러 번 여전히 나눠 담고 있는 것도 있다. 이렇게 모아놓고 제목을 보니 마음의 상태가 보인다. 나는 왜 태어났고, 무엇을 위해 살며, 어디로 가고 있나. 무수히 많은 걱정과 분노 속에 우울함과 슬픔에 잠겨 실낱같은 기쁨을 찾아 마치 튼튼한 밧줄인양 붙잡고 위로 올라가려 애쓴다. 일상은 오른쪽을 보면 감사고, 왼쪽을 보면 구차함이다. 돈에, 환경에, 해야 할 일들에 좌우를 오가며 열심히 살아온 내 삶을 부정 당한 것 같은 기분에 분노하며 잠 못 이룬다. 과정이겠지. 나아지겠지. 잔인한 희망 고문을 이어간다.
어젯밤 이제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만만한 내 아이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아이들에게 화가 난 건 아니다. 니가 있던, 더 이상 니가 없는, 이 집에 살며 이 답답함을 어떻게 풀어갈까. 아이들에게 던진 그 폭력의 순간 내 삶은 지옥으로 변한다. 삶과 죽음이 늘 같이 있듯 평안과 분노도 감정의 양면이다. 실은 너희에게 화가 난게 아니야. 아빠가 미안해.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다. 생일임을 울리는 알람이 야속하다. 원망의 대상이 실은 알람은 아니다. 버겁지만 또 새로운 하루다. 니가 그토록 원하던 그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