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비상은 굴림이다.
바람에 저항하지 않는다.
그 흐름에 스스로를 맡긴다.
구름으로써 속도를 얻고
회전으로써 힘을 모아
사구를 박차고 튕기듯 비상한다.
모래에게 날개는 필요 없다.
날개란 관념이며 구태다.
스스로를 굴려
스스로를 깨우며
스스로를 날린다.
날개 없이 볼품없는
모나고 둥근 자신을 탓하지 않는다.
형태가 곧 힘이라서
굴러야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안다.
뒹굴어 가속하고
부딪혀 튀어 오르고
부서져 가벼워지면서
그 힘으로 비로소 치솟는다.
이것이 모래의 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