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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형사 Feb 28. 2021

영화사 PD님께서 경찰서를 방문해 주셨습니다.

22살 파출소 순경으로 시작하여 41살 강력형사의 이야기...


영화사 PD님께서 경찰서 방문해 주셨습니다.
(영화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과 경찰서 수습기자님)


영화사에서의 PD님의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PD님께서는 영화 제작의 시작부터 개봉, 그리고 개봉 이후의 모든 단계에서의 전체적인 계획과 예산을 짜는 일을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국내 쌍두마차 중 한 곳인 이 영화사와는 '용의자X'란 영화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영화도 장르를 불문하고 스크린 속 영상과 현실과의 차이를 최대한 줄여야 흥행에 다가갈 수 있다고 합니다.

시나리오 감수 작업은 형사가 나오는 영화의 경우에는 형사들이 평소에 대화를 할 때 쓰는 호칭이나 수사 용어... 예를 들어 용의자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시행할 때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한다"라고 하지 않고, 저희들은 "용의자를 거탐에 태운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리고 영화 속 배우님의 옷차림이나 수사하는 모습 등에 현실성을 반영하여 관객의 공감을 얻어내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얼마 전에 '용의자X'의 시나리오를 쓰신 작가님께서 거의 10년 만에 연락을 주셨습니다. 아직도 강력팀에 있냐고 물으시고는, 이번에 자신의 영화사에서 제작하는 영화도 '용의자X'와 마찬가지로 소설 원작의 범죄 추리물이고, 주인공 2명 중 한 명이 강력형사라면서 시나리오의 감수를 부탁하셨니다.


지금 작가님과 함께 한참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영화 개봉 전까지는 영화에 대해서 외부 언급을 자제해 달라고 하셨지만, 적절한 시기에 독자님들에게는 먼저 어떤 영화인지 살짝 알려드리겠습니다.



영화사 PD님과 함께






10년 전 감수한 은진 감독님께서 연출하시고 류승범, 이요원, 조진웅 배우님께서 연기,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일본 추리소설의 리메이크작, '용의자X' 영화가 막 개봉하였을 때, 한 언론사의 기자님께서 제게 인터뷰를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그 기자님은 당시에 기자 시험에 합격하여 저희 경찰서를 출입하는 수습생 기자님이셨는데, 당시 초짜 형사와 수습기자로 만나, 둘 다 일처리가 미흡하여... 어떤 날은 마치 형사과에 새로 발령받은 여형사인 듯이 저와 둘이 형사과 입구에 나란히 서서 데스크 반장님에게 야단을 맞은 적도 있었었고... 그 밖에도 초짜 형사와 수습기자로 경찰서에서의 6개월 동안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던 여기자님이셨습니다.

사실 저는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이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하였고 기대도 되었지만, 여러 선배님들은 개봉을 한 지 일주일도 채 안된 영화에 현직인 저의 인터뷰가 혹여나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면서 역풍을 맞을까 봐 걱정된다며 인터뷰에 반대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기자님에게 전화를 해서 "기자님, 저는 솔직히 하고는 싶은데요, 이런 이유로 인터뷰는 못할 거 같습니다ㅜㅜ"하고 거절을 했습니다.

기자님께서는 제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 자신이 해결을 해 보시겠다면서, "형사님이 걱정하시는 부분이 해소되시면 인터뷰를 해 주실 거죠?"라고 하였습니다.

기자님과의 전화 통화를 끊고, 바로 그 날 저녁에 서울지방경찰청 홍보과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홍보과에서는, ○○일보와의 인터뷰 요청을 왜 거절했냐고 하셔서, "이제 막 개봉한 영화라 상업적으로 이용될까 봐 그랬고요, 제 개인의 인터뷰가 조직에 누를 끼치면 안 될 거 같아서 거절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홍보과에서는 오히려 저에게 "아이고, 형사님께서 경찰을 좋게 홍보해 준다는 인터뷰를 거절하신다고 하셔서, 저희 홍보과에서 어떻게 해서든 형사님을 설득해서 인터뷰를 성사시키라고 지시가 내려왔어요, 인터뷰는 꼭~ 꼭~ 해주시고요, 내일 아침에 기자님 경찰서로 찾아가시라고 하겠습니다. 인터뷰는 해 주시는 것으로 알겠습니다."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https://youtu.be/a44nlLVZpzc

영화 <용의자X>예고편 / 출처 : 유튜브



제가 경찰 홍보와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SNS 활동을 시작한 지 이제 다섯 달 정도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용의자X'란 영화 속의 조진웅 배우님께서 연기하신 '민범 형사'의 캐릭터 모델이 저라는 점을 독자님들은 궁금해하시지도 않으시겠지만... 저는 아주 적극적으로 알려드리고 있고, 우여곡절 끝에 당시의 수습기자님께서 써주신 기사가 10년이 지난 지금 저에게는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http://naver.me/Gja1yD6Y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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