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도 결국 자신을 바라보는 일임을 알자

by 일야 OneGolf

가장 위험한 순간은 골프를 이해했다고 믿는 바로 그때다.
이해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부터 생각은 곧바로 몸을 앞질러 간다. 아직 몸은 준비되지 않았는데도 머리는 이미 결과에 도달해 있고 몸은 그 결과를 흉내 내듯 따라 하려 한다. 그 틈에서 스윙은 어긋난다. 이해는 되었으나 몸으로 체득되지 않은 지식이 신경과 근육을 서두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골프에서의 ‘이해’는 늘 착각과 나란히 걷는다. 어떤 이론을 듣고 어떤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한 단계 위에 올려놓는다. 그러나 그 순간부터 몸은 낯선 동작을 수행하려 애쓰고 그 애씀은 자연스러움을 잃게 만든다. 스윙은 더 의식적이 되고 리듬은 끊기며 결과는 일관성을 잃는다. 이해했다는 생각이 오히려 몸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역설적인 장면이다.


그래서 골프를 이해하기 전에 먼저 직면해야 할 대상은 스윙도 이론도 아니다.

바로 자신이다.

지금의 몸이 적응된 상태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아직 하지 못하는지 어떤 움직임에는 익숙하고 어떤 움직임에는 저항이 있는지에 대한 그 경계를 모른 채 쌓은 이해는 결국 허공에 떠 있는 공허에 불과하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골프 이해는 늘 자신보다 앞서간다.

생각은 미래로 달려가 있지만 몸은 현재에 머물러 있다. 그 간극이 커질수록 스윙은 복잡해지고 골프는 어려워진다.

반대로 자신을 먼저 이해하는 순간에서야 비로소 이해는 속도를 늦춘다.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만 머무르고 그만큼만 움직인다.


골프는 이해의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적응에 가깝다. 너무 빨리 이해했다고 믿지 않는 태도 아직 모른다고 인정하는 여유 그리고 그 여유 안에서 자신의 몸을 천천히 살펴보는 시간들...

그 과정 속에서 골프는 조금씩 정리되고 스윙은 덜 설명되고 더 자연스러워진다.


결국 골프를 이해한다는 말은 스윙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을 조금 더 알게 되었다는 의미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이해는 목적이 아니라 결과로 남아야 하고, 그 결과는 언제나 몸의 속도를 따라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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