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일 없어?

참새들도 더운지 목을 축이고 있네.

by 일야 OneGolf

오늘을 마무리할 땐 늘 내일은 하루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정리해 본다. 그렇게 정리된 여름 한가운데의 주말인 오늘은 대충 이랬다.

1. 조금은 늦은 시작(이건 늦잠을 자겠다는 의지다.)

2. 세탁소에 세탁물 맡기기(모아놓은 세탁소 옷걸이도 꼭 다시 가져다 드리기)

3. 떡집에서 꿀설기 사 오기

4. 시장 다녀오기(5일장과 토요일이 겹쳐서 사람 많겠다)

5. 스튜디오 활짝 열어서 여름햇살에 일광욕시키기

6. 소소한 잡초제거를 할까....(더운데... 이건 봐서)

7. 5일장에서 찹쌀도넛 산거랑 커피 마시기

8. 차 발판 시트 빨기

9. 천자문 소학 붓글씨 시간 꼭 갖기

10. 놀기(진짜 내가 놀 수 있을까... 이거 맨날 어려워..ㅠㅠ)

계획표를 쓴 건 아니라도 대충 머릿속에선 이렇게 정리가 됐다.

뭐 대충 이랬다.


아침.., 아니, 신새벽(6시 조금 넘었다)

틱틱... (문자 알람소리)

이장님께선 새벽부터 삶은 옥수수 한봉다리 문에 걸어놓으시고 쿨하게 떠나셨다. 잘 거 같아서 놓고 간다는 문자와 함께...

1번은 틀렸다.

이장님께 문자로 감사인사를 드리고, 여느 때와 같이 이른 하루를 시작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이르다 보니 할 게 없다.

마당 풀이나 뽑자.

그늘을 따라 조경석 사이를 정리하다 보니 벌써 해가 중천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뜨겁다.

이럴 땐 찬물샤워가 제격이다. 어려선 할머니께서 등목 해주셨는데... 별생각이 다나네...


세탁소와 떡집을 휘리릭 돌아서 5일장에 나서니 생각보다 사람이 없다. 너무 더워서 장꾼들만 그득하고 객들은 드물다. 난 장구경이 좋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 이것저것 난전에 펼쳐놓은 삐뚤빼뚤한 물건들에 눈이 간다.

그 옛날 어머니도 시골서 장거리를 해서 5일장에 나서시며 '돈 사러 간다'라고 하시던 그 풍경이 여기에 오면 그대로 보인다.

장에서 이것저것 들다 보니 까망봉다리가 한 짐이다.ㅎㅎ 집에 가면 또 한소리 듣겠구나~~

그래도 이 찹쌀도넛이 입막음 잘해줄 거야!!!

그리고 홍천 특산물인 옥수수를 넣은 쌀옥수수빵도 이 시기에만 먹을 수 있다. 단골인 시장빵집 사장님과 사모님, 그리고 나보다 손위인 그 집 아버님과도 반갑게 손을 흔든다.

차량 발판시트도 빨아서 널고, 스튜디오 폴딩을 활짝 열어 뜨거운 여를 열기를 들이니 내부가 따뜻해진다.


이제부턴 놀자. 격하게 아무것도 하지 말고 놀자.

나 놀 수 있겠지?

할.수.있.다.


아! 저녁에 붓글씨 할까 ㅎㅎㅎㅎㅎ

이렇게 또 지구에서의 특별하게 평범한 하루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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