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젊은놈들

하고싶은 일을 하라구요?

by 디템포

하고싶은 일을 찾아서 하라는 말이
이렇게 폭력적으로 들리는 때가 있었나 싶다.

우린 하고싶은 일을 찾지 못한 것이 아니라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찾지 못한 것 뿐인데.




'요새 젊은놈들' 이라는 무료공개곡을 발표한 적이 있다. '요새 젊은놈들은 버릇이 없다.'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로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쓰였다고들 하고, 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각이 달라지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다만 '요새 젊은놈들'을 향한 시각이 이렇게 폭력적이었던 때가 또 있었나 싶다. 좁은 시야각 탓에 별 도움도 되지 않는 충고를 하거나, "그렇다면 안정적인 공무원이 어떠니?" 정도의 제안. 위를 향해 힘차게 뛰었던 세대와 떨어지지 않기 위해 뭐라도 붙잡고 발버둥쳐야 하는 세대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하고싶은 일을 어떻게 찾고,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디에서도 알려주지 않았다. 오히려 하고싶은 일이 있어도 조금만 더 참으라고, 그렇게 수능을 보고, 군대를 다녀오고 취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주어진 선택지는 있었으나 선택지 밖의 것을 탐색해볼 수 있는 기회는 드물었고 선택지 밖을 꿈꾸는것만으로 이단아 취급을 받기 쉬웠다.


얼마전부터 '수저론'이라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금수저는 어떻고 흙수저는 어떻고.. 그러나 과거에 비해 이 수저라는 놈이 중요해진 것은 이 사회가 가진 밥그릇의 크기가 작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 때문에 어느정도 기반이 있는 집이 아니라면 당장 밥그릇을 쟁취하기 위한 현장에 내몰려질 뿐,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알아볼 기회는 얻을 수 없다.


한편으로 이 수저론은 자력으로 뭘 쟁취하기 어렵기에 부모세대에 쌓아놓은 것을 기반으로 시작해야 하는, 때문에 일정부분 부모에게 의지하거나 종속적일 수밖에 없는 이 세대를 잘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취업을 해도, 집을 나와도, 결혼을 해도, 독립을 해도 진정으로 독립적이지 않다.


독립적이지 못한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 '하고싶은 일이 뭐니?'라는 의견을 묻는 것. 왠지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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