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모들의 딜레마, 그리고 성적 하락의 추억(?)
저의 고교시절만 해도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쓰는 것이 그렇게 당연하게 여겨지지는 않았습니다. 저희 반이 서른일곱 명이었으니, 그중에서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친구는 채 열 명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등교하면 휴대전화 있는 친구를 미리 섭외하여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휴대전화를 빌리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렇게 빌린 휴대전화로 다른 학교 여학생들과 연락을 하고 문자를 주고받았습니다. 당연히 시간이 한정되어 있었기에 그 한두 시간 동안에는 수업은 뒷전이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 후, 첫 시험에서 전교 8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반에서는 1등은 아니었지만 중학교 때 성적이 나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며 고등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을 거라고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성적표를 볼모로 삼아 어머니께 휴대전화를 사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도 거절하기 어려우셨는지 기쁜 마음으로 휴대전화를 사주셨습니다.
초기에는 친구들과 사소한 연락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했지만 점점 그것에 매몰되어 가는 시간이 길어져갔습니다. 시간의 양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를 통해 교실 바깥세상에 몰두하는 정도도 깊어져 갔습니다. 그리고 1학년 1학기 첫 중간고사에서는 10등 권, 기말고사에서는 20등 권, 2학기 중간고사에서 40등 권, 그리고 결국 마지막 기말고사에서는 80등이라는 불편한 숫자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시험을 칠 때마다 등수가 거의 2배씩 수직하락 했던 것입니다.
그 후, 저는 스스로 멈추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부모님께 자진해서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디지털 기기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심이었습니다. 이러한 선택은 초기에는 힘들었지만, 결국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통해, 자녀에게 휴대전화를 사줘야 하는지 고민하시는 학부모님들이나 또는 학생들 스스로가 디지털 기기 사용의 균형을 찾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전하고 싶습니다.
첫째, 디지털 기기는 현대 사회에서 필수품이지만, 그것이 과도하게 사용되면 집중력이 흩어지고 학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둘째, 저의 경험처럼 스스로를 관리하고 디지털 기기 사용에 제한을 두는 것은 학업뿐만 아니라 삶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우리는 시간을 관리하고 자신의 삶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오늘 저의 이야기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나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문제를 던져줍니다. 결국, 자녀의 스마트폰 구입을 고려하는 학부모나 스마트폰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스스로의 상황을 신중하게 진단하고 디지털 기기를 어떻게 활용하고자 하는지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녀의 성장과 안녕에 가장 우선순위는 무엇인지에 대해 판단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스마트폰은 분명 유용한 도구이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스스로를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