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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형사 Mar 12. 2021

후진하여 되돌아온 순찰차, 그리고 박순경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을 꿈꾸다...


후진하여 되돌아온 순찰차, 그리고 박순경


몇 년 전 중한 죄종의 강력 사건을 수사할 때에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관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용의자가 도주한 방향을 따라서 저희 경찰서에서 꽤나 멀리 떨어져 있는 모 경찰서 관내까지 용의자를 추적 중이었습니다.

 

땡볕이 내리쬐는 여름날이었는데 강력팀 5명을 2개 조로 나누어 어느 대로변에 있는 CCTV를 보다가 점심때가 되었습니다. 며칠 째 계속된 수사에 팀원들 모두가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는데, 마침 대로변에 삼계탕집이 하나 보였습니다. 힘을 좀 내자는 의미에서 점심을 삼계탕을 먹기로 하고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식당은 전면이 통 유리로 되어 있었고 꽤나 큰 식당이었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을 봐서는 그 동네의 맛집인 듯 보였습니다. 저희는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고 삼계탕 다섯 그릇을 시켜서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창문으로 보니 순찰차 한대가 식당 바로 에 잠시 정차를 했다가 마치 거북이처럼 느린 속도로 슬금~슬금~ 앞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별 신경을 쓰지 않고 다시 숟가락을 드는데 한 30m쯤 앞으로 간 순찰차가 다시 슬금~슬금~ 후진을 하여 식당 옆에 정차를 했습니다. 그리고 운전석에서 한 젊은 경찰관이 내려서 식당으로 들어오더니 저희 테이블 앞에 서는  큰소리로 "충성~!!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000기 박○○ 순경입니다!!"라고 경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도 큰 소리로 "충성~!!"하니까 식당 안에서 식사 중이던 사람들이 모두 저희 테이블을 쳐다봤고, 저는 그 순경의 얼굴을 쳐다봤습니다. 그때야 기억이 났습니다. 1년 전에 저희 경찰서에 현장실습을 나와 저에게 교육을 받았던 박순경이었습니다.


저는 박순경에게 대단하다고... 순찰차를 타고 순찰을 돌면서, 어떻게 용케도 식당 안에서 밥을 먹고 있는 나를 유리창 너머로 알아봤냐면서, 정말 매의 눈으로 순찰을 돌고 있다고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손순경님과 함께



제가 경찰서로 현장실습을 나오는 중앙경찰학교 교육생들을 교육시키게 된 것은 10여 년 전부터입니다.


그 전에는 지금처럼 단체로 교육을 하지 않았고, 실습 기간 중에 저희 강력팀에 실습을 나온 교육생 몇 명만을 대상으로 일 대 일로 하루 정도 교육을 해오다가, 재작년에 '전문수사관'이란 자격을 취득하면서부터 경무과로부터 정식으로 시간을 할애받아 전체 교육을 해주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파출소에서 한창 현장실습 교육을 받고 있는 신임순경 303기인 손순경님과 조순경님이 저희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중앙경찰학교 303기 신임경찰관들과는 저희 도봉경찰서에 실습을 나온 첫날 만날 수 있었고, 교육생들 중에서도 두 후배님들은 유독 정의로운 눈빛을 빛내시면서 나중에 꼭 형사를 해보고 싶다며 포부를 밝히셨습니다.



조순경님과 함께



지금 하얀 스케치와 같은 후배님들이 앞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훌륭한 경찰관으로 성장하시는 모습을 기대하며, 신임경찰관 303기 후배님들과 이 시대의 모든 청년 경찰관님들 모두에게 응원을 보내드립니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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