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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는 만큼 더 잘 만들어지는 골프

by 일야 OneGolf

골프 실력은 단순한 비거리나 정확성으로만 측정되지 않는다.
때로는 정석대로 치지 않는 한 타가, 전혀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그리고 그 순간 골프는 기술이 아닌, 예술이 된다.

골프 실력의 크기는 상상력의 크기라 할 수 있다.
짧은 러닝 어프로치 대신, 높은 로브샷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 낮고 빠른 드로우를 그리며 숲 사이를 통과시키는 과감한 시도. 이 모든 선택은 단순한 ‘기술적 자신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그려본 그림에서 출발한다.
상상하지 못한 샷은, 시도할 수 조차 없다.

상상력은 창의력과 닮아 있어 창의력의 씨앗이다.
볼이 놓인 지점, 바람의 방향, 페어웨이의 경사, 러프의 질감.
이 모든 요소를 고려해 볼 때, ‘어떤 구질로, 어떤 탄도로, 어디에 떨어뜨려 얼마나 굴릴 것인가’를 머릿속에 먼저 그릴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창의적인 플레이어다.

그것은 ‘연습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상상하는 습관, 그 자체를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종종 눈을 감고 샷을 준비하는 이유도, 단순히 루틴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은 스윙의 크기, 속도, 방향이 볼을 어떻게 띄우고, 얼마나 굴리는지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캔버스를 앞에 둔 화가가 붓을 들기 전에 전체 구도를 그리는 것처럼.

이런 상상력은 결국 ‘경험’에서 비롯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열린 사고’이다.
정석과 패턴 속에 안주하는 사람은 항상 똑같은 샷을 반복하고, 그러다 보면 예외 상황에 약해진다.
반면, 상상하는 사람은 틀 밖에서 해답을 찾는다. 그리고 그것이 골프의 본질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골프는 창의적인 게임이다.
우리는 코스를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코스와 대화하며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은 항상 눈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상 속에 먼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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