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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형사 Jan 06. 2024

제34화 제가 만난 검사들

[대한민국 강력형사 1프로, 형사수첩]


제34화 제가 만난 검사들

"영감님" 영화 '부당거래'에서 서울청 광수대의 에이스 최철기 형사(황정민)는 주양 검사(류승범)를 영감님이라고 부릅니다. 과거 형사들뿐 아니라 소위 힘 있고 백 있는 부류의 사람들은 검사를 그렇게 불렀습니다.

저는 조금은 다른 얘기를 하려 합니다. 수사부서에 들어오기 전에는 검사님을 만난 적이 없었습니다. 파출소에서도 사건 수사를 하지만, 담당 형사나 수사관이 아니니 사건으로 검사님을 만날 일이 없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겁니다. 강력팀에 들어가니 자연히 검사님들을 자주 만나게 되었습니다.

영장전담과 강력전담 검사님들을 자주 만나게 되었는데... 제가 검사님을 만나기 위해 주로 찾아갔습니다. 영화의 단골 소재이기도 한 두 기관을 어느 영화에서는 '오묘한(?) 사이'라고 표현하기도 했고, 검사와 형사를 때론 우스꽝스럽게, 때론 증오의 대상으로 풍자하는 장면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가 검사님을 찾아가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범인을 추적하는데 필요한 영장을 발부받기 위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강력사건의 수사회의 때문입니다. 밖에서 보면 검찰과 경찰의 수사는 같은 듯 보이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같은 목적을 가진 전혀 다른 종류의 수사입니다. 경찰의 수사는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데 반하여, 검찰의 수사는 범인을 잡고 경찰의 수사가 완료된 이후부터 시작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저 역시도 검사님들을 직접 만나기 전에는 보통의 경찰이 가지는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지만,실제로 만나본 검사님들은 제가 가슴에 품고 있는 정의와 똑같은 정의를 품고 계셨고 저와 같은 눈으로 사건을 바라보셨습니다.

'고기도 많이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라고 했듯이, 검사님들은 경찰의 현장수사 능력을 최고로 평가해 주십니다. 경찰의 1차 수사 이후 변호사들과 법정에서의 치열한 공방을 대비한, 공소유지를 위한 2차 보강수사는 검사님들이 잘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책상에 앉아 일하니 편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본 검사님들의 업무강도는 강력팀의 살인적인 업무강도에도 견줄만하다 생각합니다.

몇 년 전 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담당 형사와 담당 검사로 만났던 모 지검의 검사님은, 두 기관이나 서로의 신분을 떠나... 다른 듯 같은 길을 가고 있는 한 남자로서 충분히 존경할만하였고 배울점이 많으신 훌륭하신 분이셨습니다.

그 검사님도 경찰 수사가 끝난 후에도 정의 실현과 유죄판결이란 같은 목적을 위해, 마치 한 팀인 것처럼 끝까지 함께 뛰어준 저를 보시면서 같은 생각을 하시지 않았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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