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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형사 Feb 13. 2021

현실과 영화의 차이

22살 파출소 순경으로 시작하여 41살 강력형사의 이야기...


현실과 영화의 차이


"야!! 영장 가져왔어, 영장 없으면 그냥 돌아가세요"


강력팀에 들어오기 전에 많이 들었던 말이고, 이 말을 듣고 범인을 앞에 두고도 자존심을 구기면서 아무것도 못하고 철수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보통 영화는 관객들의 분노와 증오의 대상인 범인을 주인공인 형사가 사선을 넘나들며 끈질기게 쫒아 결국 신나게 두드려 패고, 반쯤 실신한 범인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면서 미소로 엔딩을 맞습니다.


뭐, 원래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영화 속 형사가 현실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강력팀에 들어와서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실제로 수사가 범인을 두들겨 패는 장면만 없지, 진짜 영화와 비슷하게 전개되는 것을 보고 속으로 많이 놀랐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초짜 형사 시절 영장도 만들 줄 모르는 저에게, 범인은 영장을 가져왔냐는 말 대신... "저 몇 년 살까요?"라며 자신의 형량을 묻는 질문을 가장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와 정말 다른 게 있다면, 범인을 잡으면 끝나는 영화와는 다르게 범인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게 되면...


현실의 형사는 범인을 정의의 심판대인 재판정에 온전히 세우위해, 범인이 선임한 변호사와의 치열한 법정 공방을 대비한 보강수사를 위해... 수갑을 채운 그 순간부터 '진짜 수사'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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