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타오름 이후의 질서 ✦ 2025

by 들썩작가

2025년.
나의 최고의 수확은
‘경계’를 삶에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의 나는 흥미가 돋는 순간
그게 일이든, 취미든, 작은 관심사든
어떤 경계도 두지 않았다.

하나에 빠지면 그대로 1순위가 되었고,
그 외의 것들은 모두 뒷전으로 밀려났다.
물불 가리지 않는 몰입,
그것이 나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몰입만큼의 성취를 늘 얻어왔다.

그러던 어느 순간, 문득 의문이 들었다.

“나는 정말 그 일이 그렇게 재밌었을까?”
“아니면 ‘해볼 만하겠다’는 감각에 몰입하는
그 순간의 나 자신에게 안정감을 느낀 걸까?”

만약 조금만 더 우선순위를 정하고,
경계를 세우고,
한 발 물러선 상태에서 불을 붙였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후회는 없다.
그땐 그 몰입이 필요했으니까.
그때의 나는, 그렇게 살아야 했다.


이제는 달라졌다.
남은 시간들에는
내가 가진 것들에게 ‘자리’라는 것을 부여하고 싶다.

경계를 세우고,
서열을 만들고,
모두를 1순위로 놓지 않는 삶.

어떤 녀석이 내 인생의 대빵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건 있다.
모두가 주연이 될 수는 없다는 것.

취미는
내 삶의 활력을 채우는 귀여운 조연일 뿐,
주연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

그렇다고 존재 이유가 약한 것은 아니다.
그저 올라갈 수 있는 자리와 역할이 정해져 있을 뿐.


몰입으로 살아온 시대를 지나,
나는 지금 경계 위에서 나를 세우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그리고 이것이 2025년,
내가 손에 쥔 가장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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