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알지도 알려고도 안하는 것 같다.
겨울이면 우리는 익숙한 장면을 목격한다.
도로에 뿌려지는 하얀 가루.
염화칼슘.
눈을 녹이기 위해 뿌리는 그 가루가
정확히 얼마나,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뿌려지고 있는지
우리는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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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면 뿌리는 게 당연하잖아?”
정말 그럴까?
서울시만 해도,
2020년 한 해 동안 13,000톤 이상의 염화칼슘이 도로에 뿌려졌다고 한다.
경기도는 매년 20,000톤 이상,
전국적으로는 한 해 10만 톤이 넘는 양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 추정치도 불확실하여 공식 자료로 확인되지 않고, 일부 언론 기사에 따르면 2021~23년에는 전국적으로 연간 15만 톤을 넘게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매년 그 사용량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 수치는 ‘눈이 내린 날’만의 사용량이 아니라는 것이다.
눈이 올지도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선제적으로 뿌려지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그 후 도로 위에 남은 것들은 거둬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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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녹였을 뿐인데, 나무는 왜 죽었을까?”
요즘 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가로수 아래쪽이 누렇게 변색되거나 말라죽어가는 모습을 본 적 있을 것이다.
그건 단순한 계절 현상이 아니다.
염화칼슘은 눈과 함께 토양 속으로 스며들거나 도로 주변에 비산 한다.
나무뿌리에서 수분과 영양분을 빼앗고, 비산 한 가루는 잎에 침착하면서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고사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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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깨끗해졌지만, 공기는 탁해졌다”
눈이 그친 후, 도로 위에
하얗게 번져 있는 얼룩들을 본 적 있는가?
마치 흰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희뿌연 자국들이 도로를 덮고 있다.
그건 바로 염화칼슘이 녹은 흔적이다.
그리고 그 위를 차량들이 지나가며
그 가루는 공기 중으로 날아오른다.
눈에 보이지 않게, 그러나 계속해서.
비산먼지처럼 우리의 호흡기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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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는 괜찮은데, 나머지는?”
자동차는 미끄러지지 않을지 몰라도
차체는 빠르게 녹슬고,
가로수는 서서히 죽어간다.
강으로 흘러들어 간 염화칼슘은
하천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반려동물은 염화칼슘에 접촉해
발바닥 화상과 염분 중독을 입을 수도 있다.
이 모든 일이,
‘길에 있는 눈을 녹이기 위해’ 일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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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무도 이 양을 계산하지 않았을까?”
10만 톤?
한 해 겨울철마다 이 정도로 추정되는, 어쩌면 그 보다 훨씬 더많은 화학물질이 도로 위에 뿌려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눈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 어딘가에 남아있다.
이제부터 묻자.
왜 이렇게 많이 쓰게 되었는지.
정말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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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염화칼슘을 ‘유일한 선택’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다른 나라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겨울을 견디고 있다.
< 일본 > 사람 중심의 ‘제설 공존’ 모델
- 인도 중심 제설: 보행자 안전 우선
- 눈 녹이는 물 도로(용수로드) 활용
- 마을 단위 공동 제설 참여
- 염화칼슘 사용은 최소화
핵심은 빠르게 녹이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겨울을 관리하는 문화에 있다.
< 독일 > 제설보다 예방과 책임의식
- 모래나 자갈 살포로 미끄러움 방지
- 각 가정/상점 앞 인도는 자율 제설 의무
- 공공기관은 염화칼슘 사용 제한
독일의 눈길에는 화학제보다 공동체의 자취가 남는다.
< 캐나다 > 눈과 싸우지 않는다
- 강설량이 많음에도, 전면 염화칼슘 사용은 회피
- 기계 제설 → 모래 살포 중심
- 극한 상황 제외 시, 시민들도 눈길을 전제로 행동
“눈길은 원래 미끄럽다”는 인식이
기본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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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알고 있는 것 같다.
눈을 녹이는 일에서 쉽고 빠른 방법을 선택했을 때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그래서 눈을 밀고, 쓸고, 때로는 그저 그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것이 환경과 사람 모두를 지키는 방법임을 경험으로 증명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