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스포츠에서든 킥포인트를 응시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야구에서는 투수가 공을 던질 때 자신의 손목이나 팔을 보는 것이 아니라 포수의 미트를 응시하고,
당구에서는 큐 끝이 아닌 타구의 정확한 타점을 바라봅니다.
축구의 프리킥 상황에서도 시선은 골대가 아니라 볼의 접촉 지점, 킥포인트에 머무릅니다.
이처럼 시선이 향하는 곳이 몸의 동작을 이끈다는 사실은 모든 스포츠에 적용되는 공통된 원칙입니다.
그리고 골프는 그중에서도 특히 눈과 손의 협응이 미세하고 정교하게 작동해야 하는 종목입니다.
우리는 눈이 향한 곳에 손이 반응한다는 사실을 종종 잊고 맙니다.
그래서 골프에서는 ‘볼을 끝까지 보라’고 말하죠.
정확히는, 클럽헤드가 볼을 임팩트한 후,
볼이 있던 자리가 눈에 들어올 때까지 시선을 고정하라는 것입니다.
이 짧은 동작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많은 골퍼들이 임팩트 직전에 이미 시선을 타깃 방향으로 돌리고 맙니다.
그 찰나의 움직임, 불과 1/100에서 1/1000초의 시간차가 샷의 결과를 뒤바꿔버립니다.
방향이 틀어지고, 미스샷이 나고, 페이스가 열리거나 닫히는 등의 문제로 이어지죠.
결국 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임팩트 그 자체가 아니라, 임팩트를 통과하는 ‘순간 이후’까지도 견디는 것입니다.
즉, 시선을 고정하는 연습은 단지 시각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참을성과 집중력을 함께 훈련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볼을 끝까지 보세요.
그 자리에 시선을 두고, 그 이후에 몸이 따라가게 하세요.
그 작은 인내심 하나가, 골프샷 전체의 품질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열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