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다른 스포츠 종목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꾸준한 연습을 요구하는 종목이다.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하나도 안 되는 경험을 누구나 하게 된다.
분명히 무언가 아는 것 같은데 다시 해보면 또 안 된다.
분명 어제 잘 됐는데 오늘은 안 된다.
피칭웨지는 잘했는데 7번 아이언을 잡으면 또 안 맞는다.
이런 경험은 골프를 익혀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익숙하지 않은 스윙 동작이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 반복된다.
골프 기술을 익히는 데 잘 안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떠올리는 한 사람이 있다. 그는 7년 전 나에게 교습을 받은 공중보건수의사 선생님이었는데,
처음 상담할 때부터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다.
그는 자신이 늘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익힌다고 했다.
공부도 남들이 금세 이해하는 것도 자신은 몇 번을 다시 해야만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마 골프도 남들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자신은 원래 운동신경이 없는데다가, 20년 넘게 골프 친 자신의 아버지도 알려주려다 포기했다고 한다.
아마도 자기를 가르치다 보면 엄청 힘들고 화나고 지칠 거라면서, 그래도 가르쳐주신다면 자신은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근무기간이 얼마 안 남아 곧 이 지역을 떠나야 하지만 그때까지 기초라도 알려주시면 좋겠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가만히 이야기를 다 듣고 이런 말씀을 드렸다.
교습받는 사람이 노력하는 한, 제가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알려드리는 내용을 습득하지 못해 반복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되어서 교습자가 아무리 힘들어도 정작 배우는 그 본인보다는 낫다는 것.
그러니 천천히 하나씩 익혀 나아가자고.
꽤 오래된 일이지만 지금도 늘 되새기는 이야기다.
한 번에 안 되면 다시 하고,
다시 해도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면 된다.
또,
남들이 한 번 해서 되면 나는 열 번 하면 되고,
남들이 열 번 해서 되면 나는 백 번 하면 된다.
이미 자신을 알고 있던 그 교습생을 만나고,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웠다.
그가 알려준 것은 아직 안 되는 게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곧 될 거라는 믿음을 잃지 않는 태도’였다.
그 후로 나는 더 진지하게 기다릴 수 있었고,
잘 될 때까지 묵묵히 함께할 수 있었고,
안 되더라도 차분히 반복하게 할 수 있었다.
그는 정말로 곧 되었다.
아직 안 되었을 뿐 곧 된다는 사실은 현실에 분명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