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안 는다
나이 들수록 몸은 점점 골골하는데
왜 주량은 날로 늘어나는 걸까?
이럴 리가 없는데 싶어 생각해보니
원래 21도, 24도 하던 소주가
17도 정도로 내려갔구나
시간이 지나면 더 잘하겠지 했던 일들이
사실은 대부분 이런 게 아닐까
'어른이 되면 인간관계도
어른스럽고 능숙해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관계만을 남겨두게 되는 것 같다.
일도 체계적으로 하고
시간관리도 잘하겠지 했는데,
예전엔 즐거움 하나 보고 했던
일들을 줄여가면서 시간을 비워내고
일을 근근이 해내고 있다.
어렴풋이 그려보던 '어른이 된 나'는
언제쯤 되어볼 수 있을까
어쩌면 올 추석에 보니
또 주름이 늘어난 부모님도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하던 것을
조금씩 내려놓아 온,
아직 어설픈 꼬맹이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