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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형사 Jan 17. 2022

'강력반 관종, 그가 오늘도 SNS에 글을 쓰는 이유'



'강력반 관종, 그가 오늘도 SNS에 글을 쓰는 이유'



저는 브런치, 인스타그램 등에서 개인 SNS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 이름과 소속을 밝히고요.


그리고 우리 경찰도 경찰청 공식 계정으로 SNS를 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공식 SNS계정과 개인 계정의 차이점은,


'공식 계정'은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를 할 때 정제된 문구 이상을 쓰지 못합니다. SNS지만 국가기관의 이름으로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그렇고, 공식 계정에서 올리는 게시물은 누가 보더라도 문제의 소지가 있으면 안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게시글에는 정제된 문구 이상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게 단점이지만, 공신력이 있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제가 하고 있는 '개인 SNS'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는 없지만, 공식 계정 보다는 조금 더 자세한 범죄 수법과 관련 자료를 게시할 수 있고, 조금더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SNS를 처음 시작했을 때, 그 SNS 업체에 광고료를 내면, 게시물을 강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시켜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SNS 광고지요. 3만원, 5만원, 10만원을 지불하고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글을 광고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글이라 생각하고, 제 돈을 들여 광고를 하였지만, 제 글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글을 쓰는 제게 아무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SNS에서는 아무리 좋은 글, 멋진 사진이라도 글을 올리는 그 사람에게 관심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글을 올리던, 멋진 사진을 올리던, 전혀 관심이 없다는 SNS의 생리를 나중에야 알게되었고,


그래서, 사실 여러 부작용이 있을 줄 알고 있었고 얼굴을 공개하고 외부활동을 하면 안된다는 '형사들의 룰'을 어기고 저를 공개하고, 제 형사 이야기와 제 사진, 저희 수사팀 형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형님들 사진을 찍어 범죄 예방 홍보글 사이에 함께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형님들은 마스크는 다들 쓰고 있었지만,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한 사진이라는 말에, 초상권은 뒤로 미뤄두고 모두 흥쾌히 사진을 찍어 주셨습니다.)


모 기자님이 저와 인터뷰를 하시고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 기사를 쓰시면서, 기사 제목을 '강력반 관종, 그가 오늘도 SNS에 글을 쓰는 이유'라고 정했다고, 미리 알려 주셨는데,


그 기사 제목을 들은 제 파트너가 화를 내면서 '그 기자 나쁜놈이네, 형님, 관종은 대중의 관심을 끌려는 관심 종자라는 부정적인 말이니까, 기사 제목을 떠나서 인터뷰는 없던 것으로 하세요'라고도 하였지만,


저는 파트너에게 그 기사 제목으로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 기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이 된다면야, 기사 제목이 관종이든 뭐든 무슨 상관이냐고, 형은 아무 상관 없다고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지금 경찰청에서는 전화금융사기 예방과 척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일선서 강력팀은 '대면형 보이스피싱' 범죄와 전쟁 중입니다.


제 가족이 저 때문에 범죄자들에게 보복을 당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구속하여 교도소에 보낸 강력사범들 중에는 이미 출소한 자들도 있고, 지금도 수감 생활 중인 자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제가 SNS에 올린 보이스피싱 예방 글들을 지금도 보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범죄자의 보복이 두려웠다면, 저를 공개하고 SNS 활동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을 꿈꾸다^^

#국민 #경찰 #보이스피싱 #범죄예방

#강력팀 #형사 #소통 #코로나물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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